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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6호


  • 2025-06-27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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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탕비실 아니고 텅비실

탕비실이 세면장 바로 옆에 있다. 크기는 한 평 남짓이고 그마저도 냉장고, 정수기 등으로 비좁다. 두 명 정도가 겨우 앉을 수 있다. 컵라면이라도 먹고 있으면 바로 옆 세면장에서 양치하는 소리로 입맛이 떨어진다. 쉬는 시간에 뭐라도 먹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그리고 보통의 탕비실과 다르게 커피나 간식거리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다. 이런 데를 탕비실이라고 부를 수 있나?

 

[운전] 누가 내 머리에 총을?

국토부가 열차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가동하려고 계속 움직이고 있다. 작년 국정감사 때 질책당했으니 올해 국감 전까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사고 예방? 이미 철도·지하철 노동자 4,584명을 설문조사했을 때 98%감시카메라가 기관사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간이 화장실까지 놓고 급할 때 볼일 보고 그 옆에서 음식도 먹어야 하는데, 총처럼 생긴 감시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 나는 감시받으며 운전 못하겠다!

 

[열차] 우리도 반대한다

운전실 감시카메라 가동은 우리 차장들도 부담스럽다. 우리도 운전실에서 업무하고, 식사도 하고 급할 땐 볼일도 본다. 누군가는 감시카메라가 운전대 중심으로만 찍을 거니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도 기기를 작동할 때가 있으니 감시 대상이 된다. 그리고 감시카메라 각도를 조금만 움직이면 다른 것까지 볼 수 있다. 우리도 기관사랑 입장이 같다. 감시카메라 NO!

 

[열차] 온도 재는 게 이리 어렵나?

객실이 춥거나 더우면 젊은이들은 문자로, 나이 드신 분들은 비상통화로 민원을 제기한다. 노약자와 일반 승객이 원하는 온도가 다르다. 차량별로 적정온도가 다르기도 하다. 승객이 편하도록 미리 대처하고 싶다. 그런데 신형 차량은 괜찮지만, 여전히 객실 온도를 알 수 없는 구형차량들이 있다. 그런 경우 감으로 판단해 적당히 대처할 수밖에 없다.

1000밖 기계도 쉽게 원격조종하는 과학세상인데, 코앞에 있는 객실 온도를 알고 조절하는 게 이리 어려워서야

 

[역무] 늘어나는 초과근무

오미크론이 확산되며 거의 매일 30만 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도 코로나 확진 등으로 근무 인원이 비는 교대조가 늘고 있다. 예비 인력이 없기에, 초과 또는 대체 근무로 다른 조 근무까지 해야 한다. 대체 근무로도 보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원이 부족한 채 일해야 한다. 인력 공백의 부담을 노동자들이 다 떠안으며 과로하고 있다.

 

[전기] 4월부터 42교대

구로 변전, 부천, 인천 등에서 41일부터 42교대로 전환한다. 32교대의 야야’, 특히 두 번째 야간은 부담이 크다. 몸이 피곤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차상 점검을 해야 하고, 겨울엔 춥고 마음은 급하니 수색에서처럼 사고 날 위험도 커진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데, 누군 2년 전부터 42교대 하고 누군 32교대 하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한사코 반대해 어쩔 수 없이 지금은 인력충원 없는 42교대로 가고, 휴게시간 줄어드는 걸 감수한다. 하지만 앞으로 인력은 반드시 충원해야 한다.

 

[차량] 발 디딜 때마다 불안하다

차량을 검수할 때 전동차 옥상에도 올라가야 한다. 나무로 된 옥상 통로를 통해 전동차 지붕으로 올라간다. 통로를 쇠로 만들면 전차선 전압의 영향을 받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나무 통로가 오래돼 낡고 부식됐다. 그래서 나무 통로를 오갈 때마다 삐걱거리며 흔들리기도 한다. 몇 년째 보수를 요청했지만 아직 그대로다. 이러다 만에 하나 안전사고라도 날까봐 걱정이다.

 

[네트웍스] 질서지킴이는 승강장만 지키라고?

질서지킴이의 주 업무는 열차 타고 차내 질서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네트웍스 사측은 스크린도어 없는 역의 사상 사고 방지가 필요하다며 앞으론 승강장만 지키라고 했다. 혹시 철도공사가 지시하지 않았을까?

노동자는 갑자기 다른 역에서 근무하라고 하니 휴게공간은커녕 근무복 갈아입을 장소도 없어 불편하다. 승강장에서 사고 나도 노동자에겐 책임 없다는 사측 말도 믿을 수 없다. 노동 조건이 바뀌는데 노조와 협의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