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도 민영화를 위한 꼼수
6월 중순에 SR 풋옵션 만기가 도래한다. 그러면 SR은 부채비율이 2000%를 초과해 철도사업 면허가 취소돼야 한다. 당연히 SR을 코레일에 통합시켜야 하나, 정부는 졸속으로 법을 바꿔 부당 특혜를 줘서 SR을 코레일 같은 정부출자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게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아니다! 이건 고속철 분리를 고착화해서 철도 분할 민영화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 “인건비를 코레일 대비 25% 낮춘다”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은 유지보수와 관제를 코레일에서 공단으로 이관하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노리는 건 민영화·외주화다. 공단 이사장 김한영은 MB정부 때 국토부 관료로 철도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는 2021년에 무려 60억 원을 들여 ‘향후 10년 철도정책’ 연구용역을 대한교통학회에 맡겼다. 이 학회의 이재훈은 수서발 고속철을 민간에 맡기면 “인건비를 코레일 대비 25% 정도는 낮출 수 있다”고 했던 자다.
다시 활개 치는 철도 민영화 ‘올드보이’들은 철도노동자들의 임금, 복지를 낮추고 노동강도를 높여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려 한다.
■ 정년 연장을 원하는(?) 이유
한국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을 요구하지만 프랑스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에 반대해 시위에 나선다. 왜 다를까? 한국은 연금을 통한 노후보장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는 정년과 연금을 받는 나이가 62세로 동일하다(이번 연금개악으로 64세로 정년과 연금개시연령을 연장했지만 말이다). 연금액은 은퇴 전 소득액의 60% 정도다. 반면 한국은 정년은 60세인데 연금은 63세(2033년에는 65세)에 받는다. 최소 3년 동안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연금액은 은퇴 전 소득의 30%도 안 된다. 노인빈곤율도 한국은 40%에 달하지만, 프랑스는 4%에 불과하다.
한국 노동자는 늙어서도 일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일해야만 하는 처지’로 내몰린다.
■ 65세까지 일하는 건...
여기 고양차량에서처럼 고철 등 무거운 물건을 다루면서 65세까지 일하면 다치기 쉽다. 오랜 세월 밤낮이 바뀌는 교대 근무를 했기에 몸도 많이 상했을 것이다. 가장 좋은 건 나이 들어선 일하지 않고 연금을 많이 받으며 여생을 즐기는 것인데 이건 불가능한 꿈일 뿐일까?
■ 임금 정액 인상으로 총인건비 제도 폐지
철도노조가 속한 공공운수노조는 정률 인상 방식의 총인건비 제도 폐지, 모든 공공 노동자에게 월 29만 2천원(또는 8.8%) 임금 인상을 올해 공동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정률 인상은 기존에 받던 임금에 비례해서 인상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저임금과 고임금 노동자의 차이를 계속 벌어지게 만든다. 총인건비 제도는 공공부문 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정부가 그어놓은 한계선(올해 정부 임금가이드라인은 1.7%다)을 넘어 임금인상률을 끌어올리려면 직종과 연차, 직급의 높고 낮음을 넘어서는 단결 투쟁이 필요하다.
■기차는 늘었는데 인원은 제자리
객차 비품 쪽에는 ‘대체 인력’ 충원이 항상 불안정하다. 4월에는 1개월 일용직으로, 5월에는 기간제(연말까지 근무)로 충원됐다. 그런데 기간제로 들어온 동료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야간엔 좌석 전체의 헤드 커버를 교체하며 만 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기간제 동료들은 야간근무를 주 5일이나 하기 때문이다.
2004년에 KTX 개통할 땐 기차가 10대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대까지 늘었다. 그런데 인원은 거의 늘지 않았고 대체 인력 충원마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 인원을 보충하든가 일이 잘 안 되든가
코레일 사측이 우리에게 주간 근무에도 ‘반복 청소’를 하라고 요구했다. 최근엔 청소를 더 깨끗이 하라고 닦달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을까? 주간에는 운행 중인 차량을 빠르게 청소하는 ‘신속 청소’만으로도 이미 바쁘다. 게다가 일주일에 이틀은 대청소까지 해야 한다! 우리에게 닦달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관리자들은 선택해야 한다. 인원을 보충하든가 아니면 청소가 잘 안 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