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12호입니다.
■ 비행기 조종실엔 왜 감시카메라가 없을까?
미국 교통안전위(NTSB)는 1990년부터 조종실에 감시카메라를 달아야 한다고 계속 제기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다음의 이유들로 36년간 계속 반대하며 감시카메라 설치 의무화를 막아왔다. 블랙박스가 이미 수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음성기록장치(CVR)를 도입할 때, ‘사고 조사’에만 사용하고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1988년 델타항공 1141편 이륙 사고 때 조종실 음성기록이 저녁 뉴스에 방영돼 버렸다(이 음성기록은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조종실에서 잡담했다고 해고한 사례도 있다. 감시카메라는 사후 비난 도구일 뿐 사고 예방 수단이 아니다.
■ 현실에 맞지도 않는 규정
형식적인 규정 때문에 첫차 끌고 나갈 때 너무 바쁘다. 동인천 주박지 출무를 로컬관제실에서 하는 것 때문에 점검 준비 시간이 빠듯하다. 인상선 주박일 때는 왔다갔다 15~20분가량 시간을 더 잡아먹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그래도 적은 수면 시간을 줄일 수는 없다. 도대체 박 근무 때 누가 술을 마신다고 이렇게 무리해서까지 음주측정을 해야 하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 때문에 기관사들만 더 힘들어진다.
■ 하복이 왜 이래 하얘?
새 여름 피복 사진을 보고, 동료 차장들이 좀 의아해하고 있다. 옷이 너무 하얗기 때문이다. 흰옷은 입으면 예쁘지만, 우리처럼 일할 땐 때를 타기 쉽다. 그리고 학생 교복마냥 코레일 마크도 좀 크다. 노사가 합의한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간선열차의 열차팀장 등과 전동차의 차장은 업무 특성에서 다른 점도 있으므로 사전에 우리와 좀 더 충분히 소통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어디서나 도움 안 되는 안전지도사
지난 1월 부전역에서 본사 안전지도사가 수송원이 입환기관차를 유도하지 않았다며 경위서를 받아갔다. 그러나 해당 기관차는 뒤에 차량을 달지 않은 단행기관차로 구내운전 중이었다. 구내운전은 수송원이 유도하지 않는다. 이를 모른 채 경위서를 받아간 것이다.
이후 안전지도사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지적 내용을 바꿨는데, 이마저도 잘못된 지적이었다. 이에 전국 운수지부는 릴레이 1인 시위와 등벽보 착용 등 투쟁에 나섰다.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감시와 지적질만 해대는 안전지도사는 안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없는 게 더 낫다.
■ 구조적 착취를 넘어 직접고용 쟁취로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2025년 총인건비를 돌파한 임금인상을 쟁취했지만,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이며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차별받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자회사끼리만 통합해 외주화 구조를 고착화하려고 한다. 노조법 개정으로 원청교섭의 길이 열렸지만, 철도 공사는 교섭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부의 일방적인 통폐합을 저지하고 원청이 책임지게 만드는 힘은 분열과 관망이 아닌 단결과 투쟁이다. 자회사를 통한 구조적 착취를 끝내고 직접고용 쟁취로 나아가자.
■ 철도노동자와 화물노동자는 함께 싸워왔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화물노동자와 철도노동자는 여러 번 연대했다. 대표적으로 2013년 철도파업 당시 화물연대는 대체수송을 거부하고 비조합원들까지 동참하도록 독려했다. 2022년 6월엔 안전운임제(화물노동자에게 최저임금과 같다)를 없애려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화물연대가 파업하자 철도노조가 대체수송을 거부하기도 했다.
자본과 정부의 힘에 맞설 수 있는 우리의 무기는 단결이다. 직종을 넘어 노동자가 함께 싸우면 힘이 두 배가 된다. 탄압의 시기에 다른 노동자를 외면하면 다음번엔 탄압이 되돌아온다. 화물노동자의 열사 투쟁에 마음을 함께 모으자.
■ 5월 6일(수) 모금합니다
올해 초만 해도 국토부가 감시카메라를 주저 없이 밀어붙일 듯했습니다. 철도노동자의 투지와 전국 노동자 민중의 연대가 모이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5만 입법청원을 이뤄내고 안전운행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은 철도노동자의 단합력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은 노동자의 시선으로 현장과 사회를 바라보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자 합니다.
다음 현장신문 배포일인 5월 6일(수)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경까지 신문을 배포하며 모금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