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인공지능


  • 2026-10-07
  • 2 회

{다음은 8월 9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스파크 축제의 과학 발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운전자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 등 오늘날 존재하는 이런 기술적 진보는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줄여서 AI라고 불린다.
 
우리 역시 우리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일상생활에 AI를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AI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가격만이 AI의 단점은 아니다. 전국,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AI가 자신들의 지역 사회에 가져온 또 다른 문제, 즉 '데이터 센터'를 알게 됐다.
 
거대한 데이터 센터—그리고 이것을 향한 항의 시위
 
AI에 필요한 모든 메모리를 수용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기업)들은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미국 전역에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2,500개의 데이터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그중 다수는 규모가 매우 크고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테네시주의 멤피스 인근에 있는 xAI의 '콜로서스 2'는 미국 평균 약 80만 가구가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전력을 소비한다. 이처럼 이들 데이터 센터는 이미 많은 전력을 먹어 치우고 있는데, 기술 산업계는 향후 몇 년 동안 미국 내 데이터 센터 용량을 8배 더 늘릴 계획이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인근 주민들의 전기 요금도 함께 상승한다. 전력 회사들은 빅테크 기업들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면 계약을 맺고, 나머지 고객들의 요금은 대폭 인상한다. 일반 가구는 더 높은 전기 요금 청구서를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기존 전력망이 용량을 초과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정전의 위험에도 직면하게 된다.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이 거대한 데이터 센터들은 엄청난 양의 물과 큰 소음을 내는 거대한 환풍기를 사용한다. 데이터 센터는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끊임없이 웅웅거리는 환풍기 소음을 24시간 내내 참고 견뎌야만 한다.
 
요컨대,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 센터는 인근 주민들의 삶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가만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지역 사회 전체가 들고 일어났다.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동네에 데이터 센터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시위를 벌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장들, AI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다
 
문제는 기술 산업계가 AI 기술을 설정해 온 방식이다. 이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처음에 이른바 '지능형 기계'를 만들고자 했을 때 염두에 뒀던 방향이 아니다. 그들의 생각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분류하고 처리하는 방식과 같은 효율성을 컴퓨터에 부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간 사고의 규칙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성공이 곧바로 보장되지는 않는 힘든 작업이다. 거대 자본가들이 돈을 투자하지 않으려 하는 종류의 연구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들은 단기적인 이윤을 원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AI 접근법은 인간 사고의 규칙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컴퓨터에 수백만 개의 예시를 주고, 컴퓨터가 그중에서 선택해 텍스트, 이미지, 혹은 음성을 구성하도록 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2살짜리 아이는 평균적으로 하마 사진 두 장만 봐도 다음번에 하마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발견했다. 반면 오늘날의 AI 모델은 이를 위해 200만 장의 하마 사진이 필요하다.) 언어, 이미지, 또는 음악을 인식하고 생성할 때 더 큰 AI 프로그램이 작은 프로그램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막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정보는 어딘가에 저장해야 하므로, 기술 기업들은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짓는다. 또한 컴퓨터는 그 정보에 아주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덕분에, 그리고 컴퓨터의 작업 속도가 매우 빠르기에 오늘날 그것이 가능하다. 오늘날의 AI 프로그램이 마치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는 글을 쓰고, 얼굴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이미지를 인식하며, 음악을 작곡하는 등, 요컨대 인간의 뇌가 하는 모든 종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AI 프로그램이 인간의 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AI에는 인간의 뇌가 가진 창의성이 없다. AI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인간이 만들어 낸 것들의 파편을 짜 맞추고 있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AI 프로그램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AI는 수백만 개의 정보를 훑어봐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메모리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 프로그램이 지난 6년간 6배 커진 것으로 추정한다. (챗GPT와 클로드의 실제 크기는 기밀이다.)
 
요컨대, AI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작은 프로그램보다 나은 성능을 내기 위해 단순히 더 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어쩌면 10기가와트의 연산 능력이 있다면, AI가 암 치료법을 알아낼지도 모른다." 챗GPT를 만드는 기업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한 이 말은 거대 자본가들의 막무가내식 물량 공세 접근법을 잘 요약해 준다. 이것이 샘 올트먼 같은 AI 자본가들이 사람들에게 온갖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하지만 억만장자들에게 중요한 건 AI 열풍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이윤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들은 돈을 챙겨 다음 벤처 사업으로 떠날 것이다.
 
기술은 변하지만, 착취는 계속된다
 
억만장자들이 지배하는 가운데, 과대포장된 AI의 미래지향적 이미지 이면에는 적나라한 착취가 존재한다. 기술 기업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 구내식당 직원, 경비원, 청소부, 운전기사들은 생존을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당 급여가 비교적 높은 컴퓨터 엔지니어들조차 자본가들의 이윤 추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고숙련 일자리의 대부분은 정규직이 아니며 안정된 고용을 제공하지 않는다.
 
AI 자체가 기능하려면 많은 인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컴퓨터, 전화기, 네트워크, 대규모 데이터 저장 시설 등 물리적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전자 기기에는 수천 톤의 구리, 주석, 콜탄 및 다양한 희토류 금속이 들어간다. 이 금속들은 콩고에서 채굴될 수도 있고, 컴퓨터 부품은 중국, 방글라데시, 또는 다른 곳에서 가공되거나 조립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노동자들이 어디에 있든 끔찍한 환경에서 고된 노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AI가 수많은 얼굴 중에서 특정 얼굴을 인식하거나 MRI 스캔에서 특정 이미지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입력받아야 한다. 이 초기 AI 훈련은 노동자들이 맡는데, 이들의 임무는 수천 장의 사진에서 식별할 이미지에 동그라미를 치고 클릭해 확인하는 것이다. 한 번 클릭할 때마다 몇 센트씩을 받는 이 노동자들은 개인용 컴퓨터나 대여한 컴퓨터로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며 보통 한 달에 몇백 달러[몇십만 원]밖에 벌지 못한다.
 
인터넷은 이토록 보상 없는 일들이 전 세계로 외주화될 수 있게 해준다. 거대 기술 기업들은 이를 수많은 회사에 하청으로 넘기고, '클릭 노예'로 알려진 이 새로운 범주의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착취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척한다.
 
그러는 사이, 빅테크 기업들의 금고에는 엄청난 이윤이 쏟아져 들어온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2025년 한 해에만 777억 달러[약 107조 원]의 순이익, 즉 세후 이익을 냈다. 인터넷과 함께 디지털 기술 및 컴퓨팅의 발전은 아마존의 이윤을 부풀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AI 프로그램을 또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아마존은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체계화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한다. 아마존의 주문품 집품 작업자(order pickers)들은 어떤 물건을 가져와야 할지 알려주는 작은 휴대용 기기인 스캐너를 통해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다.
 
이 스캐너들은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추적하고 각 행동의 시간을 측정하며 화장실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질책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토록 가혹하고 극도로 스트레스가 많은 노동 환경은 끔찍하게 낮은 최저 수준의 임금과 결합돼 있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기술 산업 전반이 그렇다.
 
로봇과 AI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이 개탄스럽지만, 요즘 쏟아지는 소식 속에서 노동자들이 마주하는 우울한 전망이 하나 더 있다. 대기업들이 해고를 발표하면서 그 책임을 AI 탓으로 돌리면, 언론의 논평가들은 앵무새처럼 경영진의 말을 빠르게 따라 한다. 그들은 AI와 자동화가 노동자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 신속하고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게 해 생산 시간을 단축하는 기계를 도입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시작부터 존재해 온 특징이었다. 그렇다. 자동화는 특정 공장 노동자나 슈퍼마켓 계산원의 일자리와 같은 일부 일자리를 없애왔다. 그러나 이 사실이 더 큰 그림을 가려서는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에서조차 저임금 노동자들이 여전히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항상 더 큰 이윤에만 집중한다. 로봇과 AI에 관한 그들의 좌우명은 "임금이 낮을수록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AI의 도입이 공장 노동자보다 회계사, 재무 분석가, 은행 또는 보험사 직원과 같은 숙련되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결국 오늘날 일자리 감소의 주요 원인은 자동화가 아니라, 오히려 경제 위기, 경기 침체 상황에서 착취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이 잘 알고 있듯이, 로봇이나 AI의 도입 없이도 공장 폐쇄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는지 보라.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공장 폐쇄를 결정한다. 일부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새로운 자동차 모델 같은) 다른 제품의 생산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기도 하고, 임금이 더 낮은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도 한다. 더 적은 수의 노동자로 같은 양의 일을 끝내기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작업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이유가 있다.
 
기업은 AI가 있든 없든, 자동화가 더 많이 되든 덜 되든 일자리를 없애며, 그 이유는 언제나 동일하다. 바로 이윤을 늘리기 위해서다.
 
기술은 우리 모두에게 이로워야 한다
 
기술의 진보는 그것이 AI와 관련돼 있든 아니든 매우 유용할 수 있다. 그것을 감당할 여유가 있는 일부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말이다. 그런 발명품들은 노동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여성들을 수 시간의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켜 준 세탁기처럼 말이다. 물론 이것은 그 당시에도 새로운 기계를 살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였다.
 
고급 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은 로봇을 동원해 위험하거나 지루한 작업을 처리해내고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노동자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다. 사회 전체 차원에서 볼 때, 이런 기술적 진보는 우리가 지역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기존 자원과 모든 사람의 필요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런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상품의 생산, 운송, 분배를 계획 및 조직하고, 오염과 낭비를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런 현대적 도구들은 인간의 노동량을 줄이고, 모든 인간이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며 새로운 것을 배울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기술적 발전과 마찬가지로 AI는 소수 부유층만이 아닌 모든 사람의 혜택을 위해 사회의 부와 자원이 사용되는 미래로 인류 사회를 한 걸음 더 견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수 부유층이 경제를 통제하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거대 자본가들은 두 세기가 넘는 동안 오로지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만 기존의 기술과 자원을 사용하려 한다는 것을 거듭 증명해 왔다. 자본가들의 손에 들어간 새로운 기계와 기술이 일부 노동자들에 대한 더 큰 착취를 강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체 사회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리게 하려면, 그 대신 노동계급이 경제를 통제해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경제에서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중심적인 역할이다. 일하는 사람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것을 생산한다. 그들은 또한 무엇이 생산되고 무엇이 소비되는지를 파악하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노동계급이 자신의 이름과 계급적 이익을 위해 싸우기 시작할 때 노동 인구의 다른 부분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유이며 노동계급이 '과학과 기술의 약속'이 실현되는 미래, 즉 인류가 덜 일하면서 더 편안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는 이유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6년 8월 31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