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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35호


  • 2025-03-14
  • 1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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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 업무 강도가 높아지다

최근에 코로나 확진 등으로 현장에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염력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관리자들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대체 근무 등으로 점점 더 많은 초과근무를 요구하거나, 대체 인원마저 주지 않아 인력 공백의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예비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업무 강도가 높아지며 노동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열차 정비를 제작사에 맡긴다고?

국토부가 탈선 사고의 재발을 막겠다는 구실로 고속열차 정비에 제작사도 참여시키겠다고 37일 밝혔다.

내년 12월 납품 예정인 최신 고속차량(EMU-320)부터 그렇게 하겠단다. SRT 19대의 정비는 열차 제작사(현대로템)한테 모두 맡기고, 코레일 25대의 정비는 철도노동자와 현대로템 노동자가 같이 하게 할 듯하다.

모두 알 듯, 지금은 SRT 정비도 코레일이 다 맡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SRT의 정비를 모두 현대로템에 맡기겠다니, 그럼 철도를 더 확실히 쪼개겠다는 것인가?

 

책임 떠넘기는 약은 사람은 누구?

국토부는 사고가 나면 제작 결함을 언급하며 책임을 피하지 말고, 정비를 직접 하려면 책임도 져야 한다고 했다. 이건 철도노동자들을 책임 떠넘기는 약은 사람 취급하는 거다. 실제로 제작 결함때문에 사고가 날 수 있는데, 그 책임을 어떻게 철도노동자들이 질 수 있는가?

사고 원인이 제작 결함’(제작사 책임)인지 정비 결함’(코레일 책임)인지를 밝히고, 어느 쪽에서든 결함이 없게 감독할 책임은 그동안 국토부 관료 당신들에게 있었던 것 아닌가? 왜 당신들의 책임을 철도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하는가?

 

윤석열 정부 뜻대론 다 안 될 것

윤석열이 당선됐으니 국토부는 잠시 미뤘던 SRT의 전라선 투입을 다시 밀어붙이려 할 것이다. 경전선(창원), 동해선(포항)에도 SRT를 투입하겠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게 정부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3년에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여 23일간의 철도파업에 부딪혔다. 그리고 2016년엔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여 74일간의 철도파업에 직면했다. 이 파업은 촛불항쟁과 박근혜 퇴진에 크게 기여했다.

노동자들에게 단결투쟁 의지만 있다면, 새 정부도 노동자 눈치를 볼 수밖에!

 

오줌 누러 갈 틈도 없다

테크 사측은 어떻게 네 명이 야간에 KTX 30~40대 비품 관리 업무를 다 해치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원래 다섯 명이 일할 때도 오줌 누러 갈 틈도 없이 일했다. 1시간에 7~8대 차가 쏟아져서 일이 계속 밀리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 달 병가로 인원이 1명 부족해졌는데, 사측은 병가의 경우엔 대체 인원을 줄 수 없다고 한다. 다섯 명일 때도 밀리던 일을 넷이서 하라고?노동자들이 과로로 몸이 상하든 말든 사측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건가?

 

반복되는 기간제 채용

아니 근데, ‘대체 인력은 언제까지 기간제로 뽑을 것인가? 현장에 부족한 인원은 기간제가 아니라 공무직으로 제대로 뽑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 채용 공고에서도 주간 6일 근무자 4, 야간 격일 근무자 4, 5일 야간 근무자 2(객차 비품)만 뽑는단다. 이들은 올해도 1년도 채 근무하지 못한 채 연말에 나가야 한다.

현장에는 또 인원이 부족해질 것이다. 이걸 매번 반복하고 있다.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일도 힘든데 위험하기까지

밤에 기차를 30~40대 청소하다 보니, 피트 사다리가 열차 출입문 위치랑 안 맞는 경우가 거의 매번 있다. KTX 차량만 들어오는 선로에는 KTX 차량에 맞춰 피트 사다리가 놓여 있다. 그런데 밤에 정신없이 차량이 들어오다 보니 KTX 선로에 산천도 들어오기 때문이다.

피트 사다리에서 기차 승강문으로 발을 쭉 뻗어야 들어갈 수 있다. 자칫하면 떨어질 수 있다. 이건 정말 위험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