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가 뛰는데 월급 깎을 궁리뿐
물가가 무섭게 뛴다. 장 보기 겁나고 밥 사먹기 부담스럽다. 대출이자도 올랐다. 그런데 정부와 철도공사는 월급 깎을 궁리뿐인 듯하다. 올해 총인건비 인상률을 1.4%로 제한하고, 성과급 지급기준을 기본급의 80%로 낮추며, 통상임금액을 총인건비에서 감당하라고 하더니, 이젠 시간외까지 6시간으로 통제한다. 나갈 돈은 많아지는데, 들어올 돈을 옥죄면 어찌 살란 말인가?
■ 4조 2교대 전환은 막바지?
철도노조 대의원대회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4조 2교대를 시행하지 않았던 고양차량 부서들도 정원 합의가 이뤄졌다. 가령, 고장수리팀의 경우 현재 조당 32명인데, 16명을 충원해 조당 28명으로 4조 2교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언제 인원을 충원하나?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는 7월인가? 4조 2교대 확대가 막바지에 이른 듯한데, 절차든 내용이든 현장노동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4조 2교대 전환이면 가장 좋겠다.
■ 호봉제 없애는 게 세대 상생인가
윤석열은 공약자료집에서 연공급제(호봉제) 때문에 세대 간, 고용형태 간 임금격차가 벌어지니, 직무·성과급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철도 정규직의 호봉제 때문에 철도 비정규직이 최저임금만 받나? 테크 노동자들도 호봉제 도입하길 바란다. 윤석열은 호봉제를 비정규직한테도 보장하는 게 아니라 정규직 호봉제를 없애 임금을 하향평준화하려 한다.
마찬가지로 청년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는 게 아니라, 호봉제를 축소·폐지해 고참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임금을 하향평준화하려 한다. 이건 노동자에게 ‘세대 상생’이 아니라 ‘세대 공멸’이다.
■ 40년 일해도 최저임금
비둘기호가 달리던 시절부터 40년가량 일해온 철도 환경노동자가 아직도 최저임금만 받고 있다. 호봉제조차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0명 이상 사업장은 70.3%(노조가 있으면 81.8%)가 호봉제를 운영한다. 그런데 전체 사업장은 13.7%만 호봉제를 적용한다. 중소영세사업장엔 호봉제가 없기 때문이다. 자본가들과 정부가 왜 호봉제 없애려 혈안인지 알 만하다.
■ 엉뚱한 곳에 돈 낭비
테크가 출퇴근 어플에 돈 쓴 건 완전 낭비다.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어플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결국 4월이 됐지만 출퇴근 어플 관리는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테크 사측은 정작 어플을 쓸 노동자들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을 추진했다. 당연히 일이 잘될 수가 없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써야 할 돈이 이렇게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다!
■ 공무직 안 뽑으려고 용쓴다
테크 사측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 또 차량 환경 ‘대체 인력’ 채용공고를 냈다. 지난달 채용공고에 지원한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근무 형태는 주 6일 일근과 주 5일 야간이고 채용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주 6일제라니? 이틀 연속 야간근무도 힘든데 주 5일 연속 야간근무라니? 이런 열악한 근무 형태를 심지어 기간제로 뽑겠단다.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공무직으로 빠르게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사측은 이상한 근무 형태를 만들며 공무직 안 뽑으려고 용쓰고 있다.
■ 공무직보다 더 열악한 일자리
기간제 노동자는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가족의 삶을 위해 일자리가 필요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에 고용까지 불안한 기간제로 고용하다니! 똑같은 작업에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기간제를 고용하는 건 부당하다. 일을 가르쳐 익숙해질 만한 하면 나가야 하는 것도 문제다. 우리 일터에 공무직보다 더 열악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기간제 노동자나 공무직 노동자 모두에게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