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우리 머리 위에 총을?
12월 26일, 국토부가 운전실 감시카메라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했다. 그 내용이 가관이다! 기관사들이나 노조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해외 사례도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연구했다. 인적 오류를 막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기관사한테 책임만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 식사나 생리 문제까지 해결하는 운전실에 감시카메라를 다는 건 명백한 인권침해다. 스트레스를 유발해 사고 확률도 높아진다. 
어느 기관사는 감시카메라가 마치 머리를 겨누는 총 같다고 했다. 정부가 이런 ‘총’을 작동시키려 한다면, 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막고 싶어질 수 있다!
 
■ 안전하지 않은 안전계단
차량기지에서 입출고할 때 운전실 올라가는 안전계단이 가끔 미끄럽다. 겨울철이라 추운 날에는 얼기 때문인데,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미끄럼방지패드가 있는 것도 있지만 어떤 데는 없다. 모든 계단에 필요하지 않을까?
 
■ 번갯불에 콩 굽듯 직무급제 밀어붙이기?
  사측이 11월에 구로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전기운용부 노동자들에게 직무급제 선호 설문조사를 한 다음 1월 초부터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고 전격 선포했다. 성과연봉제의 변형인 직무급제는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며, 결국 전체 임금도 하락시킬 것이다. 이런 불이익을 사측은 지금 설문조사 한 번으로, 그리고 노동자 모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단결하지 않으면 정말 눈 뜨고 코 베이겠네 ~
 
■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수도권 광역전철’ 이동권을 보장받게 됐다. 그런데 사측은 투쟁 성과를 자기 노력의 결과인 것처럼 포장하며 날로 먹으려고 한다. 투쟁을 통해 인상된 위탁비 중 상당 부분을 임금으로 지급하지 않았고 2023년 이익이 최소 50억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객 열차 이동권 보장, 임금 인상 쟁취, 더 나아가 온갖 차별을 끊어내기 위한 투쟁을 멈출 수 없다.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해를 넘겨 파업을 결의한 네트웍스지부 간부들의 투쟁을 응원하고 함께하자.
 
■ 차량정비 민영화 그리고 입찰비리
지난 4월, 에스알은 현대로템에 차세대 고속열차 제작(5,255억)과 차량정비 업무(4,750억)를 위탁했다. 그동안 코레일이 해오던 차량정비 업무를 민간회사에 넘긴 민영화다.
그런데 에스알이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중 사업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입찰비리 혐의가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비리가 이젠 새롭지도 않다. 작년에도, 코레일과 서교공이 2013~2019년 발주한 11건의 입찰에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이 담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드러나지 않은 비리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다. 
정부는 ‘철도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비리 상습범들에게 철도 업무를 팔아넘기고 있다.
 
■ 이윤 논리로 운영하는 철도는 참사를 낳는다
아르헨티나 철도는 1993년부터 민영화됐다. 철도운영에 뛰어든 민간사업자들은 적자 핑계를 대며 철도노동자 인원을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서 시설 투자엔 소극적이었다. 안전을 가볍게 여기니 참사가 이어졌다. 2008년 3월 9일 건널목 신호기 오작동으로 버스와 충돌(17명 사망, 60명 부상), 2011년 9월 13일 건널목 신호기 오작동으로 버스와 충돌(11명 사망, 200명 부상), 2012년 2월 22일 브레이크 오작동으로 종착역 옹벽에 충돌(51명 사망, 700명 부상) ... 이렇게 대형사고가 반복되자 2015년 다시 국영철도회사를 만들어 재국유화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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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을 발간한 지 만 2년이 됐습니다. 2년 동안 생생한 현장소식을 알려주시고, 잘 읽어주시며 격려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노동자투쟁>은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철도 구로 노동자의 입과 귀, 눈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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