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5일, 케냐인들은 반정부 시위 1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시위를 벌였다. 2024년에는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보안군한테 납치되거나 ‘실종’됐으며,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올해도 경찰이 실탄, 최루탄, 물대포, 곤봉을 사용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위대는 국가의 폭력에 다시 직면했다.
재정 법안과 경찰에 맞선 투쟁
작년 시위는 기본 식료품과 생필품에 대한 세금 인상을 제안한 루토 대통령의 재정 법안이 발단이었다. 2024년 6월 25일, 주로 젊은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습격하고 점거했다. 이후 루토는 해당 법안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지만, 생활비는 계속 오르고 실업률 역시 높아졌다.
올해 6월, 의회는 2025년 재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사회적 반발을 피하기 위해 부가가치세를 눈에 띄게 인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물가는 여전히 오르고 있고,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오히려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가가 시위대를 죽이고 있지만(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달 동안, 정부는 모든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려 해 왔다. 예를 들어, 6월 2일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로즈 은제리가 정부의 연간 재정 법안에 반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경찰은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그녀의 집을 급습해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했다. 며칠 뒤, 젊은 블로거 알버트 오중은 고위 경찰 간부를 비판한 뒤 구금 중에 구타당해 사망했다.
“엘 차포”, 서방의 충실한 하수인 역할을 하다
루토 대통령은 트럼프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그는 국내 불만을 억누르고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해외에서 “안보 작전”을 수행하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작년에는 수백 명의 경찰이 “무장 갱단 소탕”을 위한 “평화 유지 임무”의 일환으로 아이티에 파견됐다. 그 대가로 미국은 케냐에 2억 5천만 달러[약 3,460억 원] 이상의 군사 지원, 장비, 물류 지원을 제공했다.
현재까지 루토는 국내에서 인기가 없지만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엘 차포[전직 멕시코 마약왕], 카송고, 허슬러, 예수 대리인, 닭장수 등이다[이런 별명들은 그의 정치적 이미지, 출신 배경, 통치 방식, 대중의 조롱과 풍자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표현들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가 루토에게 사임을 요구하는 영상이 널리 퍼졌지만, 그것은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짜 영상이라고 밝혀졌다. 제국주의에 충실한 이 하수인을 트럼프가 왜 정말로 사임시키길 원하겠는가? 케냐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루토의 사임이 아니다. 그가 대표하는 국가와 체제를 타도하는 것이다.
출처: 영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워커스 파이트의 월간 신문, 2025년 7월 11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8호, 2025년 7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