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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75호


  • 2025-03-28
  • 1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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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운행 동상이몽

철도노조가 국토부와 수서행 KTX, 서울역행 SRT 같은 교차운행 방안을 10월 초부터 논의하기로 하고 파업을 중단했다. 고속철은 통합해야 한다. 중복으로 해마다 400억을 낭비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국토부가 SR황금알 낳는 거위로 키우면서 코레일 노동자들을 양계장 닭수준으로 전락시키려 하는 것도 큰 문제다. 그런데 국토부는 틀림없이 교차운행을 무기로 고속철 쪼개기를 확대하려 할 것이다. 국토부를 상대로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

 

용산에서 우리 목소리 내서 좋았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파업에 참여해 봤다. 생각보다 파업집회에 많이 나왔고 같이 싸워서 덜 떨렸다. 부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노조 간부나 선배들이 설명을 잘해줬다. 가장 좋았던 점은 용산에서 정부를 향해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KTX 수서 투입이든 다른 것이든 확실하게 결정된 게 없어 아쉽긴 하다. 교차운행 논의 등을 지켜보겠다.

 

당근과 채찍

국토부는 파업을 중단시키려고 교차운행에 대해 노조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파업이 끝나자마자 채찍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유지보수를 떼어내는 등 철도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연구 결과로 유지보수와 관제 이관을 합리화하고, 유지보수와 운영을 분리하는 철산법 개악안을 11월 국회에서 통과시켜 고속철 쪼개기(수평 분리)에 이어 상하 분리도 더 밀어붙이려 한다. 앞으로 벌어질 모든 대결의 책임은 국토부에 있다!

 

독일철도 분할민영화의 교훈(1)

독일 철도는 1991년부터 분할민영화를 추진했다. 현 체제는 1999년에 완성돼 장거리 여객, 단거리 여객, 화물 열차, 시설 관리, 역 관리 등등 사업 부문별로 자회사들이 나뉘어져 있다. 모회사인 도이체반(DB)의 주식은 정부 지분이 100%여서 증시에 상장하고 민간에 매각하려 했으나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중단된 상태다. DB는 민간매각이 이뤄지려면 적자를 줄여야 한다며 대대적인 비용삭감에 들어갔다. 철도 노동자 수는 1990년부터 1997년 사이 50% 넘게 줄어들었다. 남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훨씬 더 높아졌다.

 

독일철도 분할민영화의 교훈(2)

정부 재정 투입이 줄어들어 안전 문제도 심각해졌다. 특히 1998년 하노버 고속열차 사고는 101명이 사망하고 88명이 중상을 입은 '세계 고속열차 역사상 최악의 사고'였다.

차량 바퀴에 균열이 있었는데도, 점검 기구가 없어서 손전등으로 비춰 보고 육안으로 보아 멀쩡하면 열차를 그대로 투입했다가 열차 바퀴가 운행 중 부서져서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비용 절감의 후과는 언제 어디에서 부메랑처럼 돌아올지 모른다!

 

임금 삭감에 반대한다

테크 사측이 8월 급여부터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대체휴가와 연차를 사용한 만큼 연장근로와 야간근로가 줄었으니 수당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의 수당 삭감 조치는 문제가 많다. 먼저 연장야간수당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부터 임금의 구성항목으로 미리 정해놨다. 그리고 사측은 지금까지 대체휴가나 연차를 쓰더라도 수당을 삭감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대로 지급해왔다. 그런데 노동자들과 어떤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수당을 삭감한 것이다! 게다가 대체휴가와 연차 사용은 사실상 사측이 강요한 것이며, 인력도 제대로 보충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일방적이고 부당한 임금 삭감에 반대한다!

 

다시 한 번 대체휴가 제도에 대해

이렇게 테크 사측이 휴일수당과 연차수당에 이어 연장야간 근로수당까지 건들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뺏어가고 있다. 사측의 공격으로 계속 줄어드는 임금을 회복하기 위해선 빼앗겼던 휴일수당을 되찾아와야 한다.

올해 대체휴가제(보상휴가제) 합의는 1231일로 끝난다. 이제 더 이상 다수 노조가 사측에 대체휴가 제도를 동의해 줄 이유가 없다.

 

오전에만 행신역에 세 번

91일부터 열차운행이 또 조정됐다. 그래서 우리 환경노동자들은 오전에만 해도 행신역에 세 번씩 가야 한다. 왔다갔다 왔다갔다 왔다갔다하고 청소, 비품 일을 계속해야 하니 정신없이 바쁘다. 저녁 6시경엔 588 열차도 새로 들어왔다.

기차 시간표 바뀔 때마다 업무가 늘어나는 것 같다. 업무는 늘어나는데 일손은 안 늘어나고 오히려 연차 촉진 등 때문에 줄어만 드니죽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