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진짜 승자는 월 스트리트
11월 3일, 미국에서 대통령, 상하원 의원, 주지사와 다른 지방당국 등을 선출한다.
미국 선거제도에서는 대통령이 대중의 직접 투표로 선출되지 않고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따라서 당선자가 반드시 다수표를 얻는 건 아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일어났다. 가령, 2016년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보다 300만 표나 적게 얻었지만, 특히 농촌 지역 주에서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했기에 승리했다.
주지사나 다른 지방당국 선거에서는, 후보가 몇 명인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미국 전체 차원에서는 선택 카드가 민주당이나 공화당밖에 없다. 많은 노동자가 정권 교체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기권하거나 아예 선거인 명부에 등록조차 하지 않는다.
어쨌든 선거에 대한 긴장감이 있다면, 그것은 선거 정책 때문이 아니다. 사실 트럼프는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보다 더 변덕스럽고, 더 냉소적이며, 더 인종차별적이다. 하지만 둘 다 자본가들의 이익에 충실히 복무해 왔다.
자본가들은 특권층 출신인 트럼프를 잘 알고 있다. 자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일상 업무를 잘 보장하기 위해 트럼프가 애썼던 것에 고마워하고 있다. 3월부터 대다수 민중은 가난해져 이제는 식량 배급에 의지하고 있다. 공식 실업률은 8%이며, 연준 의장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11%다. 하지만 실질 실업률은 27%로,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실업률에 맞먹는다. 특히 코로나 3차 유행이 시작됐을 때, 코로나를 계기로 한 일시적 실업이 장기 실업으로 전환했다. 반면, 주가는 전염병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항공업이나 크루즈선, 관광산업은 상황이 확실히 안 좋고, 중소기업 수천 개가 도산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은 5대 플랫폼 가팜[GAFAM,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펄, 넷플릭스, 텔사, 텔레닥(원격의료 업체), 백신 생산 대박을 노리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을 통해 다시 이윤을 회복하고 있다.
바이든의 경우, 거의 50년 동안 부드러우면서도 충성스런 부르주아 정치인으로 살아 왔다. 1973년부터 2009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그는 그 시기에 채택한 수많은 반노동자 조치에 찬성 투표를 했다. 특히 흑인 청년들을 겨냥해, 사소한 마약 범죄에 대해서조차 형량을 늘리고 처벌을 강화하는 법 등에 찬성했다. 2001년과 2003년에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포함해, 전 세계에 걸친 수많은 군사개입을 지지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오바마의 부통령으로서 그리고 지금은 여론조사의 우승 후보로서, 조 바이든은 금융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거대 자본가들한테서 기부금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 이런 바이든이 트럼프와 과연 다를 수 있겠는가? 트럼프처럼 그도 “미국 공장에서 미국 제품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중국과 계속 대결하려 한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수백만 명이 더 실업자로 전락해도, 미 연방정부 재정은 대기업으로 계속 흘러들어올 것이고, 주식시장은 계속 활황을 이룰 것이라는 점을 부르주아지는 안다.
일정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거가 어떻게 끝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5월에 백인 경찰이 흑인 실업노동자 조지 플로이드를 목 졸라 죽인 것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 바이든과 민주당이 편승하려고 했다면, 트럼프는 반대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선동하면서 시위대에 정면으로 맞서는 편을 선택했다. 오레곤주 포틀랜드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극우 자경단이 등장했다.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는 이런 자경단원 중 한 명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2명을 살해했다. 미시건주에서는 한 그룹이 민주당 주지사를 납치하려고 준비했다.
이런 그룹들은 아직 소수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일부 여론과 백악관으로부터 지지받고 있다. 그들은 때때로 코로나 격리, 기업 폐쇄에 반대하고, 심지어는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기도 한다. 만약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그들은 흑인에게 복수하려 할 수 있다. 또는 트럼프가 날마다 모욕하고 있는 안티파(반파시즘 운동)를 공격하려 할 수 있다. 위기가 깊어지고, 사회적 상황이 나빠진다면, 그들은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더 큰 보충부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선에서 기대할 게 없는 만큼, 미국 노동자들이 이런 위험스런 시대에 자기 힘을 조직하는 것이 절실하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노동자투쟁), 2020년 10월 28일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