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단체 LO의 주간지 10월 24일자(2934호)를 미국 스파크가 영어로 번역한 다음,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미국 대선 캠페인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도널드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가 몇몇 주요 주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두 후보한테서 나오는 막말이 유권자를 깨우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흑인은 멍청하다는 인종차별적 편견을 은근히 드러내며 라이벌[카말라 해리스는 흑인이다]에 대해 '정신적 결함'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는 또한 최근 한 집회에서 해리스를 “똥 부통령”이라고 부른 후 사망한 골프 선수의 성기 크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 해리스는 트럼프에 대해 “잔인하고 불안정하며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했다.
그만큼 대선 토론이 저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대선이 세계의 미래에 결정적이라고 보는 논평가들은 다음 백악관 주인이 추구할 정책은 선거 유세에서 한 말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정보를 접한 많은 노동자는 무엇보다도 다른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세우든 반대표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이며, 국회의사당 공격에서 이미 보았듯이 선거뿐만 아니라 폭동을 일으킬 수 있는 극우파를 끌어들이는 등 트럼프를 거부해야 할 이유는 많다. 그런데 왜 일부 노동자는 사람들을 해고하는 사장들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고임금 일자리를 약속할 배짱을 가진 이 억만장자에게 투표할 준비가 돼 있을까?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으로 생활 수준이 심각하게 낮아진 많은 임금 노동자의 분노와 관련이 있다.
조 바이든과 그의 부통령 해리스는 실질 임금을 낮추고 점점 더 많은 노동자 계급 가정이 주택, 의료, 교육, 심지어 식량을 구할 수 없게 만드는 경제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와중에도 억만장자들은 엄청난 부를 쌓았다.
버니 샌더스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같은 민주당 좌파 대표들과 노조 지도자들은 카말라 해리스를 “노동자 계급을 위한 투사”로 묘사하며 그녀를 지지하고 있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기에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카말라 해리스는 자신이 '자본가'라고 주장하고 월스트리트 금융가나 트럼프에 적대적인 공화당원들을 향후 정부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해 이들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 따라서 해리스는 공공연하게 노동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트럼프가 자신을 노동자들의 대변자로 내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해리스가 멕시코 국경의 장벽을 확장해 이민과 싸우겠다고 약속하거나 중동에서 유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연대를 표명하는 것은 트럼프와 자신을 같은 정치적 지형에 두는 것이다.
실제로 워싱턴에서 추진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아니라 미국 자본주의의 거대한 재산가들이다. 억만장자 중 가장 부유한 일론 머스크는 혼자서 트럼프 선거운동에 7,500만 달러[약 1,049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해리스도 이에 뒤지지 않고 많은 거대 자본가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금했다. 이 자본가들은 이런 후원금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잘 안다. 그들은 누구를 선출하든 자신들을 위해 헌신할 대통령을 원한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10월 28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