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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미국 오하이오 기차 탈선


  • 2025-02-27
  • 339 회

오하이오.jpg

 

2월 3일 밤 9시,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기차 탈선 사고는 철도회사 관료들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이들은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 서둘러 선로를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동부로 향하던, 노퍽 서던이 운영하는 화물철도는 일반상업열차로 화차 150량 중 20량에 화학무기인 포스진의 원료가 되는 염화비닐을 포함한 위험 화학물질을 싣고 있었다. 이 '일반'이라는 딱지 덕분에 노퍽 서던은 기차가 통과하는 지역에 위험물 운반을 통보하도록 한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다.

노퍽 서던은 기관차 3대와 화차 150량으로 구성된 이 열차에 기술자 한 명, 차장 한 명, 총 두 명만을 배치했다. 실습생이 함께 탔던 것이 행운이었다. 노동자들은 만약 3명이 힘을 합쳐서 일하지 않았다면, 탈선한 화물차량으로부터 기관차를 빠르게 분리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위험물질 화차 11량을 포함해 화차 총 38량이 탈선해 뒤엉켜있었다. 이스트 팔레스타인은 4,700명이 사는 소도시여서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다. 노퍽 서던 관계자는 시장과 소방 당국에 염화비닐을 버리고 태우지 않으면 폭발할 것이라고 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책이라는 것이 위험물질 폐기 절차를 지키지 않고 가장 빨리 선로를 정리하고 철도 운영을 재개하는 방법이었다.

지역 당국은 다른 도리가 없다고 봤다. 마을에 대피령이 떨어졌다. 1차 대전 당시 군인들을 죽음으로 내몬 머스터드 가스와 유사한 포스진 가스가 소각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 외에도 흡입 시 암을 유발하는 물질 역시 소각 과정에서 발생했다.


소각장


2월 6일 아침, 노퍽 서던은 철로를 따라 파인 배수로에 열차에 실린 모든 화물을 버리라고 지시했다. 버려진 화학물질이 화재를 일으켰다. 수십미터 길이의 소각장이 생긴 것이다. 재와 그을음이 근처 펜실베니아까지 날아갔다. 플라스틱 태우는 냄새와 맛이 공기에서 났다. 그을음은 집에까지 들이닥쳤다. 플라스틱을 태울 때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된다. 사고현장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은 두통과 후두염이 있었고 기르던 동물들이 죽었다고 알려왔다.

 사고 직후 쏟아진 화학용액은 철로 근처에 있던 시냇물 두 곳으로 흘러들어가 물고기와 개구리를 죽이고 오하이오강에 독을 풀었다. 오하이오 강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이 강물을 마신다.

주 환경보호청과 지역 환경지청의 기술자들은 탐지기로 조사해본 결과 공기와 물은 '안전'하니 안심하시라고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머리가 아프고, 목이 아프고, 아이들은 설사에 시달리는데 뭐가 안전하냐고 묻고 있다. 관계자들은 다이옥신 검출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그을음이 온 사방에 묻어 있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건 아닐지 두려워하고 있다. 정화를 완벽하게 하겠다는 노퍽 서던 사의 약속은 그저 말장난으로만 보인다. 마을 전체를 어떻게 정화하고, 환경을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건가?

한 할머니는 이렇게 물었다. "내가 손자손녀가 셋이 있소. 여기서 자라서 암에 걸리지 않겠어?"


결국 또 돈


그러나 사실 노퍽 서던 사는 그럴 돈이 있다. 그것도 많이 있다. 매년 배당금을 인상해서 2012년에는 주당 47센트였던 것이 지금은 1.35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이익은 127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했다. 게다가 작년에는 100억 달러[약 13조 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

이 배당금은 1750만 주를 쥐고 9450만 달러를 챙긴 뱅가드 그룹, 1030만 주를 쥐고 5590만 달러를 챙긴 JP 모건과 같은, 너무 부유해서 발암물질이 퍼진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부유한 투자자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비극을 수많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것은 정신 나간 이윤 추구에 있다. 철도회사는 로비를 통해 의회를 좌우해 왔다. 전기 브레이크 시스템 개선을 의무화한 2014년 법안은 2018년에 폐기됐다. DT-111이라고 불리는 낡은 화물차량은 새로 나온 것보다 더 위험한데도 철도회사가 언제까지 이를 새로운 열차로 대체하라는 규정은 없었다. 기차가 길수록 더 다루기 어렵지만 그래도 운행 허가를 받았다.


안전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인원 감축과 안전규정 폐지는 가장 위험한, 철도 로비스트들의 승리다. 철도사들은 정밀철도운항계획, 이른바 PSR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도입 후 최근 6년간 이들은 인력 29%를 줄였다! 더 적은 노동자들이 더 적은 휴식시간을 갖고 더 긴 차를 몰아야 하며, 사람이 없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기차에 올라야 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 하에 정부가 노동조합을 규제하기에, 철도노동자들은 파업할 권리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PSR을 더 안전하고,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 수년간 합법 파업을 하려고 온갖 장애물을 필사적으로 돌파해 왔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월 2일 전국 철도 파업을 저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열차를 보는 눈이 적고 일손이 모자라면 노동자는 눈을 가리고 운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술자들이 어떻게 뒤에 딸린 차량 150칸을 다 본단 말인가! 기술자 한 명, 차장 한 명이 어떻게 1200개의 차축 베어링을 다 본단 말인가! 사고지점에서 약 30km밖에 남지 않았을 때 오하이오주 살렘에 있던 가게 감시카메라에는 차축의 베어링에 불이 나면서 불꽃이 일어나는 장면이 찍혔다.

베어링 고장으로 차축이 움직이지 않았다. 뒤에 딸린 화물차량의 무게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배당금으로 나간 수십억 달러를 기억하는가? 많은 지역 주민은 말한다. “이게 다 기업의 탐욕 때문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3년 2월 20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