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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98호


  • 2025-03-30
  • 2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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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시스템 부재가 구로역 참사 불렀다

9일 구로역 참사로 정석현(92년생), 윤원모(93년생) 동지가 꽃다운 목숨을 잃었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도로 작업 시 충돌을 막기 위해 옆 차선도 통제하고, 작업 중이라는 점을 많이 알리고, 감시자도 배치하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9일 구로역 사고에선 이와 비슷한 조치가 없었다. 모터카나 선로점검차 모두 작업계획이 7월에 나왔는데, 서로 소통이 없었다. 비용절감, 인력감축만 강조하며 철도안전시스템 개선에 게을렀던 사측과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 두 동지를 영원히 기억하며, 일하다 죽지 않을 현장을 만들기 위해 힘 모아 투쟁하자.

 

역학조사 - 위험한 현장을 바꾸려면

혈액암 관련 뉴스가 나온 뒤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산재 전문의, 노동전문변호사, 보건학 교수 등 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이 있는 노동자 816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전동차 도장작업 529, 배수 펌프실 점검 287) 화학물질을 다루는 부서는 더 많기 때문에 조사대상은 더 넓혀야 한다. 그러나 역학조사는 재발방지를 향한 첫걸음으로서 꼭 필요한 조치다. 그렇다면 코레일 사측은 비용을 들여 이런 정밀한 역학조사를 실시할 의지가 있는가?

 

격차 1만원의 직무성과급제는 미끼?

코레일 사측이 월 격차 1만 원의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자고 유혹하고 있다.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해 경평 등급을 올리되, 격차를 최소화하면 괜찮지 않느냐는 논리다. 그럴 듯해 보인다.

하지만 원래 모든 미끼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한국남부발전의 경우 직무급 비중이 202010.5%에서 202320.4%로 늘었고, 비간부는 최대 552%나 차등이 났다. 처음엔 월 1만원으로 시작하더라도, 결국 격차를 엄청나게 키우고 호봉제마저 없애자고 할 수 있다. 직무성과급제는 개별성과급제로, 성과퇴출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끼는 쳐다보지도 말자.

 

차량정비 민영화가 야금야금

차량정비 민영화가 계속 추진 중이다. 최근 국토부는 SR이 도입할 EMU-320 14편성(112)을 정비하기 위해 국가재정 6,000억 원을 들여 평택지제에 차량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차량정비는 현대로템에 넘길 예정이다.

국토부는 현대로템에 차량정비를 맡기는 게 철도개혁이라고 말하지만, 잊지 말자. 221월 영동터널 탈선 사고는 현대로템이 수입한 철도차량 바퀴의 하자 때문이었다. 로템의 자회사 메인트란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소모 부품의 교환주기를 연장해 정비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SR과 현대로템은 입찰비리로 수사받고 있고, 우진산전과 수차례 담합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차량정비 민영화는 이런 비리 상습범들에게 철도 업무를 팔아넘기는 것이다.

 

이윤에 눈이 멀어 불법까지?

그동안 테크 사측은 사용기한 안에 대체(보상)휴가를 다 못 쓰면 휴가도 소멸하고 돈으로도 못 받으니 무조건 기한 내에 다 쓰라고 했다.

그러나 이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대체휴가는 휴일에 일한 것에 대해 돈 대신 휴가를 준 것이다. 그래서 기한 내에 대휴를 못 썼으면 다시 돈으로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도 사측은 사용기한을 두 달로 줄여 대휴 쓰는 걸 더 어렵게 만들어놓고, 미사용 휴가에 대해 돈으로도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 이윤에 눈이 멀어 불법까지 저지른다고?

 

임금은 칼같이, 퇴근시간은 야금야금?

사측이 우리 퇴근시간을 야금야금 먹고 있다. 6시 퇴근조든 7시 퇴근조든 마지막에 들어오는 차량의 입고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며 청소 마치는 시간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일이 많아 퇴근이 늦어지면 연장수당을 더 주든가, 돈을 더 못 주겠으면 하던 일 중단하고 정시에 퇴근하라고 하는 게 맞다.

임금은 칼같이 주면서 퇴근시간은 왜 안 지키나? 시간은 돈(임금)이다. 퇴근시간 도둑질은 또 다른 임금도둑질이다.

 

극한 인내력 테스트?

폭염 때 찜통 검수고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힘들겠지만, 오물 처리하는 노동자들은 특히 더 힘들다. 양쪽 KTX에서 열기가 뿜어나오는데 무거운 호스 들고 똥오줌을 빼내다 보면 온몸이 땀에 쩔어 축 늘어지고 더위 먹은 것처럼 머리까지 아프다. 뻑뻑한 오물통 호스 밸브를 수십 번씩 당기다 보면 어깨, 팔꿈치, 허리가 다 아프다. 그런데 찬 물도 제대로 안 주고, 냉방조끼 같은 것도 안 준 채 엄청 바쁘게 일하게 한다. 얼마나 버티다 언제 쓰러지는지를 테스트하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