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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사설] 취임하는 트럼프: 또 하나의 부르주아 정치인일 뿐


  • 2025-03-06
  • 3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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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트럼프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이 신문이 인쇄될 때쯤이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있을 것이다. 그는 이번에 (비연속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많은 민주당 당원과 자유주의자에게 최악의 상황이다. 그들에겐 마치 히틀러의 재림, 심지어 악마의 재림으로도 인식된다.


한편, 많은 트럼프 지지자는 그가 기적을 일으켜 주기를 기대한다. 전 세계의 전쟁을 끝내고, 물가를 단번에 낮추며, 절실히 필요한 제조업 일자리를 되살려 주길 바란다. 심지어 뭔가 좀 나아지길 바란 많은 노동자도 그가 당선돼 식료품 가격을 낮추길 바랐다.


그러나 사실 트럼프는 자신이 내뱉은 온갖 과장과 자랑, 화려한 선언과 달리 백악관을 점거한 최신 부르주아 정치인일 뿐이다. 이 역할은 ‘건국의 아버지들’ 즉, 자본가 계급이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그들의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트럼프는 통제할 수 없는 폭탄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는 자기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고, 그들을 섬길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은 그의 정치적 친구들을 관찰하면 분명히 드러난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메타(페이스북) CEO],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립자] 같은 “테크 브라더스”가 트럼프한테 환심을 사려 하고 있다. 게다가 그의 취임 기금인 1억 5천만 달러[약 2,157억 원] 이상의 기부금 중에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약 14억 원] 단위의 기부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기부는 단순히 선의나 친목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트럼프가 무슨 일을 하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것을 알기에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노동자 계급에게 한 약속에 대해선 취임하기도 전에 재빨리 발을 빼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이 가장 바라는 식료품 가격 인하는 갑자기 “매우 어려운 일”로 변해버렸다.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 오히려 그는 더 많은 전쟁의 위협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는 그 이전의 어떤 대통령과도 다르지 않다. 바이든도, 오바마도, 부시도, 클린턴도 마찬가지다. 오바마는 “희망과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변화시켰는가? 그는 은행을 구제했고, 수십억 달러를 금융 시스템에 투입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가 집을 잃도록 내버려뒀다. 바이든은 스스로를 “역사상 가장 친노동적인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그가 몇 분 동안 UAW(전미자동차노조) 파업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강제로 끝내버렸다.


그리고 민주당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트럼프를 ‘민주주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실제론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하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첫 번째 재임 기간에 제정한 많은 정책과 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지지한 것은 트럼프가 했던 것보다 나을 것이 전혀 없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그들이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결코 노동자 계급의 편이 아니다. 지금까지 계속 그랬다.


트럼프가 매우 잘하는 것은 바로 ‘정신이 하나도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그의 동료 자본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국경의 이민자를 우리의 ‘적’으로 지목하든, 체제의 ‘정상적’ 작동방식을 보호하는 데 관심이 있는 자유주의적 언론 매체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미친 발언을 하든 말이다. 우리는 “그와 함께” 격분하거나 “그에 반대해” 격분하도록 유도된다. 얼마나 유용한 정신 산만 술책인가! 특히 노동자 계급의 구성원들이 각자 양쪽에 서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서로를 비난하게 된다면 더욱 그렇다.

 

아니다, 노동자들은 단결해야 한다. 트럼프에만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우리 앞에 내놓는 모든 정치인에 맞서 노동자들은 단결해야 한다.


수필가이자 정치 평론가인 H. L. 멘켄은 약 100년 전 이렇게 말했다. “실제 정치의 전반적인 목적은 대중을 끊임없이 불안에 떨게 만들어 (따라서 안전으로 이끌어주길 열망하게 하며), 끝없이 상상 속 허깨비들을 만들어 위협하는 것이다.” 부르주아 정치인인 도널드 트럼프는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나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나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한편, 노동자들이 정신이 산만해지며 서로를 탓할수록, 트럼프는 동료 정치인들 및 그들이 섬기는 자본가들과 함께 뒤통수를 치며 우리를 희생시킬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유일한 답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이 당선되든 근본적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신, 우리 자신만의 정당, 우리 자신만의 정치적 힘을 조직해야 한다. 노동자 계급이 정치 무대에 자신들의 이름으로 등장하고,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우리 힘을 사용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1월 20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