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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52호


  • 2025-03-28
  • 1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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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오봉역 수송원, 정부가 죽였다

5일 저녁, 오봉역에서 화물열차 연결작업을 하던 젊은 수송원이 열차에 깔려 숨졌다. 정부가 인력충원을 막아, 42교대로 전환하며 한 조가 3인에서 2인으로 줄었다.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사고였다.

게다가 조명은 어두웠고, 직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통로도 없었다.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고 번번이 거절당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인력을 충원하고 작업조건 개선하라!

 

안전 방안? 안전 파괴 방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대형 철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제, 시설유지보수, 차량정비 등 철도안전체계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안전을 위해선 관제, 시설유지보수(1만여 명)를 철도공단 등으로 이관하고, 차량정비를 민간시장에 개방해야 한다는 뜻이다. 철도를 위(운영), 아래(시설)로 분리시켜 2018년 강릉선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철도는 쪼개면 쪼갤수록 위험하다. 특히, 자본가 배 불리기 위한 철도 분할 민영화는 대형 철도참사를 부를 것이다.

 

철도, 지하철, 화물노동자가 함께 파업하면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인력충원이 더 절실해졌지만, 오히려 1500명 이상 감축하겠다는 사측에 맞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30일에 파업하겠다고 선포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 및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이달 하순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한다.

철도, 지하철, 화물노동자가 인력 충원, 민영화 반대, 적정 임금(안전운임제) 등 요구를 함께 내걸고 함께 파업하면, 파업 효과는 더 커지고 승리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중청소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중청소 하는 동료들을 보니 2명뿐이다. 이 인원으로 중청소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좁디좁은 KTX 화장실에서 쪼그리고 앉아 아무리 열심히 변기를 분해하고 박박 문지르고 다시 조립해도, 손과 발은 2개뿐이고 중청소 해야 할 차량은 너무 많다.

게다가 이들은 2개월 남짓 기간제로 채용됐다. 사측이 이들을 내년에 공무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또다시 일을 가르쳐야 한다. 고생해서 가르치고 배운 것들이 매번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있다!

 

1인분 몫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평소에도 청소 업무는 시간에 쫓기면서 하니까, 새로 들어온 사람들을 따로 교육할 시간은 당연히 없다.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게 하는 형편이다. 일에 익숙해지기까지 한두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동안엔 신입이 옆에 있어도 한 사람 몫을 온전히 하기 어렵다.

교육할 사람도 교육할 기간도 따로 안 두고 노동자들에게 교육 책임을 다 떠넘기니까 공무직도 힘들고 기간제도 힘들다.

 

가벼운 사다리가 필요해

기존에 있던 피트 사다리는 너무 무거워 움직이기 어렵다. 기차 승강문이랑 사다리 위치가 안 맞아 마치 암벽 타듯 다리를 찢어가며 승강문으로 발을 뻗어야 한다. 이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사다리는 알루미늄 같은 가벼운 재질이라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이 사다리가 D선처럼 청소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선에도 설치된다면 어떨까? 일터에서 암벽등반하는 건 이제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스파이더맨은 아니잖아.

 

기술자들을 싼값에 부려먹으려는 테크

812, 테크에서 철도차량 정비 공무직 모집공고(3)를 냈을 때 시흥사업소 11명 모집에 40명가량이 지원했다. 517일에도 13명 모집공고(2)를 냈는데, 그때는 지원자 자체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2차와 3차가 왜 이렇게 다를까? 2차 땐 ‘4등급 이상의 철도차량정비기술자를 응시자격으로 내걸었지만 3차 땐 안 그랬기 때문이다. 이런 극명한 차이를 통해서도 테크가 정비기술자들을 최저임금 정도만 주면서 맘대로 부려먹으려 해왔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