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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3호


  • 2025-03-14
  • 1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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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근에서 42교대로 가겠다. 인력만 충원된다면!

고양차량에서 42교대를 시행하면, 일근에서 42교대로 전환하려는 노동자들도 있다. “42교대는 주간 시간 활용하기 좋다”, “5일 출근하기 너무 힘들다. 인력만 충원된다면 주야비휴가 훨씬 낫다.”

물론 일근과 비교하면 42교대에도 단점은 있다. “밤에 일하는 게 불편하고, “일근과 달리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없고 주말을 활용할 수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일근노동자까지 인력충원을 통한 42교대를 선호할 정도로 (노동강도 강화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려는 열망은 많은 노동자에게 있다.

그런데 코레일 경영진이나 국토부 관료들은 인력충원을 한사코 거부하며 노동자의 열망을 묵살하고 또 묵살한다.

 

정원도 부족하지만, 정원조차 안 채운다

고양차량 내 여러 부서 노동자가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정원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원조차 안 채우는 경우도 있다.

정년퇴직자 숫자만큼 신규인력을 반드시 충원해야 한다. 그런데 정원만큼 심지어는 정원보다 좀 더 많이 신규 채용해도, 다른 곳에도 합격해 공기업 꼴찌 연봉인 코레일에는 안 들어오는 신입사원도 꽤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작년보다 적은 인원으로 더 힘들게 일하고 있다.

현장에선 인력충원이 절실하다. 코레일에 들어오려는 젊은이도 많다. 그런데 왜 나간 만큼 바로바로 안 채워주는가? 1월 초부터 인원부족으로 힘들었는데, 왜 상반기 내내 노동자에게 고통을 주려고 하는가? 예비합격 제도나 수시채용 제도 등을 통해 정원이나마 바로바로 충원해 주는 게 그토록 어려운가?

 

직무급제 도입 시 직종간 임금격차는?

지금도 코레일에선 직종간 임금격차가 커서 불만이 많다. 그런데 만약 정부와 코레일 사측이 원하는 대로 직무급제가 도입되면 어떤 일까지 벌어질 수 있을까?

항공산업을 보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조종사 월급은 억대 연봉으로 매우 높은 반면, 정비사나 승무원 등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낮다. 조종사 노조가 따로 있다. 직무에 따라 월급 차이가 크니 하나의 노조로 단결하기 어렵다. 단결력이 약하니, 지금처럼 코로나19를 핑계로 항공산업 자본이 임금복지를 삭감하고 해고를 자행해도 각개격파당하기 쉽다.

철도가 항공처럼 금세 바뀌진 않을 것이다. 사측은 야금야금 공격할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지금부터 경계해야 한다.

 

KTX 때 뺀다고 노동자의 몸이 망가져도 되나?

KTX가 때 빼고 광내는 곳이 고양차량 기지다. 중정비동 세척장에선 KTX의 때를 빼려고 독한 세척제를 쏜 다음 증기 고온고압세척기로 세척 작업을 한다. 스팀이 많이 생겨 앞이 안 보이기에 문 열어놓고 작업하는데 독한 세척제 냄새가 밖으로 나와 다른 부서 노동자들한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세척장에 환기시설이 있지만 환기가 제대로 안 된다. 세척하는 노동자들은 독한 세척제가 위험해 방호복 입고 작업한다. 그래도 냄새가 코로 스며드는 것까지 막기는 어렵다.

독성물질이 오랫동안 몸에 들어와 쌓이면 불임이나 난임, 암 등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 KTX 때 빼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환기시설 등을 개선해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전히 부족한 인력 충원

코레일테크 사측이 2021416, 현장 기간제(6개월) 사원 채용공고를 냈다. 고양차량기지에선 차량환경업무 대체인력으로 주간 1, 야간 4명을 충원한단다. 부족한 인원으로 쌔빠지게 일하는 상황에서 사람 1명도 아쉬운 상황이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주간에는 1명만, 야간에는 4명만 채용하기로 한 건가? 야간에 하는 외벽과 위생 작업에도 대체인력이 충원되는 건가? 인력 부족으로 매일매일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주간 1, 야간 4명은 여전히 부족한 숫자다!

 

호봉제: 같은 자회사인데, 우린 왜 안 돼?

고양차량에서 일하는 많은 코레일테크 노동자가, 근속연수에 따라 해마다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원한다. 노동자가 오래 일할수록 업무숙련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주거·육아·병원비 등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레일 정규직과 달리 코레일테크 노동자들은 호봉제를 적용받지 못한다. 심지어 최저시급 수준에서 5, 10년을 일해도 그대로다.

하지만 자회사라고 해서 호봉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은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호봉제를 쟁취했다. 같은 궤도 사업장인데 코레일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특별히 호봉제를 못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