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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6호


  • 2025-03-14
  • 1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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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32교대로 야야 할 때, 밤에 일한 다음 낮에 잠을 잘 자기 힘들다. 신체리듬에 안 맞고, 소음이나 햇빛을 완전히 차단하기도 어렵다. 낮에 잘 못 잤는데 밤에 또 일하려면 너무 피곤하다.

그런데 낮에 잠을 잘 수 있어도 문제다. 두 번째 야근의 휴게시간에 잠을 잘 못 잔다. 쉬기는 해야 하니까 누워는 있지만 잠은 잘 안 온다. 이렇게 몸이 야야에 잘 적응 안 된다.

노동자가 기계라면 일할 땐 켜고, 일 끝나면 꺼서 잠들게 하면 된다. 노동자는 이런 기계가 아니다. 사람을 고용해 놓고 기계처럼 쓰려 하지 마라. 인력 충원을 통한 42교대가 시급하다.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

고양차량 일부 부서에선 42교대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신체리듬에 안 맞던 이틀 연속 야야를 안 하는 건 좋다. 하지만 인력 충원 없이 전환한 거라 매번 인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어느 부서는 정원이 17명인데 실제 인원은 15명뿐이다. 그래서 항상 비번자나 휴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워야 한다. 그러나 대체인력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애초에 인원 충원 없이 시작한 42교대라 17명 정원 자체가 부족한 인원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인력 충원 없이 시범운영만 확대하려 한다. 42교대로 전환해도 인력 부족이 여전히 가장 큰 문제다!

 

백신 맞으면 푹 쉬어야지

코레일 사측은 접종 당일 접종에 필요한 시간만큼 공가’, 접종 다음날 이상반응 발생 직원에게 1일의 병가부여라는 공문을 일방적으로 보냈다.

그리고 632분기 중앙노사협의회에서 노조가 접종일과 다음날까지 공가를 요구하자, 사측은 비번과 휴일에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7월 전까지 논의하자고 했단다. 백신휴가에 따른 추가 소요 인건비를 아끼려는 꼼수다.

사측은 접종 당일에도 일하라고 한다. 공가와 달리 병가는 평균임금 산정 시 문제가 발생한다. 백신 맞으면 푹 쉬라는 상식이 코레일의 이윤논리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13

63일 서울대 김병조 교수가 발표한 글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6년 말 SR 출범으로 2017년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는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에서 계속 발생하므로 현 상태를 방치하면벽지 노선 등 일반철도가 타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뿐일까? ‘현 상태를 방치하면’ 1,000명 인원감축 칼을 빼든 서울교통공사처럼 코레일 사측도 적자 핑계 대며 대대적으로 공격해 오지 않을까? 철도 통합은 매년 559억의 낭비를 막고, 벽지노선을 지키며, 노동자 생존권도 지키는 13조의 효과가 있다.

 

임금 깎아 먹는 직무급제

코레일 사측이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직무급제를 연구용역 맡긴 지 3개월이 지났다. 조만간 경영평가 2점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직무급제를 도입하자고 할 것이다.

그런데 직무급제를 도입하면 임금은 어떻게 되는가? 직무급제가 도입된 광주형 일자리같은 경우,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협상 과정에서 초임 연봉으로 최저임금 수준(2100만 원)을 제시했다. 직무급제가 도입된 새만금개발공사와 한국석유관리원 모두 성과 평가를 강화하고 임금상한선을 적용했다. 직무급제는 임금 평등이 아니라 임금 삭감을 노린다. 겨우 경영평가 2점 때문에 임금을 삭감당할 순 없다.

 

찜통이 오고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검수고 안은 차량 열기 때문에 외부보다 더 덥다. 지금도 꽤 덥지만 장마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 검수고 안은 너무 습하고 뜨거워 찜통이 된다. 찜통 속에서 청소 한 번 하면 온몸에 땀이 쭉 난다.

청소노동자들이 각자 준비하는 얼음물과 미니 선풍기만으론 찜통을 견디기에 역부족이다. 그런데 테크 사측은 무더위를 앞두고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올해도 노동자들에게 무더위 대책을 모두 떠넘긴 채 팔짱만 끼고 있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