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투쟁이 승리하자 관리자의 말이 달라지네
응급실 다녀온 노동자한테 병가 쓰지 말라고 한 것에 맞서 구로승무지부가 싸우자 사측은 공식적으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고, 그다음부턴 관리자의 말도 달라졌다. 예전엔 병가를 신청하면 팀장이 “사람이 없는데...일단 알아볼게요”라고 했다. 인력이 부족해 대체를 구하기 어려우니 병가 쓰는 걸 자제하라고 암묵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병가 신청하면 “잘 쉬다 오세요”라고 한다. 투쟁하지 않으면 기계 취급당하지만, 투쟁하면 사람대접 받는다!
■ 청도 사고는 구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지코비 오류는 우리도 맨날 겪는 일이다. 앞에 작업 있다고 떠도 사람 없을 때 있고, 작업 알림 안 뜨는데 사람이 있기도 하다. 옆 선로인데도 알림이 뜰 때가 있다. 자주 오류가 나는데 누가 알림을 신경 쓸까. 헷갈려서 지코비 없애자는 의견까지 있을 정도다. 또 서교공 구간에서 작업하는 건 작업으로 잡히지도 않는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서교공 구간도 연동돼야 하는 것 아닌가. 오류 나는 기계로 안전을 담보할 순 없다. 지코비 오류를 바로 잡든,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안전장치를 도입하든 해야 한다.
■ 늘려야 할 안전요원을 줄이다니
현재 구로역 증축 공사 때문에 승강장 출입구가 여럿 폐쇄됐다. 원래도 혼잡했던 역인데, 이젠 다른 선로로 이동할 때 멀리 있는 계단까지 가서 오르내리는 일이 많다. 승객들은 동선이 길어지니 혼란스럽다.
열차승무는 안전과 여객업무를 동시에 담당해야 한다. 일선에서 분투하는 차장들은 안전을 우선으로 놓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승객들을 안내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사측은 안전요원 숫자를 오히려 줄였다. “인건비가 부족해서”란다. 사측은 비용 절감이 안전보다 중요한가?
■ 아파도 쉬지 말고 로봇처럼 일하라?
요새 코레일네트웍스(코네) 소속 광역철도기동팀의 집합교육에 코네 본사 실무자가 자주 온다.
그런데 "결원만큼 위탁비가 깎인다", "기동팀이 병가 사용률 1위다" 운운하며 "연차, 병가 사용을 자제하라"고 한다. 아파도 쉬지 말고, 쓰러질 때까지 일하란 말인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연차 쓰는 것도 하지 말고, 오로지 회사 돈벌이만을 위해 로봇처럼 일하란 소린가?
■ 교차운행은 고속철 통합 막으려는 꼼수?
국토부가 8월 20일에 코레일과 SR을 불러 고속철 통합 비공개 간담회를 했고, 교차운행(KTX를 수서역으로 보내고, SRT를 서울역으로 보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얼핏 보면 고속철 통합을 향해 가는 것 같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간담회 참가자 명단을 보니 국토부의 통합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어 불참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토부는 단계적으로 접근해 우선 교차운행을 한 다음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는데, 교차운행은 고속철 경쟁체제를 더욱 본격화하며 철도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옥죄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직무급제 도입 시도
– 국힘으로부터 바통 넘겨받은 민주당?
윤석열 정부가 다 밀어붙일 수 없었던 직무급제 도입을 이번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힘당이 그랬듯 ‘동일노동‧동일임금’을 내세워 직무급제에 진보적 색깔을 덧씌우지만, 속아선 안 된다. 직무급제의 진짜 목적은 분명하다. 하나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없애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인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의 임금을 저임금에 묶어두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히곤 하지만, 민주당 정부 때 노동개악은 반복돼왔다. 정리해고제‧파견법(김대중), 비정규직법(노무현),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문재인)가 그 예다. 역사를 잊지 않아야 두 번 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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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은 남녀노소, 직종과 지역을 넘어 모든 노동자가 단결할 수 있는 무기가 되고자 합니다. 타협하지 않고 노동자의 관점을 일관되게 견지하며,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신문이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이나 정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지 않고 노동자의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 다음 호가 나오는 9월 10일(수)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경까지, 신문 배포와 함께 후원금을 모금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