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업 열차, 시동 걸다
매년 평균 2명이 산재로 죽고, 경영평가 성과급을 20%나 삭감하고, 전 직원 연차를 이월하며, 운전실에 감시카메라를 달고, ‘정원 대비 현원이 800명 부족’한 상황에서 서해선 등을 개통하는데도 증원이 아니라 감원을 밀어붙이려는 사측과 정부! 분노가 높아 쟁의행위 찬성률이 76%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았다. 이제 필공 명단 작성, 임금형평성 기금 모금, 주요역사 선전전, 지구별 야간 총회 등을 통해 파업의 시동을 건다. 파업 열차가 나가신다, 사측과 정부는 길을 비켜라!
■ 고양차량에서 93명의 업무를 외주화?
코레일 사측은 차량분야에서만 271명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수도단 고속 경정비, 중정비만 해도 93명의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넘기겠다고 한다. 실내설비 유지보수 32명, 위생장치 유지보수 12명, 살사장치·와이퍼 8명, 차체·부품 도장 9명, 차체 용접 6명, 차체 퍼티 6명, 취거·취부 업무 6명 등등. 고양차량에선 박근혜 정부 때 KTX 정비 외주화에 맞서 싸웠고, 문재인 정부 때 일부 업무를 직영으로 전환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다시 위험의 외주화를 추진하려 한다. 외주화는 안전사고 위험을 늘리고, 노동자들을 분열의 덫에 걸리게 만든다.
■ 야금야금 외주화 - 저들의 무기
정부와 사측은 새로 개통한 서해선 구간 여기저기서 업무를 외주화하고 있다. 전기분야는 코레일테크에 위탁했는데 테크 사측은 필요한 인력을 숙련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기간제와 일용직으로 채우려 한다. 올해 철도와 지하철 전기분야에서 3건의 사망사고가 있었는데도 이윤에 눈이 멀어 일터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새로 개통한 구간 중 세 군데 역(향남, 화성시청, 인주)의 업무는 ‘에스제이파워’라는 영세 민간업체에 위탁했다. 정부와 코레일 사측은 우리가 하던 업무를 외주화해 더 열악한 일자리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를 우리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무기로 쓸 것이다.
■ 서울지하철도 파업?
서교공 노조도 철도노조와 함께 파업하려 한다. 지난주에 쟁의발생을 결의했고 쟁의찬반투표 등을 준비 중이다. 올해 교섭에서 철도공사와 서교공 사측의 태도는 마치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판박이다.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정부 핑계를 대면서 '우리 권한이 아닙니다'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사실상 임금이 동결돼도 얌전히 받아들이라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현장의 불만도 계속 쌓여왔다.
윤석열 정부는 공기업 중 특히 인원이 많은 철도와 서울지하철에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려 하고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철도와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투쟁에 나서면 돌파구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필수유지업무제도 - 파업 억누르는 악법
파업은 사용자의 부당한 정책에 맞서 싸우기 위한 노동자의 핵심 무기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 도입한 필수유지업무제도가 오랫동안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을 제약하는 악법으로 쓰이고 있다. 정부는 위 제도를 이용해 철도노조 조합원의 절반인 약 1만 명을 파업에 참가할 수 없게 묶어놓고, 불법으로 군 인력까지 대체인력으로 투입해 파업 효과를 떨어뜨려 왔다.
파업권이 약해지면 노동자가 정당한 주장을 해도 힘이 실리지 않는다. 현재의 노동조건과 일터의 미래를 노동자 스스로 결정할 권리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린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기계가 아니다. 따라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언젠가는 반드시 깨뜨려야 할 악법이다.
■ 팩트 체크
대체(보상)휴가를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을 경우 대체휴가도 없어지고 임금으로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테크 사측의 말, 과연 사실일까? 아래 고용노동부 답변을 옮겨놓는다.
“보상휴가제는 임금 지급 대신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이므로 근로자가 자신의 귀책사유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사가 보상휴가 사용기간 내에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은 보상휴가에 대해 사용자는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합의한 것은 효력이 없다.”
즉,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든 사용기한을 넘겨 사용하지 못한 보상휴가에 대해서는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지급하지 않는 경우 임금체불에 해당한다. 따라서 테크 사측의 말은 거짓!
■ 욕심이 화를 부른다
테크 사측은 대체(보상)휴가를 남기지 말고 12월까지 다 쓰라고 하면서, 대휴 쓰면 야간‧연장근로수당도 깎고 인력 보충도 안 해준다. 휴일에 일은 시키면서 그에 따른 비용은 지불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저들의 도를 넘는 욕심이 우리의 화를 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