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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젤렌스키, 국제주의자들을 공격하다


  • 2025-06-26
  • 172 회

{이 글은 프랑스 트로츠키주의 그룹 LO(Lutte Ouvrière, 노동자투쟁)의 주간 신문 2월 7일자(2949호) 기사를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한 다음,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키이우, 드니프로, 오데사, 폴타바, 하르키우 지역에서 "특별 작전"을 수행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반란 운동”과 “병사 위원회”를 조직해 징집된 병사들과 징집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집단적인 전투 거부를 선동하려 했던 인물들을 체포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산주의 및 국제주의 사상을 옹호하는 극좌 단체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노동자 전선(RFU) 소속의 활동가 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조사관들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정부를 위해 “정부에 맞서 일어나 무기를 내려놓자”고 대중에게 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안국은 이들이 징집 대상자들에게 입대를 거부하도록 선동하고, 군인들에게 지휘부의 명령을 수행하지 말고 탈영하라고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체포된 이들은 20세에서 32세 사이의 젊은이들로, 일부는 수감됐으며, 일부는 전자 감시를 받으며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주장과 달리, 이들이 우크라이나 노동자 전선 소속인지는 확실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전쟁 반대 여론이 국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기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젤렌스키에게, 우크라이나군이 거의 매일 전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후퇴하며 진지를 러시아군에게 내어주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키이우의 안나”로 불리는 제155 기계화여단이다. 이 부대는 가장 치열한 격전지인 포크롭스크에 배치됐으며, 최신 전투 장비를 갖춘 2,0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병력 대부분은 프랑스에서 훈련을 받은 병사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훈련을 마친 후 우크라이나로 복귀하지 않은 병사들과 전장에서 싸우기를 거부한 병사들 때문에 부대의 절반 이상이 이탈한 상태로 드러났다. 


이대로라면, 몇 주간 휴전 가능성을 논의하는 협상에만 매달린 젤렌스키가 푸틴과 협상할 카드가 거의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설사 트럼프가 더 이상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지 않고, 젤렌스키를 압박하지 않더라도, 전쟁이 계속되고 양측(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공포, 죽음, 파괴가 이어진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에도 결코 좋지 않을 것이다. 나토(NATO)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넘치게 지원할 수는 있지만, 그 무기를 사용할 병력을 찾아야 하므로, 전쟁의 장기화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더욱 약해지고 있다. 그리고 병사들이 전투에 참여하려면, 적어도 대중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젤렌스키는 체면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그는 전쟁이 계속되는 3년 동안 사용하고 남용해 온 속임수로, 일련의 장군들을 해임했다[군 수뇌부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 것]. 그러나 젤렌스키 본인조차도 대중이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그 장군들에게 물을 것이라고 거의 믿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내부의 적’을 공격하고 있다. 그 희생양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노동자 전선이다. 이 단체는 2022년 2월 말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전쟁에서 어느 쪽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승리하든, 노동자 계급은 결코 얻을 것이 없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3월 17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