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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9호


  • 2025-06-27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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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아이냐 운전이냐 하나만 골라?

수천의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여성 전동차 기관사의 꿈! 열심히 노력해 이 꿈을 이뤘을 땐 정말 좋았다. 그런데 아이 낳고 기르면서 고민이 커졌다. 새벽 5시에 집에서 나올 때, 야근할 때 아이를 어디에 맡기지? 결국 운전 포기하고 스탭으로 간 동료들도 있다. 아이를 친정 엄마나 시어머니한테 맡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언제까지 이래? 계속 운전하고 싶은데 아이 위해 운전 그만둬야 하나? 지하철 9호선엔 일근 다이아가 있다는데 우린 왜 안 되지? 정부는 아이 낳으라고만 하지 잘 키우게 해주진 못하네.

 

[운전] 가끔 지코비가 먹통되면 당혹스럽다

지코비가 과거엔 엉망이었는데 지금은 꽤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오래 운행하다 보면 가끔 먹통이 된다. 그럴 땐 꽤 당혹스럽다. 지코비 안 켜고 운전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문제가 커지니 최대한 빨리 켜야 한다. 그런데 운전하면서 지코비 켜고 사번 입력하는 등 조작하면 위험하다. 사업소가 3월에 작업내규를 일방적으로 바꿨는데, 지코비 먹통 때 사고 나면 사측이 다 책임질 건가?

 

[운전] 여름 오는데 추울까 봐 걱정이다

신형 차량과 달리 구형 차량은 차장님이 열차 전체의 냉방 시설을 조작하는 방식이라 기관사가 운전실 에어컨만 따로 통제할 수 없다. 그런데 에어컨 바람이 바로 머리 위에서 나와서 춥다. 바람의 방향을 돌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시간 넘게 찬바람이 계속 나오면 춥다. 그래서 여름에도 가디건이나 자켓, 토시를 준비해야 한다. 신형 차량보다 구형 차량이 많아서 걱정이다.

 

[열차] 여름 오는데 많이 더울까 봐 걱정이다

우리도 여름에 추울까 봐 걱정이지만 많이 더울까 봐도 걱정이다.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거의 안 나와 아주 더울 때가 종종 있다. 객실 차량의 시~원한 공기라도 시~원하게 들어오면 좋은데 구멍이 너무 작아 덥다. 그러면 짜증난다. 우리가 후진국에 사는 것도 아니고, 20세기에 사는 것도 아니며, 야외 작업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여름 오는 걸 걱정해야 하나?

 

[건축] 설비원 산재 사고

영등포건축지부가 관할하는 분당건축사업소에서 산재가 발생했다. 412일 오후에 사용하지 않는 배전반을 반출하는 과정에서 7~80kg의 배전반이 기울어져 30세 설비원의 허벅지와 협착했다. 이 설비원은 2주 진단을 받았다. 시설노동자보다는 덜할지라도 건축노동자에게도 산재 위험이 꽤 있다. 가령, 전차선 옆에서 에어컨 실외기 작업을 하면 감전 위험이 있다. 건축이든 시설이든 다른 직종이든 올해 아무도 다치지 않길 바란다.

 

[역무] 연차가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연차가 아무리 많더라도 원할 때 쓸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연차를 원하는 날에 맘 편히 쓰려면 현장에 인원이 충분해야 한다. 만약 당장 인원 충원이 어렵다면 기존 인원으로라도 연차를 원활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전엔 초과 근무 제한이 없어 대체자 구하는 것도 수월했고 연차 쓸 때 눈치 볼 필요도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엔 이전 방식이 더 나았는데 왜 그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네트웍스] 승강장 안전 체인, 안전하지 않다

코레일네트웍스 역무원은 스크린도어가 없는 전철역의 부본선 승강장에 출입문 수만큼 많은 고리형의 체인을 설치하고 일일이 빼고 끼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20~30분가량 소요되는 이 작업을 하루 10~15회 하라는 것이다. 21조의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하는 자회사 역무원이 제때에 체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하차 승객은 체인에 걸려 넘어질 수 있어서 더 위험하다. 그래서 코레일네트웍스 지부는 이 지시를 거부하고 체인을 상시 개방했다. 중대재해 처벌법이 발효되자 안전대책이랍시고 내놓고 시키는 원청 코레일이나 시킨다고 하는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이나 모두 생각이 있나?

 

 

현장신문 발간비 모금행사 안내

그동안 우리 현장신문을 읽어주시고, 현장소식을 알려주시고, 주변 동료들에게 읽어보라고 전달해 주시기도 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우리 신문은 노동자를 위해 노동자가 함께 만드는 신문이길 지향합니다. 발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신문 발간일인 511()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구로역 신문 배포 장소에서 모금함을 들고 있겠습니다. 동전 하나, 1000원 한 장도 우리에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