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금도 줄이고, 인력도 줄이려는 ‘작은 정부’
5월 3일 인수위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엔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바꾸고, 공공기관 인력을 줄이겠다는 취지의 과제도 포함시켰다. 예상대로다. 호봉제를 없앤다는 건 무엇보다 임금을 줄이려는 조치다.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더 줄이면 노동강도가 높아진다.
윤석열의 ‘작은 정부’란 월급 적게 주고, 인력도 적게 주면서 일 많이 시키겠다는 정부다.
■ 철도를 어디까지 쪼개고 싶은 거냐?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철도 관제권과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코레일에서 국가철도공단으로 넘길 수 있다고 했다. 2004년에 국토부는 철도민영화의 일환으로 철도 운영(코레일)과 시설 관리(국가철도공단)를 분리했다. 이런 분리는 2018년 강릉선 KTX 탈선사고 등 수많은 사고를 낳았다.
통합해도 모자랄 판에 관제권과 시설 유지보수 업무마저 넘기겠다고? 철도민영화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건가? 철도차량관리, 철도물류 등까지 자회사로 전환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뒤를 따르고 싶은가?
■ 이기진 못했지만 지지도 않았다
국토부가 4월 29일 발표한 4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2021-2025)에는 ‘고속철도 통합’이 없다. 지난해에 철도노동자들이 앞장서 20만 명 넘게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시켰는데, 철도통합을 관철시킬 순 없었다.
한편 4차 계획에는 SRT의 전라선 투입도 안 들어갔다. 원래 국토부가 지난해 추석 때 투입하려고 했다가 철도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빠진 것이다.
철도노동자들에게 고속철도 통합을 관철시킬 힘은 아직 없지만, SRT 전라선 투입을 막을 힘은 있는 것이다.
■ 모두를 위한 대기실
검수고 바로 바깥쪽에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그런데 근처에 재떨이 등이 있어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면 담배 연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비흡연자들은 불편하다. 그렇다고 해서 흡연자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시설 확보 문제와 연결돼 있다. 만약 검수고 안에 대기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편하게 쉴 수 있을 것이다.
■ 아무리 더워도 미지근한 생수뿐?
우린 KTX 특실에 생수 공급하는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다. KTX 자판기가 고장 나 냉장 보관이 안 되면 생수는 미지근해진다. 날씨 더울 때 생수가 미지근하면 고객들은 민원을 넣는다. 행신역에 작은 냉장고라도 설치해 생수를 거기 뒀다가 특실에 공급하면 좋겠다. 그런데 코레일은 말로만 안전 따지고, 미관상 안 좋다며 외면한다. 결국 피해는 고객이 입고, 민원은 우리가 받게 하려는 건가?
■ 휴일 수당 도둑질
테크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휴일도 뺏어가고 할증 수당도 뺏어갔다. 5월만 해도 1일(노동자의 날), 5일(어린이날), 8일(부처님오신날), 이렇게 휴일이 3개나 있었다. 5일부터 8일까지는 승객도 많아 평소보다 더 힘들게 일했다. 남들 다 쉬는 휴일에 일하는 것도 억울한데, 할증 수당도 안 주니 열받을 수밖에 없다.
사측은 내년에도 할증 수당 없이 휴일 근무를 시키기 위해 ‘휴일대체합의서’(휴일 수당 대신 대체휴일 지급)를 작성할 것이다. 물론, 그 합의서에는 우리 의사가 손톱만큼도 반영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