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전실도 부족해서 사업소까지?
최근 사업소에 감시카메라 세 대가 아무도 모르게 설치됐다. 바로 대응해서 작동은 멈췄지만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설명도 없이 몰래 설치할 만큼 기관사들을 감시 대상으로 생각하는 건가? 운전실도 모자라 이제는 사업소에도 감시카메라를 달다니. 언제나 감시하고 옥죄려는 국토부와 공사의 태도가 불쾌하다.
■ 한파와 폭설로 고장 잦은 스크린도어
여름엔 폭염과 폭우 때문에 말썽이더니, 이젠 한파와 폭설 때문에 스크린도어가 자주 고장나 우리 차장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스크린도어가 고장나면, 역 직원을 불러 눈으로 확인한 다음 열차를 출발시켜야 하는 게 원칙이다. 곡선구간에선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하지만 역 직원이 너무 적어 직선구간에서까지 이 원칙을 다 지키려 하면 열차가 줄줄이 지연되기 쉽다. 안전인가 정상운행인가? 왜 이게 대립해야 하나? 왜 우리가 부담을 다 떠안아야 하나?
■ 3조 2교대로 돌아가라고?
국토부가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를 구실로 4조 2교대를 3조 2교대로 환원하라고 통보했다. 한마디로 황당하다. 노사가 합의해 이미 14,000명이 적응해 가고 있는 근무패턴을 통보 하나로 무력화하겠다는 것도 황당하고, 3조 2교대의 ‘야야’가 사고위험이 더 높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도 황당하다. 잇따른 사고의 핵심 원인은 ‘인력부족’인데, 인력은 안 주고 노동자만 때려잡으려고 하는 것도 황당하다.
■ 인력 충원 시급하다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에서도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야야’ 근무를 없애기 위해 4조 2교대로 전환했지만 정부가 인력 충원을 가로막아 한 조당 인원이 3명으로 줄었다. 심지어 한 조에 2명인 조도 있다. 앞으로 LTE-R망(철도통합무선망) 사용까지 시작하면 유지‧보수 업무가 추가될 텐데 현재 인원으로 업무를 어떻게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우리에게 손은 2개뿐이다. 따라서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하려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 단지 보여주기용?
이태원 참사 후 역무원들에게 출퇴근 시간대 ‘질서유지’ 업무가 새롭게 추가됐다. 출퇴근 시간대에 2시간씩 하라고 하는데 너무 형식적이다. 2시간 내내 사람들이 붐비는 것도 아니고, 상행과 하행의 혼잡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영업처에서 파견 나오던 직원들도 이제는 오지 않는다.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위에서 지시만 하니 죄다 보여주기용 대책뿐이다. 이 ‘질서유지’ 업무, 도대체 누굴 위한 건가?
■ 역사에 톱밥이 필요하다!
역사나 열차 안에 토사물이 있을 경우 톱밥으로 덮은 다음 치우면, 보기가 덜 역겨울 뿐만 아니라 수분과 냄새를 흡수해 치울 때 아주 좋다. 깨진 유리도 톱밥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청소 노동자는 물론이고 늦은 시간에 역사 관리를 하는 역무원, 열차 승무원들에게 톱밥은 훌륭한 청소도구다. 그런데 톱밥을 구입하려면 돈이 들어간다며 원청 코레일에서 안 된다고 한다. 하청은 톱밥을 구입할 결정권도 없다고 한다. 톱밥 구입비에도 벌벌 떠는 것이 ‘대한민국의 내일, 코레일’의 현재다.
■ 철도 민영화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결국 철도 시설유지보수 민간위탁을 허용하는 철도법 개악안을 발의했다. 철도 민영화 세력은 철도를 위(열차), 아래(선로)로 쪼개고, 고속철을 코레일과 SR로 나눈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 시설유지보수 업무(약 9,000명)도 코레일에서 떼어내 민간에 위탁하려 한다. 자본가 배 불리는 철도민영화는 주 80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노동개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철도민영화, 노동개악 반대를 내걸고 철도노동자와 다른 산업 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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