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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54호


  • 2025-03-28
  • 1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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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건 되찾을 수 있지만

이번 잠정합의가 통과되면 연 600억씩 평생 임금이 줄어든다. 성과급 160%, 승무수당, 업무지원수당 등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돼 해마다 시간외, 연차수당 등이 크게 삭감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재부 지침을 깨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연 600억씩 평생 임금을 삭감하겠다는데 그냥 내줄 수 있나? 싸우다가 빼앗긴 건 되찾을 수 있지만 그냥 내준 건 되찾기 어렵다. 정부 지침 수용을 전제로 어느 직종을 더 희생시킬지에 주목하면, 단결은 깨지고 모든 직종이 다 크게 피해를 본다.

 

화물노동자 지키는 아름다운 연대

화물연대와 철도노조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철도노조가 파업할 때마다 화물연대는 대체운송을 거부했다. “물량이 줄어 한탕이라도 더 뛰어야 겨우 생존을 보전할 수 있지만 투쟁하는 동지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 것이 화물연대의 투쟁 정신이었다. 정부의 탄압으로 화물연대가 무너지면 다음 차례는 철도노조다. 화물노동자 하루 밥값을 위한 11만원 모금 등 모든 방법으로 화물노동자들에게 힘을 주자.

 

민주당, 믿지 말자

민주당이 민주노총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뱉은 말이다. 화물연대 파업을 민주당이 지지하는 것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3년 민주당 노무현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강하게 탄압했고 2004년에 업무개시명령을 도입했다.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도입해 철도 등 공공부문 파업에 족쇄를 채운 것도 노무현 정부였다.

지금 이재명은 정부와 화물연대 모두 문제라고 얘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을 다시 잡아 자신들이 노동자를 지배하려할 뿐이다.

 

경위서를 써야 하는 쪽은?

KTX 화장실 수압이 약해서 오물이 잘 안 내려간다. 그래서 치우는 데 품이 많이 든다. 부족한 인원으로 객차 청소에 의자돌리기에 화장실 오물 청소까지 다 하려니 벅차다. 청소에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소 민원이 들어온다면 경위서를 써야 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테크 경영진이다. 대체 휴가, 병가로 부족한 인원을 왜 제때 충원하지 않는가? 문제의 원인을 모르는가 아니면 아는데도 모르는 척하는 건가? 경영진이 우리에게 해명해야 한다!

 

말로만 하는 안전?

말로만 안전을 외친다고 어떻게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가? 테크 사측은 매번 우리에게 안전모 잘 써라, 안전 수칙 잘 지켜라 말하지만, 정작 안전한 근무환경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노동자는 몸이 전 재산인데 위험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나!

안전사고는 인원이 적어 많은 일을 급하게 해야 할 때, 그리고 안전시설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말로 때우지 말고 안전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

그러나 임금 인상, 인원 충원, 안전 대책을 아무리 요구해도 테크 사측은 꿈쩍도 안 한다. 저들은 우리 안전보다 돈이 더 중요하기에 우리를 저임금, 과로, 안전사고로 내몰고 있다. 이런 행태는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의 임금과 안전을 위해선 사측이나 높으신 양반들께 부탁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노동을 무기로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온다.” 그리고 저들은 우리가 하나로 뭉쳐 청소를 멈추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시베리아가 온다!

한파가 시작됐다. 차가 드나드는 검수고 남쪽 입구에는 수시로 바람이 불어 춥다. 청소선과 행신역은 사방팔방이 다 뚫려 있어 정말 춥다! 사계절은 매번 돌아오기에 이렇게 날이 추워지는 건 뻔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측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작년에는 어처구니없게도 전기난로를 줬다 뺏어갔다. 행신역 직원 대기실은 깜깜무소식이다. 차량을 위한 난로는 있는데 노동자를 위한 난로는 없다니... 이렇게 올해도 우리는 시베리아 벌판에 내던져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