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전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의 임기는 2025년 1월 20일부터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 강간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이자 두 번이나 탄핵된 대통령이 어떻게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 해답은 자본주의 정치의 본질 자체에 있을지도 모른다.
우선, 트럼프는 새로운 유권자가 급증해 승리한 것이 아니다. 그는 4년 전과 거의 똑같은 표를 얻었다. 지난 선거와 이번 선거의 차이점은 해리스가 4년 전 바이든보다 훨씬 적은 표를 얻었다는 점이다. 각 주마다 그런 차이가 나타났다. 이전의 바이든 유권자들은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았거나 아예 투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지난 4년 동안 노동자들이 직면한 모든 문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수십 년에 걸친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 하락에 이어 식료품, 연료, 주택 가격이 폭등하는 물가 상승이 가속화됐다. 인프라가 무너지고, 의료 시스템이 황폐해졌다.
임금은 물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런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 악화는 해리스 캠페인에서 사실상 무시됐다. 오히려 자신들이 더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경제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게다가 지난 4년간의 바이든 외교 정책은 인권 재앙과 더 큰 전쟁의 위협을 낳았다. 이스라엘은 작년에만 가자지구에서 43,000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했으며 주택, 거리, 다리, 기업 및 공공시설 등 가자지구의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했다. 주민들은 폐허가 된 지역으로 연이어 대피하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전쟁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의 “과잉 행동”을 질책하는 척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무기와 기타 원조를 계속 보내고 있다.
해리스의 캠페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선전하는 동시에 가자지구의 인명 손실을 ‘슬퍼’하고 향후 더 나은 상황을 약속하는 등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려고 노력했다. 유권자들이 정책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은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고 미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있다. 얼마나 더 있을까?
사람들은 지쳤다. 그리고 그들은 지친 마음을 반영해 투표했다.
그렇다, 트럼프 유권자들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투표했다. 트럼프는 4년 전의 득표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해리스의 득표율은 4년 전 바이든의 득표율보다 크게 떨어졌다. 분명한 변화는 4년 전 민주당에 의존했던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민주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 소수자,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반동적 공격을 받아들이는 유권자들이 있다. 여성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 유권자들도 있다. 하지만 지쳐서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가 훨씬 더 많다.
좋든 싫든, 트럼프는 항상 민주당과 공화당 두 후보가 출마하는 시스템에서 '변화'의 후보로 여겨졌다. 그 시스템에서 노동자 계급의 대표자는 없었다. 늘 그렇듯이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악 중 덜 나쁜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집권 정당을 물리치기 위해 투표했다.
트럼프에겐 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없다. 그는 민주당원들이 그랬던 것처럼 억만장자 계층의 대표자다.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이전 행정부가 우리 목구멍에 강요했던 것과 같은 쓴 스튜를 제공할 것이다.
트럼프가 우리의 처지를 개선해 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에게 투표한 사람들은 매우 실망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유일한 탈출구는 억만장자 계급을 막고 지배 엘리트와 그 정부의 공격에 맞서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는 우리 자신의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뿐이다.
거리와 현장에서 우리가 가진 수단으로 노동자로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워야 한다. 현장에서 우리는 모든 걸 멈출 수 있고, 자본가들한테 빼앗긴 것을 되찾아올 수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그것이 우리가 가진 힘이고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11월 11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