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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시리아: 독재자의 몰락


  • 2025-03-06
  • 306 회


{이 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단체 LO의 기관지 <노동자 투쟁>의 12월 13일자 2941호 기사를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한 것을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    ] 안에 옮긴이 주를 달았다.}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의 후신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민병대가 이끄는 연합군은 열흘 만에 다마스쿠스[시리아의 수도]를 점령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 독재자는 러시아로 피신했다. 정권이 무너진 속도를 보면, 이 정권이 지지를 다 잃었음을 알 수 있다. 외부적으로는 지역 동맹인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란 파스다란이 1년 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으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내부적으로는 국민들이 박탈감에 지쳐 있었고, 정권의 군부와 간부들은 정권을 포기한 상태였다.


많은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흐메드 알 샤라(가명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가 이끄는 HTS는 더 이상 지하디스트가 아니라고 모든 곳에서 반복하고 있으며[과격한 급진주의자가 아니라는 뜻] 많은 주민을 해방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몇 시간 만에 전기와 전화망이 복구되고 마을에 식량이 배급됐다.


무엇보다도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정권의 사악한 감옥으로 향하는 수천 가족의 모습이었다. 다마스쿠스 인근의 세드나야 감옥은 정권의 야만성을 상징하는 곳으로, 수만 명의 반대자들이 고문당하고 좁은 방에 갇히고 대부분이 처형돼 '인간 도살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일부 생존자는 20년 또는 30년 수감 끝에 석방됐다.


튀르키예, 레바논, 요르단 및 기타 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수백만 시리아 난민이 독재자의 몰락을 축하했다. 난민 캠프에서 살면서 망명 생활에 따른 실업과 정치인들의 외국인 혐오로 고통받았던 많은 사람이 귀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아사드 정권을 전복시킨 HTS의 지도자 알-졸라니는 오랫동안 이 일을 준비해 왔으며, 자신을 합리적인 이슬람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그는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이라크에서 특히 미군의 포로수용소에서 모든 지하드 지도자와 친구로 사귀면서 경험을 쌓았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시 주변 지역에서 자신의 HTS 민병대가 자리 잡자, 그는 수년에 걸쳐 이슬람국가(당시 알카에다)와 점차 거리를 뒀다. 다양한 반군 세력이 튀르키예의 보호 아래 뭉쳐 있던 이 지역에서 알-졸라니는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튀르키예와 가까운 이 지역의 이점을 살려 무역과 병원을 비롯한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복구하는 민간 정부를 세웠다. 그의 '구원의 정부'가 시위대를 진압하고 반대파를 투옥하며 종교 경찰을 세웠는데도, 이 지역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은 그의 공로다. 그리고 그는 지하드 민병대원들의 억누르려는 열정을 완화하고 세속적인 반대파를 자신의 대열에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는 튀르키예로부터도 도움을 받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심지어 이스라엘과도 접촉을 쌓았다.


미국 관리들은 알-졸라니를 여전히 '테러리스트'로 분류하고 있고, 그를 여전히 감시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염을 다듬고 군복을 벗은 그는 이제 소수 민족을 존중하는 통일 시리아의 옹호자로 나서려 하고 있다. 그는 무너진 정권의 총리와 이들리브 정부 수반인 모하메드 알 바시르 사이의 권력 이양을 조직했다. 그는 아사드의 바트당 출신 전직 장관들과 함께 과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카타르를 본뜬 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주장한다. 그러나 시리아 국민이 알-졸라니의 약속을 믿는 건 옳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는 13년간의 내전으로 황폐해졌다. 시리아는 여전히 경쟁하는 정치-군사 기구가 관리하는 영토로 나뉘어져 있으며, 경쟁 지역 강대국의 후원을 받아 누가 승리할지 결정하기 위한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다마스쿠스 함락 이후 튀르키예는 쿠르드족을 겨냥해 북부에 개입했고, 미국은 이슬람국가 잔당을 폭격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지역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가능한 한 많은 시리아 군사 기지를 파괴하고 있으며, 국경을 넘어 탱크를 이동시키고 있다.


아사드의 독재 체제가 똑같은 수단에 의지하는 반동적인 이슬람주의자들에게 빠르게 자리를 내줄 위험과 함께 내전 그리고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쟁이 재개될 위험이 많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12월 16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