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레바논: 죽음과 폐허


  • 2026-06-06
  • 1 회

 
{이 글은 원래 프랑스 트로츠키주의 그룹 LO의 5월 1일자 신문 기사인데,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했고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겼다.}
 
3월 2일 이른바 ‘휴전’이 선포된 뒤 최소 2,490명이 죽고 7,725명이 다쳤다. 이는 레바논 보건부가 4월 24일 발표한 참혹한 통계로,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군 기반시설”을 파괴한다는 구실로 레바논 남부를 수 주간 폭격하고 포격한 결과다.
 
4월 26일 하루에만 레바논 남부에서 집중 폭격으로 마을 주민 14명이 살해당했다. 나바티예 지역 7개 마을 주민에게 드론으로 대피 명령이 방송되자, 주민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면서 ‘황색 구역’을 빠져나가는 도로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현재 약 600제곱킬로미터(서울특별시 면적과 거의 같다)에 달하는 지역을 이스라엘군이 점령했다. 55개에서 70개에 이르는 마을이 폐허가 됐다. 명목상으론 인근의 이스라엘 마을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레바논을 향한 위협은 레바논 북동부까지 확장돼, 베카 계곡이 폭격받고 있다.
 
대부분 시아파인 이들 지역 주민과 피난처를 찾아 이곳에 온 수천 가구의 난민들은 예고 없이, 또는 예고와 함께 매일 감시 드론과 전투기의 출격 및 폭격에 시달린다. 이들은 공포에 질려 대피할 수밖에 없다. 돌아오려 하거나 떠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집이 폭파되고 농지가 황폐해진 것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국가의 존립’이 달려 있다고 호소하며 가자 지구에서 그랬듯 레바논 남부를 초토화하는 데에도 똑같은 광기를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최근 행사에서 극우 성향 랍비[유대교 성직자]이자 전투화를 신은 예비역 군인을 역겨운 수준으로 언론이 띄워줬고, 그를 상징적 인물로 부각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그의 측근들은 이 파시스트 성향의 종교 지도자를 "사회와 국가를 위해 탁월한 공헌"을 한 모범적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장갑 불도저를 직접 운전하며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 잔해를 허물어뜨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제는 레바논 남부에서도 난동과 파괴를 일삼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항공기, 탱크, 포병의 보호 아래 “일주일에 가옥 50채”를 허물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다. “헤즈볼라가 휴전을 위반했으니 레바논을 강력하게 공격하라”고 네타냐후가 군에 명령한 것 자체가 그를 위한 면죄부가 되고 있다.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의 공격이라는 진부한 구실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 지역 민중에게 강요하는 영구적 전쟁에 맞서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결의를 더 굳게 다지게 할 뿐이다.
 
최근 미국 지도자들과 레바논 총리 간의 합의는 네타냐후에게 "공격에 대한 방어" 목적이라면 무제한 파괴를 자행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강대국들, 특히 최강대국인 미국 제국주의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재점령하고 나아가 아예 합병할 수 있도록 전적인 재량권을 주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이 견뎌야 할 끝없는 전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는 네타냐후가 자신을 보호해 주고 있다고 여전히 믿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6년 5월 4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8호(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