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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90호


  • 2025-09-29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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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간 갈 때와 올 때 다르다

이재명은 65세 정년 연장을 거듭 약속했다. 그런데 이미 도망갈 구멍을 많이 만들어 놨다. ‘정년연장을 사회적 합의로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법정 정년 연장을 원하는 노동계와 퇴직 후 선별 재고용을 원하는 자본가들은 합의하기 어렵다는 게 그동안 누누이 입증됐다. 따라서 이재명이 사회적 합의운운하며 사장들 얘기도 충분히 듣겠다고 한 것은 온전한 정년연장을 안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성장을 위해정년을 연장하겠다는 건 기껏해야 고참 숙련 노동자를 기간제나 촉탁직으로 계속고용하거나, 임금을 대폭 깎고 법정 정년을 연장하려는 것이다. 온전한 정년연장은 노동자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철도공사는 이미 임금체불 중

작년 12월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명절상여금을 비롯해 일부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됐다. 따라서 철도공사는 올해 1월부터 늘어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했다. 이렇게 저절로 늘어났어야 할임금이 꽤 된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과거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1월부터 이미 임금체불 중이다.

그동안 사측은 통상임금을 낮춰 장시간 노동을 최대한 싼값에 이용해왔다. 11년 만에 통상임금 확대 판결이 내려진 만큼, 우리 몫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좋은 타이밍이 왔다.

 

임금인상, 싸운 만큼 얻는다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인건비가 오를 것 같자 전국의 버스 사업자들은 임금 체계를 바꾸면서도 기존 임금 총액은 최대한 동결하자고 했다. 이는 대법 판결보다 못한 수준이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기에 서울, 부산, 울산, 창원 등지에서 시내버스 노조가 투쟁에 나섰다. 부산 시내버스는 파업 당일, 성과상여금과 하계휴가비를 전액기본급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바꿔 임금을 10.48% 올렸다. 반면 파업이 유보된 서울에선 사측이 기존 임금 총액을 유지한 임금체계 개편을 고집하고 있다.

투쟁 없이 쟁취 없다. 얼마나 흔들리지 않고 투쟁하는가가 임금 인상 폭을 좌우한다.

 

자회사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코레일은 광역 기동팀 노동자가 연차나 병가를 사용할 경우, 대체근무자를 투입하지 않으면 위탁비를 일할계산해서 삭감한다. 결국 노동자가 쉬면 회사가 손해를 본다는 중간 관리자의 압박 때문에 아파도 참아야 하고 연차도 사용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는 근로기준법조차 지킬 수 없게 부당한 위탁계약을 강요하는 코레일 외주화 정책의 산물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55년 전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오늘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외침이기도 하다.

 

정책협약은 선거 전략일 뿐

522일 철도노조가 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맺었다. 코레일네트웍스 지부는 우여곡절 끝에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위해 노력이란 문구를 넣은 뒤,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고착시켰는지 똑똑히 기억한다. 그리고 민주당 노동본부장은 이 협약을 실행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라고 했다. 즉 협약은 선거 전략용 공수표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협약의 실현은 노동자의 몫으로 떠넘겨졌다. 노동자의 처지를 바꾸는 건 정당의 약속이 아니라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아찔했던 지하철 방화 사건

  531,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한 남성이 불을 질렀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불에 잘 타지 않는 내장재로 교체한 것과 기관사와 승객들의 빠른 대처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1인 승무의 위험도 드러났다. 당시 약 400명의 승객이 탑승한 열차에서 기관사 혼자 초기 진화부터 대피 유도, 열차 운행까지 도맡아야 했다. 위기 상황에서 혼자 이 모든 걸 잘 감당할 순 없다. 이번 사건은 최소 인원으로 운영하려는 비용 절감논리가 더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감사드립니다

521(), 105천 원의 소중한 후원금이 들어왔습니다. 따뜻한 연대의 손길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삶을 바꾸는 진짜 힘은 여성과 남성, 비정규직과 정규직, 신참과 고참, 공공과 민간을 넘어 노동자계급이 하나로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노동자의 목소리생생히 담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