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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날씨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건 자본주의다.


  • 2025-02-23
  • 352 회



7월 중순에, 1주일간의 폭염이 다시 한 번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을 강타했다. 6천만 명 이상에게, 온도는 화씨 100도(섭씨 37.8도)가 넘었다.


폭염이 발생한 지 겨우 1주 후에, 폭우에 따른 재앙적 홍수가 켄터키 동부와 라스베가스, 네바다 등 넓은 지역을 덮쳤다. 강력하고 돌발적인 홍수가 자동차, 주택을 포함해 모든 것을 쓸어갔다. 켄터키의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25명이 사망했다. 7월 30일 현재, 최소 12명이 실종됐다. 라스베가스는 7월 28일 2시간 만에 1인치(254mm)의 비가 내렸다. 이 강수량은 이 지역 1년 강수량의 절반에 가깝다.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가 이렇게 폭우를 맞은 것이다.


이 가뭄은 역사적인 가뭄이다. 거의 20개 주를 뒤덮었고, 미국 대륙의 거의 절반에 걸친 가뭄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미드 호수는 면적이 현재 30%나 감소했다. 역사상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1930년대에 후버댐을 통해 만들어진 이 호수는 넓은 농업지역과 2500만 사람들에겐 결정적인 물 공급원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알려진 기온 상승이 더 자주, 더 심각하게 극단적인 기후사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수십 년 동안 경고해 왔다. 과학자들이 경고했던 기후 위기는 여기 이곳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를 줄이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화석연료(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줄이고, 연료 효율이 좋은 차량용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거대 에너지 기업과 자동차 회사들은 높은 이윤만 추구하며,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의 정확한 사실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는 선전을 많이 쏟아내고 있다. 그들이 이제는 자기 목소리의 톤을 낮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건 확실히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런 대기업의 경영진과 대주주들은 지구 온난화가 낳은 파괴적 자연의 힘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아니다. 폭풍과 홍수 후에 집과 살림살이, 자녀의 학교를 잃은 건 노동자들이다. 그들 중 많은 이가 이런 걸 영원히 잃어버렸다. 마치 전쟁지역을 탈출한 난민처럼 영구적인 난민이 돼버렸다.


폭염은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하지만 사망진단서에 기온을 사망 원인으로 적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2만 명 정도가 고온 관련으로 죽는다고 한다. 사망하는 사람들은 가장 뜨거운 지역, 즉 노동자계급 거주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지역은 부유한 지역에 비해 녹지와 그늘이 적고 나무도 적다.


대형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노동자계급 거주단지는 흡수한 열을 주변으로 느리게만 방출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 찜통이 된다. 이런 건물에는 보통 에어컨이 없다. 그리고 집에 에어컨이 있는 사람들도 높은 전기요금을 감당할 수 없어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스템을 고장내버릴 수 있는 전력 사용량 급증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회사가 폭염기간에 단행하는 정전 조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은 적절한 전력을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유지보수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전기회사들이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전력회사는 의식적으로 이렇게 결정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더 많이 지급할 수 있다.


이것은 부유한 계급이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벌이는 계급 전쟁의 한 형태다. 이 전쟁은 사상자를 많이 낳는다. 폭염이 사람을 죽인다면, 전기 없는 폭염은 사람을 훨씬 더 많이 죽이기 때문이다. 냉장보관이 필요한 약을 먹는 사람들, 투석기 및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사람들, 나이가 너무 들었거나 너무 아프거나 너무 가난해서 병원에 빨리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이렇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그리고 이 자본주의 체제가 매일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직된 노동자계급이 자신들의 공통 이해를 방어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싸운다는 더 큰 맥락을 찾아야 한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2년 8월 1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