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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프랑스] 에너지 위기: 정부는 우리가 복종하길 원한다


  • 2025-02-25
  • 351 회

[프랑스] 에너지 위기: 정부는 우리가 복종하길 원한다


정부가 다음과 같이 공고했다: 필요하면 올 겨울 아침이나 저녁에 2시간 단전할 것이다. 이는 최대 4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병원, 소방서, 경찰서, 이른바 매우 민감한 기업들은 단전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그렇게 말했다. 다른 기업들, 학교, 항만, 전화 통신은 단전될 것이다.


그 위협이 사실일까? 대중이 전기 소비를 줄이도록 정부가 압박하는 것일까? 둘 중 하나거나... 둘 다일 수도 있다.[실제 단전할 수도 있고, 단전 위협을 통해 대중이 전기 소비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뜻(옮긴이)].


어느 쪽이든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가 전기 소비를 줄이고 난방을 19°C까지 낮추지 않으면, 우리는 이 문제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질 것이다 – 우리 전기가 끊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굽신거리는 장관들과 기자들은 계속 되뇌고 있다: 에코와트 신호가 주황색이 되면, 소비를 줄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복종해야만 한다. [에코와트란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는 겨울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앱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날 단전이 실시되는 지역과 단전 시간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옮긴이)]


만약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어둠에 휩싸이고, 추위에 떨며, 전화가 끊기고, 학교가 문을 닫아서 자식을 돌봐야 할 것이다. 승강기에 갇히거나 신호등이 없어서 심각한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일이 없길 빌고 있다...


2년 반 전 건강 위기 때처럼 정부는 만인이 자기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필요한 희생을 치르려고 하지 않으면, 정부가 우리에게 희생을 강요할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우리는 터무니없을 만큼 모순적인 봉쇄 명령을 따라야 했다. 그 예로 주말에 외출해선 안 되지만, 주중에는 일하러 가야 한다. 집에서 1km 이상 개를 산책시켰다가 벌금을 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부 알 것이다.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계를 잃은 보건 노동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이 가혹한 정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잘못 집행된 보건 정책과 일탈에도 정부와 도지사들은 봉쇄 실험에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 –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이 반발 없이 복종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정책은 다음에 기초를 두고 있다: 노동자 계급은 그들의 결정에 엄격히 복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곧 우리에게 매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언제 세탁기를 쓸 수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오븐을 쓰거나 난방을 약간 올리는 것을 허가할 권리를 쥘 것이다.

 

정부에게 그것은 일상적인 사업이다. 정부의 단전 결정은 평범한 민중이나 그들에 대한 고려와는 무관하다.


대기업을 좌우하는 부르주아는 이미 도지사에게 심지어는 장관에게 명분을 내세우고 있고, 국가적 노력에서 면제받는 기업들의 목록이 점점 길어지고만 있다. 전기 대부분을 소비하는 대기업들이 보호받고 이윤을 계속 벌 수 있으리라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


노동자 계급과 평범한 민중은 결코 발언권이 없다. 그들은 에너지 가격 폭발에 가장 먼저 타격받기 때문에, 에너지 위기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모든 도덕적 교훈, 시민 의식과 희생에 대한 촉구를 일방적으로 받는다! 반면 상류 부유층은 발전기를 최대로 돌려서, 그들의 궁전에서 전기를 쓰고 평소 수준의 안락함을 누릴 것이다.


정부는 한 번쯤은 계획과 조직화를 하고 있다고 정말로 말할 수 있다. 대중의 필요에 맞춘 전기 생산을 계획할 수 없기 때문에, 단전, 부족, 배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 위기 때 마스크, 가운, 장갑이 부족했지만 정부는 우리가 외출할 수 있는 시간을 규제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만사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정부는 만인이 일자리를 얻도록 보장할 수는 없지만,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업 급여를 줄이고 정년을 높일 수는 있다[프랑스에선 연금 납부금을 더 오래 내고, 더 늦게 연금을 타게 하려고 정부가 정년연장을 밀어붙여 왔다.(옮긴이)]


정부는 과거로, 비참함과 고용 불안으로 돌아갈 계획을 짜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참전을 결정하고 청년에게 국가 총동원을 요구하면, 아무에게도 선택권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직 노동자만이 경제와 사회가 대중의 필요에 맞춰 조직되도록 투쟁함으로써, 이 혼란을 해결할 수 있다.


나탈리 아르토[LO 대변인이자 대선 후보]


출처: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Lutte Ouvrière) 현장신문 사설, 2022년 12월 5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