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가 특유의 허세와 호들갑으로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고 선언했을 때, 단기 투기 수익을 노리며 주가를 끌어올린 월가의 대형 투자자들은 환호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트럼프도 그걸 노렸을 것이다.
그러나 월가의 억만장자 투기꾼들을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에겐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설령 트럼프 정권과 이란 정권 사이에 어떤 합의가 이뤄지고, 중동에서 이란을 상대로 벌어진 전쟁이 잠시 멈춘다 해도, 그것은 결국 잠깐의 숨 고르기에 불과할 것이다.
이 야만적인 전쟁이 남긴 결과는 이미 참혹하다. 트럼프는 자신이 "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외치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그가 명령한 전쟁으로 이란과 레바논에서 수백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백만 명이 집을 잃고 쫓겨났고, 이제 돌아갈 집조차 없는 사람이 많다. 미국의 폭탄은 이란의 공장과 제철소 및 다른 생산 인프라를 폭파했다.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은 미국의 이란 공격을 틈타 레바논을 침공했고, 남부 레바논 주민들을 밀어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공급망을 교란시켰다. 필수적인 석유와 가스 공급이 차단되고, 비료와 각종 화학 제품까지 막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자 부족과 가격 폭등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가 중동산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세계 대부분 지역의 농민들은 이 비료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 생산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미 세계 경제 인프라에 가해진 피해는 회복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설령 복구가 가능하더라도, 석유에 의존하는 이 무너진 시스템을 다시 봉합하는 데는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최소 20%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전 세계 자본가들은 시스템의 추가 붕괴를 막으려 하지 않고 이윤 극대화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전 세계는 경제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번 전쟁이 낳은 결과는 앞으로 더 많은 폭발을 불러올 것이다.
전쟁은 자본주의 체제의 정상적인 작동이 낳은 결과다. 그러나 전쟁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그 위기는 다시 더 많은 전쟁을 낳는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위기 상태에 있었다.
이란을 겨냥한 이번 전쟁이 초래한 경제적 피해는 그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따라서 자본가들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다. 결국 전쟁이 더 많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한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은 쉽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다.
오늘날 벌어지는 전쟁의 수는 2차 대전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전쟁의 영향을 받는 국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이미 3차 대전에 들어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 미국 민중도 이미 이란 전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기업들은 전쟁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이윤을 늘리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고 식료품과 각종 물가도 뒤따라 오르고 있다. 정부는 군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삭감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군사 예산을 1조 5천억 달러[약 2,200조 원]로 늘린다면, 그 돈은 결국 민중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에서 빼내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제 젊은 노동자 계급 남성들의 이름을 자동으로 징집 명단에 올리려 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전쟁에서 이들을 총알받이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다음 전쟁에 뛰어들 때,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돈만이 아니라 목숨이 될 것이다. 오늘날의 무기는 바다를 넘어서도 날아오기 때문에,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세계의 자본주의 지도자들과 그들의 정치적 대변인들은 자본주의적 이윤을 위해 우리의 목숨을 기꺼이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전쟁의 광기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이 나라와 전 세계 노동자 계급에게 있다.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들의 전쟁과 자신들의 생활 수준에 대한 공격에 대응하기 시작할 때, 노동자 계급은 자기 힘을 느낄 수 있다. 그 속에서 이 미친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조직할 가능성이 열리며,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위한 체제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현장신문 1면 사설, 2026년 4월 20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