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런던 지하철 파업 노동자들의 요구는 우리 모두를 대변한다!


  • 2025-10-16
  • 8 회


photo_2025-10-09_08-41-19.jpg

※ 사진 설명: 지하철 파업 때문에 많은 런던 시민이 다른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했다.


정치에서 일주일은 긴 시간이다. 그리고 지난 한 주간은 많은 일이 일어났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다시 무너졌다.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예산을 긴축하고 부자에 대한 징세를 거부했기 때문이다.[프랑스 바이루 정부가 연금·의료 등 사회·건강 관련 지출을 삭감하고 약 3000개의 공무원 일자리를 감축하며 공휴일 2일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으로 내년도 긴축 예산안을 발표해, 9월 8일 하원이 정부 불신임을 결정했다.(옮긴이)]


여기 영국에서는 부총리였던 안젤라 레이너가 사퇴해야 했다. 그녀가 자신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고 그녀의 세 번째 집에 인지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사퇴하기 전 주택 장관이기도 했다).


한편 당대회 시즌이 시작되면서[영국에선 매년 가을에 각 정당이 연례 당대회를 개최한다.], 나이젤 패라지[극우 영국개혁당의 당수]가 영국개혁당을 친기업·친사용자 정당이라고 당당히 말했고(적어도 이번엔 솔직했다), 영국노총(TUC)은 레이너 부총리가 물러나 "고용권리법이 더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치 그것이 약해지지 않은 듯 말이다.


일부 정치인과 극우 선동가들이 보트 난민과 임시숙소 거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노동당 장관들마저 그들을 따라가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아는 명백한 사실이 있다. 노쇠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나온 뿌리 깊은 경제·사회 문제들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황폐해진 가자지구, 그리고 그 밖의 지역에서 훨씬 더 크고 절망적인 문제들을 피해 달아난 난민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지금 노동자들은 계속 오르는 물가, 나빠지는 노동조건, 그리고 국민건강보험(NHS) 등 공공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주 철도해상교통노조(RMT 노조)가 선언한 런던 지하철 파업은 당연하게도 완전히 정당하다. 사실 노동계급의 다른 분야 노동자들도 모두 그들과 손잡는 것이 좋고, 그래야 하는 이유도 똑같다. 지난달 소매물가지수가 4.8%를 넘어섰는데 사측이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3.4% 인상안을 제시한 것을 지하철 노동자들은 거부하고, ‘인플레이션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더 짧은 노동시간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주 32시간 노동도 요구한다!


때가 됐다!


노동자들이 알고 있듯, 어떤 산업이나 서비스에서든 그들의 탐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장들의 ‘술책’은 임금과 인력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것은 노동자에게 거의 감당할 수 없는 노동조건을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초과근무가 사실상 의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측이 초과근무를 지시하면 노동자들은 따라야 한다. 그렇기에 오늘날 12시간이나 그 이상 일하는 것이 다시 ‘일상’이 되고 있다. 계약서에 그렇게 명시돼 있기 때문이든, 아니면 낮은 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같은 직장에서 연장근무를 하거나 투잡, 쓰리잡을 하기 때문이든 말이다.


국민건강보험(NHS)엔 이론상으로 12만 개의 결원이 있다. 하지만 NHS 운영기관 관리자들은 이런 결원을 계속 방치하고 있다! 예산 부족을 탓하면서, 그들은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다른 직원들이 초과근무를 통해 공백을 메우길 기대한다 - 그렇다! 이미 너무나도 길고 ‘일상적인’ 12시간 교대근무를 초과해서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매우 분명하게, 그것은 안전하지도 건강에 좋지도 않다. 이는 필수 공공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냉소적인 구두쇠들도 아는 것이다!


장시간의 연속적인 노동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더 나쁜 것은, 수년 동안 일부 노조 간부가 12시간 ‘144’ 교대제를 ‘특혜’라고 얘기해 왔다는 것이다. 144 교대제[4일 연속 12시간 근무 후 4일 연속 휴무하는 패턴으로 보인다(옮긴이)]는 한 주기당 4일의 휴무를 허용한다는 구실로 말이다. 빼앗긴 잠을 회복하기 위해 최소 이틀의 휴무일을 잃는다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교대제는 12시간의 야간 교대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건강 전문가들은 적어도 50년 동안, 특히 6시간 이상의 연속 야근이 끼치는 해로운 영향에 관한 연구를 발표해 왔다!


어떻게 그렇게 긴 교대근무가 표준이 됐을까? 어떻게 노조 지도자들이 예외 없이 그 내용에 서명했을까? 그 결과 오늘날 수많은 대중교통 회사(지하철이든, 버스든, 트램이든, 철도든)에서 과로에 시달리는 직원이 실수할 위험에 노동자와 승객들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그리고, 개별 노동자들은 그 결과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사고에 대해 자신의 목숨이나 감옥살이로 대가를 치른다.


그런데도, 필수 서비스 분야의 사장들은 일자리와 노동 조건을 악화시켜 인건비를 계속 삭감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괜찮은 정규직 숙련 일자리나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해 청년실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상황은 아예 무시하고 있다!


몇 년 전, 자동차 산업의 유나이트(UNITE) 노조 간부들은 12시간-144 교대근무를 홍보했는데, 그들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 근무제가 영국 대거넘에 있던 포드 공장에서 추가 근무조 전체에 드는 인건비를 절감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노동자들을 과도한 착취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자기 역할인 ‘노조’들은 야간 교대와 긴 노동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알면서도, 실제로는 과도한 착취를 홍보했다.


오늘날 누가 그렇게 장시간 일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물론, 노동시간이 30시간이나 32시간으로 줄어든다면, 우리에겐 더 높은 시급이 필요하다(임금 체제 자체를 바꾸기 전까지는!). 모 아니면 도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공을 굴리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골대에 공을 차 넣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출처: 영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워커스 파이트 현장신문 1면 사설, 2025년 9월 10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0호, 2025년 9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