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둑이 많다
철도 신입사원 연봉은 공기업 중 꼴찌 수준이다. 세금 떼고 나면 겨우 2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40-50만 원을 월세로 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숙소를 지어주든 주거비를 지원해주든 하면 좋겠는데, 코레일 사측은 일 시킬 줄만 알지 주거문제는 나 몰라라 한다.
그런데 월급마저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0.9%만 올리겠다고 한다. 날마다 심야노동이나 단조로운 노동으로 소중한 우리 청춘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면서 월급은 사실상 동결? 많이 뺏어가는 놈도 도둑이지만, 일은 시킬 대로 다 시키면서 적게 주는 놈도 도둑이다!
■ 철도노동자 3000명의 한목소리 “철도쪼개기 중단”
4일(목) 1시경부터 고양차량 노동자들을 비롯해 전국의 철도노동자가 세종시에 속속 도착했다. 7월 1일 집회 때보다 훨씬 더 많았다. 3000명 넘게 왔다고 한다.
정부는 SRT를 전라선부터 시작해 중앙선, 경강선 등에도 투입하려 할 것이고, 그러면 코레일은 적자가 더 불어나 결국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임금, 복지를 줄이려 할 것이므로 철도쪼개기를 막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졌다.
■ 고양차량 안전운행 투쟁은 어떻게?
이번 철도 안전운행투쟁(준법투쟁)의 핵심은 수도권, 부산, 호남의 3개 고속단이다. 그래서 부산, 호남과 함께 고양차량에서도 안전운행투쟁을 성공적으로 조직하려고 고양차량지부와 서울지방본부가 현장 순회, 점심 간담회 등을 열심히 하고 있다. 15일(월)에 중식집회를 한 뒤 천막농성과 휴일지키기 투쟁에 돌입한다.
고양차량엔 안전운행투쟁을 경험해본 노동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있다. “지침 나오면 당연히 해야죠”라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의미와 효과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논의하고 함께 행동하는 하나하나의 과정이 중요하다.
■ 지원자 미달
테크 사측이 10월 14일 자로 차량 청소 대체인력 채용공고를 냈다. 채용공고는 야간 8명, 주간 3명 냈는데, 지원자는 야간 1명, 주간 2명뿐이었다. 모집 인원보다 더 적게 지원한 것이다.
사측이 한두 달짜리 계약직으로만 뽑으니 이런 나쁜 일자리에 지원할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청소노동자들은 인력이 부족해 계속 힘들게 일하고 있다. 채용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계약직 일자리만 고집하는 사측 때문에 청소노동자들의 고통이 길어지고 있다.
■ 왜 계약직으로만 뽑는가?
계약기간이 한두 달밖에 안 되니 계약직 당사자는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기존 청소노동자들도 자기 일을 하면서, 새로 온 사람을 가르쳐주기도 해야 해서 힘들다. 게다가 어느 정도 일을 배웠다 싶으면 계약기간이 끝나버린다! 왜 이렇게 이상하게 운영하는가?
노동자를 쉽게 쓰고 버리려는 테크 사측 때문에 현장이 비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비품 관리도 인력 부족
KTX 1대엔 18칸의 객차가 있다. 특실과 일반실의 의자를 다 합치면 거의 1,000석이다. 1,000개에 가까운 의자 커버를 비품 관리 노동자들이 떼고 새 걸로 다시 붙인다. 이들은 이걸 한 대가 아니라 몇 대씩이나 한다. 게다가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
양손 가득 휴지를 들고 다니면서, 화장실마다 휴지도 보충해야 한다.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KTX 의자 커버가 항상 깨끗하고, 화장실 휴지가 떨어지지 않는 건 비품관리 노동자들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바삐 움직이며 작업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려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코레일 테크 사측은 최소 인원만 고용해 최대한 쥐어짜려고 한다.
■ 안전 핑계로 노동자 감시, 멈춰!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조응천이 운전실 CCTV를 가동하라고 주문했고, 이에 국토부는 시행령을 개정하려고 한다.
운전실에선 배고프면 밥도 먹는다. 장시간 운전하다가 급할 땐 대소변도 본다. 그런데 CCTV를 가동시키겠다고? 이미 있는 운행정보기록장치, 전방 촬영용 CCTV만으로도 충분하다. 감시받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지킬 권리는 최소한의 기본권이다.
게다가 야간이나 궂은 날엔 안 그래도 사고 날까 봐 신경이 곤두서는데, CCTV가 머리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면 기관사들의 스트레스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철도노동자가 건강하지 않으면 승객도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