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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미국] 브리오나 테일러를 살해한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


  • 2025-02-17
  • 321 회

[미국] 브리오나 테일러를 살해한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


경찰들이 총알 여섯 발을 쏘아 박아 브리오나 테일러를 죽였다. 하지만 체제 전체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크다. 판사는 엉망진창으로 영장을 처리, 승인해 경찰이 그 동네를 급습할 명분을 제공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지금 인정하기를)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경관 패거리가 테일러의 집에 침입하도록 승인했다.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마약과의 전쟁’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것이 테일러의 아파트를 경찰이 급습한 구실이었다. 켄터키 주 법무장관은 이 살인사건으로 누구도 기소하지 않았다. 


살인적인 체제다. 달리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미국 경찰은 연 1,000명 이상을 죽인다. 살인적이고 인종주의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흑인은 백인보다 3배 이상 경찰에게 죽는다.


희생자 중에서 상류계층은 거의 없었다. 브리오나 테일러나 조지 플로이드처럼 아주 많은 희생자가 노동자였다. 일부는 높은 실업률 때문에 취직의 기회도 희망도 없는 체제에서 사소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신세였다. 하지만 희생자들이 누구였든, 그들은 체제의 희생자들이다. 그들의 죽음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빈곤을 필연적으로 양산하며, 자신들이 빈곤으로 내몬 민중을 끔찍한 무력으로 짓누르는 체제의 예정된 결과물이다. 이 체제엔 살인적 공권력이 필요한 것이다.


켄터키 최초의 흑인 주 법무장관인 대니얼 캐머런은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테일러 씨의 어머니 타미카 팔머는 다음 성명을 내놓았다: “그는 옳은 일을 할 힘이 있었다. 그는 이 도시의 상처를 치유할 힘이 있었다. 400년 동안의 억압에 대해 조치를 취할 힘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통해 그들과 우리 사이의 간극은 영원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


그렇다. 흑인 민중은 400년 전 노예제에서 시작한 이 사회에서 절대 안전하지 않다. 흑인 대부분을 처음엔 노예로, 다음엔 소작농으로, 다시 그 다음엔 밑바닥 실업자층을 이루는 노동인민으로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체제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흑인 관료들이나 흑인 경관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체제의 작동방식이 본질적으로 바뀌는 건 전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대중이 일해서 만들어내는 부를 최상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몰아준다. 이런 체제에서 그 누가 안전할까.


폭력은 이 체제의 어쩔 수 없는 산물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관료가 아닌 노동인민 스스로에서 나올 수 있고, 그들은 체제 전체와 대적할 만한 능력이 있다. 흑인 민중은 이미 자기방어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인 바 있다. 모든 노동대중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계급이 충분히 단결, 조직되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루이빌의 시위는 지배자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시 행정부는 테일러 씨의 유족들에게 그의 “억울한 죽음”을 천이백만 달러로 서둘러 배상하며 사실상 스스로의 책임을 시인했다. 한 사람의 생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푼돈으로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똑똑히 보자. 흑인 백인 정치인 누구누구의 “양심” 때문에 손해배상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루이빌 민중이 브리오나 테일러 씨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에 새겼기 때문에 배상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녀의 죽음 이후에 루이빌 방방곡곡에서 모두가 그의 이름을 되뇌었다. 


이것이 시 행정부의 “사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체제는 통째로 썩었으며, 스스로 개혁할 수도 없고, 개혁될 수도 없다.


하지만 뒤집어엎는 것은 가능하다. 이것을 뿌리까지 철저히 뽑은 후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대체할 체제를 창조할 수 있다. 그들만이 모두의 필요를 대변할 수 있는 인간적인 체제를 만들 수 있다. 흑인 노동계급은 이제까지 몇 번 보여줬듯 이 변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1960년대에 공장에 들어간 흑인 선진 노동자들이, 파업 물결이 1974년 절정을 이룰 때까지 투쟁을 선도한 바 있다.  


이 낡은 체제가 사라져야 할 필요성을 젊은 세대가 마땅히 이해한다면, 모두를 위한 새로운 세상을 일궈낼 수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신문, 2020년 9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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