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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빈센트 친을 잊지 말자


  • 2025-06-26
  • 1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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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UAW(미국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를 지지하고 있다. 이것은 그와 다른 노조 지도자들이 사실상 여기 미국 노동자들에게 멕시코나 캐나다 같은 다른 국가의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미국 노동자들을 타국 노동자들에게 대항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경제 위기의 책임은 바로 자국 자본가들에게 있다는 현실로부터 다른 곳으로 노동자들의 주의를 돌리게 하는 것인데 이것도 새롭지 않다.


오늘날에는 멕시코 노동자와 캐나다 노동자가 일자리를 두고 미국 노동자와 경쟁하는 것처럼 다뤄진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의 경기 침체 동안, 표적은 일본 노동자들이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량을 수입하는 것이 공장 폐쇄, 대량 해고, 임금 및 복지 삭감의 원인이라고 들었다. 노동자들은 일본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노골적인 말을 들었다.


언론, 정치인, 기업, 그리고 UAW 지도자들은 이런 거짓말을 되풀이했다. 존 딩겔부터 칼 레빈까지 잘 알려진 민주당 정치인들도 이 일본 때리기에 동참했다—딩겔은 자동차 산업의 문제를 "작은 황인종들" 탓으로 돌렸고, 레빈은 "우리는 일본인들한테 총격당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심지어 그들을 'Japs'(일본인 비하 단어)라고 부르기도 했다.(PBS 유튜브에서 스트리밍 중인 다큐멘터리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를 보라.[이 다큐는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틴 초이(최명혜) 감독이 1989년에 만든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한 바 있다.]


하지만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일부 노조 간부는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노동자들이 일본 자동차를 망치로 파괴하는 퍼포먼스까지 기획했다. UAW는 인종차별적인 범퍼 스티커도 배포했다.


이처럼 빈센트 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 씨앗이 뿌려졌다. 두 남자가 범죄를 저질렀다. 한 명은 크라이슬러 공장 감독자이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의붓아들인데, 이 아들은 해고된 UAW 크라이슬러 노동자였다. 그들은 그런 거짓말[일본 노동자가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뺐고 있다는 말]에 따라 행동했다.


거의 43년 전, 중국계 미국인 청년 빈센트 친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내의 도시 하이랜드 파크의 한 바에서 친구들과 총각 파티[결혼을 앞둔 남성이 독신 생활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하는 파티]를 하던 중 이 두 남자에게 처음으로 폭언을 들었다. 그들은 친이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너희 같은 작은 망할 놈들 때문에 우리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소리쳤다. 충돌은 근처 맥도날드로 번졌고, 거기서 두 남자는 야구 방망이로 친을 계속 폭행했다. 친은 나흘 후 사망했다.


그리고 이 린치 행위에 대해, 두 남자는 3,000달러[약 42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3년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감옥에 가지 않았다.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을까? 그렇다, 두 남자가 그를 붙잡고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일본 때리기를 조장한 노조, 언론, 기업, 그리고 법원을 포함한 정부도 당시에 죄를 저질렀고,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4월 28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6호, 2025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