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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그들의 체제, 그들의 법, 그들의 전쟁에 맞서 싸우자


  • 2025-07-24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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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임금 회복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하고 있는 레지던트 의사들. BMA(British Medical Association)는 영국의사협회.(사진 출처_PA)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옮긴이의 주석을 [    ] 안에 담았다.)


모든 노동자의 임금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의사 노조 대표들이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파업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2022~24년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자신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된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NHS(국민보건서비스)를 유지하는 데에서 그들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착취당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도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만약 나머지 노동계급이 그들과 함께 파업에 나선다면, 그들의 요구는 순식간에 해결될 수 있으며, 이는 노동자와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2022~23년의 "불만의 여름[공공부문 대규모 파업]" 동안, 철도, 왕립우체국, 부두, NHS에서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에게 노조 지도부는 공동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총파업’에 해당하며 ‘불법’이므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마도 법에 어긋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어떤 투쟁이든 실제 효과가 있기만 하다면, 설령 처음부터 불법이 아니었더라도 결국 사측의 관점에서는 곧 "불법"이 돼버린다. 지배계급이 말하는 ‘합법성’은 노동계급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법성’이 아니다. 


그들은 ‘정의’를 왜곡한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억압하는 바로 그 법 체계는, 점점 더 늘어나는 공공 조사들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 차원에서 폭로되고 있다. 이 보고서들은 '영국식 정의'의 치명적인 오심으로 이어진 은폐와 노골적인 거짓말들을 파헤치고 있다. 그렇다. 구식민지에서 복제돼 전 세계에 훌륭한 본보기로 여겨지는 바로 그 제국주의적 법원과 법관 가발 시스템 말이다!


그래서 런던 대중교통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7월 7일 테러 폭탄 공격의 20주기를 맞아, 우리는 메트로폴리탄 경찰의 고위 경찰관들이 스톡웰 역 지하철에서 장 샤를 드 메네제스를 사살한 것에 대해 거짓말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공식 발표와는 달리, 그는 도망치지도 않았고, 역에서 개찰구를 뛰어넘지도 않았다. 심지어 “멈춰!”라는 요구조차 받은 적도 없었다.[메네시스는 용의자가 아니었고 피부색조차 달랐는데도 경찰은 오인한 채 그를 사격해 죽였다.]


그의 가족뿐만 아니라 그를 향해 머리에 여러 발의 덤덤탄[보통탄보다 상처가 크게 나도록 만들어진 특수소총탄]을 쏘도록 지시받은 경찰들조차 이걸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히스테리칼한 '공식적' 반응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명령을 내린 최고위 경찰은 결코 책임을 지지 않았다. 실제로 그 당시 작전을 지휘했던 크레시다 딕은 오히려 2017년에 런던 경찰청장으로 승진까지 했다. 


그리고 올해 7월에는 우체국 조사 보고서 제1권이 발표됐다. 이 스캔들의 규모는 숨이 막힐 정도다. 수천 명의 소형 우체국장[영국 우체국의 지역 위탁 운영자]들이 평생 저축한 돈과 집을 빼앗겼고,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게 됐으며, 형사 기소되고, 투옥됐다. 이는 30년에 걸쳐, 정부 최고위층까지 연루된 의도적인 은폐와 명백한 거짓말 때문이었다.[우체국 회계프로그램 오작동 등에 따른 이 사건으로, 소형 우체국장 1,000명 이상이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10,000명 이상이 재정적,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


지금도 3,700명 이상이 여전히 보상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소 13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들은 이것이 "잔인하고 끝없는 트라우마"라고 말한다. 윈 윌리엄스 보고서[우체국 조사 보고서]는 "역사상 최악의 사법 오판"이 “인간에게 미치는 재앙적인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 혈액 스캔들은 '덜 나쁜 일'인가? 그 보고서 또한, 최고위층까지 이어진 명백한 거짓말을 폭로하고 있다.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피해자 중 겨우 430명만 보상받았고, 그들은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감염 혈액 스캔들이란 1996년 이전에 영국에서 약 3만 명이 C형 간염, B형 간염, HIV에 감염된 오염된 수혈과 혈액 제품을 받았던 것을 말한다.]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과열된 이 지구 규모로 보았을 때, "영국" 당국의 법 위반이 초래한 인간적 결과는, 가자,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음과 파괴, 그리고 난민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극심한 빈곤, 기근, 전쟁에 비하면 왜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라는 자들은 어디서든 이윤이 계속 흘러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일이 있어도 거짓말을 계속 퍼뜨리고 있다. 그래서 [영국 총리]스타머, [프랑스 대통령]마크롱, 그리고 이른바 ‘자발적 연합군’은[영국, 프랑스가 주도하는 31개국 연합체로서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도록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정신이 정상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소모전을 끝내기 위해 젤렌스키가 포기하고 협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연합'이 계속 싸우려는 이유? 그것 또한 거짓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푸틴’은 유럽이나 다른 어떤 곳에도 ‘존재적 위협’이 아니다. 그러나 젤렌스키가 항복한다면, 서방 군수산업체들의 이익은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NATO의 새로운 규정(모든 회원국이 국방비로 GDP의 5%를 지출)으로 더 많은 이윤을 보장받은 상태다. 그러니 트럼프가 입장을 바꾼 것도 놀랍지 않다...[트럼프는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프랑스,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에 반대하며, 국방비를 기존 2%에서 5%로 대폭 올리겠다고 하자(즉, 록히드 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미국 국방산업에 막대한 이윤을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는 입장을 바꿨다는 것.]


가자지구에 대한 네타냐후의 끔찍한 '최종 해결책'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것은 그의 정부와 트럼프가 인정하는 유일한 진실이다. 다른 이들의 침묵은 동의를 의미할 뿐이다.[‘최종 해결책’이란 나치가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 사용한 용어다. 따라서 위 문장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와 트럼프 정부가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들을 완전히 절멸시키겠다고 하고 있고, 다른 서방 지도자들은 묵인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계급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자본가 사장과 그들의 체제, 그들의 정부가 우리 노동자와 정반대의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법이 어떻든 간에 우리 것을 관철하고, 다른 체제, 즉 사회주의 체제를 건설하기 위해 그들과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노동당 반대파 의원인 자라 술타나가 옳게 말했듯, 결국 우리 모두가 직면한 선택은 ‘사회주의냐 야만이냐’이기 때문이다.


출처: 영국 <노동자 투쟁>의 현장신문 사설 2025년 7월 9일자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