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병가 통제하고 노동자 갈아 넣는 사측
인원이 부족해 전국 기관차승무사업소 곳곳이 난리다. 연차 쓰려 해도 연차 장부조차 내주지 않고, 연차 사용 금지 날짜를 적고, 연차 신청해도 반려될까 마음 졸이게 만든다. 병가도 마찬가지다. 배가 몹시 아파도, 인대가 끊어져도, 대체 인력이 없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란다. 사람이 부족하면 인력을 충원해야지, 왜 열차에 맞춰 노동자를 갈아 넣으라는 것인가.
오늘도 열차가 평화롭게 달리는 건 연병가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일터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평화는 과연 누굴 위한 건가? 총인건비든, 연병가 통제든,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 힘을 모아 함께 넘어서자.
■ 앉지도 서지도 못한다
신조차 의자는 나올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덜컹거려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그런데 서서 일하려고 해도 접히지 않아서 일어서기 불편하다. 다리를 살짝 굽혀야 하는데 이 자세로는 서 있기 힘들다. 햇빛을 피하거나 졸릴 때 서서 운전해야 하는데 그럴 때 힘들다.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의자가 웬 말이냐.
■ 공공요금발 물가인상
서울시와 코레일은 6월 28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요금을 1,550원으로 인상했다. 2023년 10월 인상분까지 포함하면 2년 새 24%나 오른 셈이다. 높은 집값 때문에 먼 거리에서 출퇴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 반면, 출퇴근 시간에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진짜 수혜자인 기업은 늘어난 출퇴근 비용만큼 임금을 올리진 않았다.
수도권 철도 운영자들은 정부의 지원 부족, 누적 적자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인건비 상승도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레일은 인력을 줄였고,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낮게 임금인상을 억눌렀다!
■ 근속승진제 폐지가 낳은 해악
코레일 사측이 발표한 최근 승진심사 결과에 많은 노동자가 분노하고 있다. 사측 입맛에 따라 관리지원직 위주로 승진되고, 경력을 무시한 진급 역전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을 알 수 없어 소속장 눈치를 보느라 병가마저 마음 편히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승진 탈락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겪고 있는 집단적인 문제이며, 심사 전부터 승진 인원을 제한해 탈락자가 반드시 생기도록 설계한 구조적인 문제다. 그리고 이는 10년 전 근속승진제를 폐지할 당시 이미 예견됐던 문제였다.
■ 열차 지연으로 욕은 욕대로 먹고…
자연재해나 사고로 열차 지연이 반복되는데 여객 매표 시스템에 실시간 지연 정보 반영이 안 된다. 그래서 지연 열차라도 정해진 출발시간이 지나면 화면에서 사라지고 발권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코레일톡’과 역사 내 안내방송, 전광판엔 열차가 지연 중으로 나오니 발권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다. 이 경우 ‘엑스로이스’로 지연 정보를 확인할 시간이 없어 일일이 손으로 계산해 발권한다. 열차 지연으로 욕은 욕대로 먹고 발권은 발권대로 불편하다. 지연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왜 지연 때문에 노동자들이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 성과급, 작년엔 12% 올핸 16% 삭감
문제 많은 경영평가 제도이지만, 경평에서 C등급이 나와 성과급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성과급 지급기준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작년 12%에 이어 올해는 16%나 깎여서 나온다. 사측은 성과급 관련 연구용역(9월 중간보고 예정) 결과를 보고 나서 연말에나 체불 성과급을 줄지 말지 검토한다는데, 우리 임금을 깎고 체불하는 자들 때문에 날씨도 더운데 부아가 돋는다.
■ [철도노조 80년사] 철도구조 개악에 맞선 6.28 파업
03년 6월 28일, 철도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무현 정부가 ‘철도민영화는 철회하고 이후 철도구조개혁은 철도노조 등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한다’는 4.20 합의를 위반한 채 운영과 시설의 분리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파업 직후 폭력경찰을 투입해 파업대오를 해산시키고, ‘철도구조개혁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코레일 사측은 624명 직위해제 등 징계를 남발했다. 4일간의 철도 파업으로 노무현 정부의 반(反)노동자성과 그들이 말하는 ‘사회적 대화’의 기만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