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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28호


  • 2025-03-14
  • 1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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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거인처럼

15()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고양차량 노동자들이 사내 잔디구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고속철도 통합! 임단협 승리!’ 집회에 금세 500명가량 모였다.

이렇게 잔디구장에 많이 모인 건 3년 반 만이었다. 세계 최대의 고속철 정비기지를 굴러가게 해왔던 거인이 기지개를 크게 켜는 듯했다.

고양차량에선 정규직 1000여 명과 비정규직 200여 명이 일한다. 이런 대규모 노동자가 하나로 뭉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면 그 힘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질 것이다.

 

열차운용팀 42교대 시작

10월 서울역 주재에 이어 11월부턴 열차운용팀이 42교대를 시작했다. 21조로 6인이 근무했는데, 2인을 충원해 8인이 42교대로 근무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소 21조를 맞춰야 하기에 또는 인원이 줄면 노동강도가 너무 높아지기에 인력을 충원할 때만 42교대로 전환할 수 있는 부서가 아직 많다.

열차운용팀처럼 다른 교대제 부서들도 인력충원을 통해 42교대로 전환하면 얼마나 좋을까?

 

직무급제 은근슬쩍 도입하려는 사측

철도의 여러 직종 중 어느 업무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서열을 매기는 게 옳은가?

직무급제는 철도노동자들 간 유기적인 협력보다 갈등을 낳을 소지가 많다. 안전사고를 줄이고 승객들을 더 편하게 하려면 임금체계를 손댈 게 아니라 철도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당장에는 연봉제 직원들만 대상이라고 하는데 다음 수순은 뻔하다. 내년 1월에 4급 이상 연봉제 직원부터 도입하고 나서, 자연스런 임금체계 개편인 양 전체 직원으로 확대하려는 속셈이다.

 

눈 다친 게 작업자 탓이라고?

1020일 오후에 코레일 테크 노동자가 중정비부품 세척 작업을 시작하다가 눈을 꽤 다쳤다. 방진복, 안면보호구, 마스크까지 다 갖췄는데, 오전까지 멀쩡했던 세척액 살포 분무기 호스가 찢어져, 아주 독한 세척액이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기 때문이다.

이 공업용 세척액은 강알카리성이라 피부에 살짝만 닿아도 화상을 입을 정도로 인체에 매우 해롭다. 1주일간 병가를 쓰고 치료했지만, 충혈, 안구건조증, 빛 번짐 같은 후유증이 지속돼 왔다. 코레일 사측은 사고 원인을 작업 전 안전점검 미흡이라고 발표했는데 책임을 작업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세척액이 너무 독하고 제품이 너무 노후해 사고가 터진 거 아닌가?

원인 진단 잘못하면, 사고 재발 못 막는다.

 

왜 지원자가 없는지 정말 몰라?

테크 사측은 올해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4회에 걸쳐 도장 및 세척 채용공고를 냈다. 그런데 항상 지원자가 없다! 7월에 공고 낼 때는 근무기간을 91일부터 1231일까지 4개월, 그다음 달 공고에선 101일부터 1231일까지 3개월로 내더니, 최근 채용공고에선 근무기간이 121일부터 1231일까지, 고작 한 달이었다.

노동조건이 정말 형편없다. 그런데도... 왜 지원자가 없는지 사측은 정말 모르나?

 

신기하고 위험한 채용방식

테크 사측은 기간제로 정식 채용공고를 아무리 내도 지원자가 없으니, 사업소에서 알아서 1개월 미만 일용직을 채용해서 쓰라고 했다. “4등급 이상의 철도차량정비 기술자자격을 요구하는 자리라면서 자격증 없는 1개월 미만 일용직을 쓰는 건 괜찮단다. 앞뒤가 안 맞는 아주 신기한채용방식!

1개월 일용직에게 위험한 그라인더 작업을 시켰다가 살갗이 벗겨지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아주 위험한 채용방식!

 

인원 1명의 차이 차량청소

애초에 인력이 너무 적어 인원 1명만 빠져도 청소노동자들은 너무 힘들다. 주간 조는 한 조당 7명인데, 여성 4명이 KTX 객차 9칸을 청소한다.

평상시 1명당 2칸 정도 청소하는데 1명이 빠지면 3칸씩 청소해야 한다. 하루 20~30KTX를 청소하니까 총 20~30칸을 더 청소하는 셈이다. 일이 엄청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테크 사측은 인력 부족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그것도 몇 달째 계속!

 

인원 1명의 차이 비품관리

고양차량 KTX 비품관리 노동자는 32교대로 일한다. 51조로 총 15. KTX 객차가 18칸이라 1명당 3.5칸씩 맡는 셈이다. 대체휴일이나 연차로 1명씩 빠지면 41조로 일해야 해서 추가로 한 칸씩 더 맡아야 한다.

원래도 힘들었기에 인원이 1명만 빠져도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 고양차량 노동자투쟁 28호조선일보체.pdf (200.5K) 6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