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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미니애폴리스가 다이너마이트 하나를 폭발시켰다


  • 2025-02-16
  • 295 회

미니애폴리스가 다이너마이트 하나를 폭발시켰다


‘체제가 고장났다’ - 미니애폴리스의 젊은 흑인 남성이 경찰서가 불타는 걸 보고 이렇게 말했다.


고장났다? 그렇다! 이 체제의 경찰이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어 죽을 때까지 흑인 남성의 목을 태연하게 조르고, 그 뒤에 태연하게 그 흑인 남성이 ‘의료 사고’로 죽었다고 보고하는 체제를 달리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이걸 지켜본 사람이 비디오를 찍지 않았다면, 그 보고는 또 하나의 거짓 경찰보고로 그냥 먼지 많은 서랍에 보관됐을 것이다.


이번에 죽은 조지 플로이드는 이 고장난 체제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었다. 그는 미니애폴리스에서 그렇게 죽은 첫 번째 흑인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희생자일 뿐이다. 2년 전에 서먼 블레빈스가 죽었고, 그 전에는 필란도 카스티야와 자마르 클라크도 죽었다.


그리고 살인 경찰의 모습이 비디오로 찍힌 도시가 미니애폴리스뿐인 것도 아니다.(비디오로 찍히지 않았다면 그런 살인은 희생자의 시체와 함께 묻혔을 것이다.) [미국 남부 테네시 주] 루이스빌의 브레오나 테일러, [미국 남부 테네시 주 남서부] 멤피스의 브랜든 웨버, 안토니오 스미스, 다리우스 스튜어트, [미국 뉴욕만 입구 서쪽의 섬] 스테이튼 섬의 에릭 가너 등 수많은 사례를 들 수 있다. 


이건 단지 한 번의 야만적 폭행이 아니고, 한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체제의 문제이고, 이 체제는 고장났다.


노예 제도에서 탄생하고, 노동 착취에 기반한 이 [미국] 자본주의 체제는 여전히 그 출발점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 1863년 노예제의 사슬이 끊어졌을 때쯤부터, 이전에 노예였던 흑인 대중은 ‘자유로운 노동력’의 바닥층이 됐다. 남부의 들판에서 사슬로 함께 묶여 강제노동을 했고, 소작농으로 전락했으며, 나중에는 북부 자본가들을 위한 산업예비군(실업자)이 됐다.


일반적으로, 흑인 노동력은 여전히 경제위기 때는 최악의 실업자층을 이루며, 훨씬 짧아진 경제 팽창기에는 일시적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흑인 대중의 이런 역할은 노예제에서 출생했다는 흔적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산물이다. 그 결과 오늘날 흑인 대중은 빈곤율이 더 높고, 의료혜택을 훨씬 못 받고, 학교도 열악하고, 감옥에는 많이 간다.


이런 억압은 권력자들이 흑인 대중에게 어떻게 체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공권력이란 자본주의가 흑인이든 백인이든 모든 피억압자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막아 왔던 ‘공식적으로 인정된 폭력’일 뿐이다.


그렇다, 경찰한테 살해당한 백인, 가난한 백인이 많다. 백인 노동자들도 착취당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례차례로 노동자계급의 대열에 들어온 모든 이주민 그룹을 포함해서 백인 노동자들은, 피부색에 따른 아주 작은 혜택을 입어 왔다. 그것은 아주 낮지는 않은 임금, 아주 약간 덜한 빈곤, 아주 약간 나은 교육과 의료 접근권 등이다. 하지만 아주 약간 낫다는 것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백인 노동자들은 이 사회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자본가계급과 피부색이 같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같이 나눠 갖는 건 아니다.


지배자들을 위해 거대한 부를 생산하고,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점점 더 가난하게 만드는 이 자본주의 체제에 반기를 들 이유가 노동자계급 모두에게 있다. 오늘날, 이 체제가 바이러스를 다루는 방식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간 수많은 사례가 폭로되고 있다. 이 체제는 경제 붕괴의 책임을 우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필요로 한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약간 나이든 흑인 여성이 경찰서가 불타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화약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여온 셈이다. 그리고 네가 성인이 됐을 때 그건 다이너마이트 하나와 같다.”


이번 주에 미니애폴리스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에 자주 그랬듯, 흑인 젊은이들이 앞장서고 있다.


폭발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 대중에게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폭발들을 넘어 분명한 투쟁목표가 있어야 한다. 고장난 체제를 끝장내기 위해, 흑인 대중을 더 무겁게 짓누르지만, 전체 노동자계급도 짓누르는 억압과 착취, 폭력을 양산하는 이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 반격하고자 하는 피억압자들 사이에서 이런 목표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신문, 2020년 6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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