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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99호


  • 2025-03-30
  • 2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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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때 중노동시키며 에어컨도 안 켜줘

폭염 때 KTX 대청소를 하라고 하면서 북쪽 운전실에 에어컨을 안 틀어줬다. 운전실은 좁고 꽉 막혀 있으며, 옆 기계실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와 너무 더웠다. 땀이 비 오듯 줄줄 흘러내렸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에어컨 켜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쪽엔 켜 주지도 않았고 와 보지도 않았다.

폭염 때 중노동을 시키면서 노동조건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는 사측 관리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중노동하며 땀으로 샤워하는 게 뭔지 알아? 우리 대신 여기서 일해 봐!”

 

이 지경이면 교섭 의미 있나?”

823일 코레일 임금 첫 본교섭이 열렸다.

노조: 정률수당 소송 등 사측 책임으로 총인건비가 잠식됐으니 1, 2급 경영진의 임금을 동결하라.

사측: 거부한다!!!

노조: 체불 성과금 12%를 지급하라.

사측: 12월에 상황 좀 보고 ~

노조: 정원에 맞게 현원을 늘려 42교대로 전환하자.

사측: 인력충원 No! 인력재배치, 업무 통폐합은 고민해 볼게.

노조: 운전실 감시카메라 설치는 부당하다

사측: 노 코멘트

교섭의 한계가 너무 분명해, 26~27일 열린 철도노조 확대쟁대위에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노동자가 혈액암에 걸려도, “이상 없음

철도, 지하철의 혈액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일터에서 유해물질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약 45천 종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작업환경조사의 측정 대상 물질은 192종에 불과하다.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3천 종 가까이 늘린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그 결과 지난 5년 동안 유해물질 노출 기준을 초과한 사업장 비율은 가장 높았을 때도 0.6%였다. 애초에 측정 대상이 제한적이므로, 검사 결과는 이상 없음이지만 실제로는 노동자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는 현장이 전국 곳곳에 많았던 것이다.

 

열차를 멈춘 캐나다 철도 파업

캐나다 국영철도(CN)와 퍼시픽 캔자스시티 주식회사(CPKC) 소속 철도노동자 9,000여 명이 822일부터 25일까지 파업했다. 이번 파업은 철도노동자들의 오랜 불만에서 비롯됐다. 최근 몇 년간 물가가 상승했는데도 임금 인상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되고, 안전 장비의 미비로 일터에서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 언론에선 파업이 출퇴근과 물류 운송에 큰 타격을 줘 하루에 수천억 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난리 쳤다. 맞다! 이는 철도노동자들이 승객과 물류를 운송하며 엄청난 부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걸 말해준다.

 

우리 월급은 아직도 2023년에!

올해도 이제 8개월이나 지났는데, 테크 임금협상은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다. 매년 임금협상을 왜 전년도에 미리 안 하고 당해 연도 하반기에 하는가? 공무원은 매년 12월에 다음 해의 임금을 미리 결정한다. 그리고 1월부터 임금이 오른다. 이게 상식에도 맞다!

테크는 안 그래도 적은 임금에 인상도 찔끔하면서 이마저도 아주 늦게 준다. 그래서 2024년이 다 갈 때까지 우리 임금은 2023년에 머물고 있다. 그 대신 테크 사측은 우리에게 줘야 할 인상분으로 연말까지 이자소득을 올리고 있다!

 

일은 느는데 사람은 그대로

청소할 차량이 계속 늘고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늘고 있다.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안 풀릴 지경이다. 위에서는 청소를 더 깨끗이 하라고 닦달하지만, 청소를 더 깨끗이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늘어난 차량을 청소할 추가인력 말이다. 아무래도 저기 책상에 앉아 있는 경영진은 우리 손이 두 개뿐이라는 걸 까먹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