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 만능’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네팔 대홍수
지난달 26일,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1,385명이 죽고 5,130명이 실종됐다(9월 11일 네팔 외교부 기준). 이 거대한 자연재해는 왜 발생했을까? 이번 재난은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고산지대에서 빙하와 암석이 대규모로 붕괴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얼음과 암석, 토사가 계곡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강을 일시적으로 막았고, 이후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방출되면서 거대한 토석류와 홍수가 하류를 덮쳤다. 즉, 빙하와 암석의 붕괴, 하천의 일시적인 차단과 급격한 방출이 결합된 복합적인 재난이었다.
하지만 이런 고산지대의 빙하와 지반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다. 히말라야 지역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줄어들고, 영구동토층이 약해지면서 빙하호 범람이나 빙하·암석 붕괴와 같은 재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런 재난은 마치 예상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지구온난화로 빙하와 고산지대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한국에서도 히말라야 빙하 재난의 위험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2014년에 제작됐다.
더구나 이번 재난 지역에선 지난해에도 비슷한 재난이 발생했다. 2025년 7월에는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 빙하호가 갑자기 붕괴하면서 홍수가 발생했고, 네팔에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다.
이처럼 재난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했다. 빙하와 빙하호를 감시하고 위험지역에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이미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한 자원과 투자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투자는 이윤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사회에선 불필요한 분야라도 이윤이 예상되면 과잉투자가 이뤄지고, 반대로 아무리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라도 이윤의 발생이 불확실하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투자조차 이윤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지난 270여 년간 CO₂의 누적 배출량은 미국이 약 4,350억 톤으로 1위, 중국이 약 2,850억 톤으로 2위였다. 네팔(약 2억 3천만 톤)보다 각각 1,900배, 1,200배나 많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대량생산과 화석연료의 대규모 사용을 통해 막대한 이윤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환경 파괴의 비용은 생산에 참여한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네팔 같은 기후취약국의 주민들에게 떠넘겨진다. 이윤은 소수 자본가가 사유화하지만, 재난은 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사회화하는 것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2호, 2026년 9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