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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프랑스: 가능한 한 많이 모이고, 가능한 한 굳세게 버티자


  • 2025-02-27
  • 3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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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은퇴연령을 현재 62세에서 64세로 높이도록 강제하는 프랑스 은퇴제도 '개혁안'을 제정했다. 그는 의회 표결 없이 법률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헌법 49조 3항의 허점을 이용해 이렇게 했다. 다음은 2023년 3월 26일부터 한 주 동안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단체인 LO(Lutte Ouvriere)가 배포한 현장신문의 사설을 번역한 것으로, 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중 운동을 다루고 있다.}


마크롱은 헌법 49조 3항을 이용해 우리를 경멸하면서 우리 투쟁에 두 번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열흘 동안 파업 중인 정유 노동자와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집회, 유인물 배포, 사업장 내 작업 중단, 자발적 시위가 늘어났다.


3월 23일 목요일 시위에선 사람들이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는 점이 잘 드러났다. 두 달 간의 시위와 9차에 걸친 대규모 집회 후에 곳곳에서 대규모 행진이 벌어졌다. 젊은이들이 참여해 사상 최대 인원이 모였다. 시위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마크롱의 법안 강행 결정에 대한 항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블랙 블록[경찰의 사진 채증과 최루가스 살포 등을 피하기 위해 검은 옷과 모자, 마스크를 쓴 시위대 – 옮긴이]의 귀환은 TV 방송국들이 원하던 선정적인 장면을 제공했다. 이들 방송국들은 대부분 거대 자본이 소유해 그들의 이익에 복무한다. 이런 방송국들은 대중운동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시위대를 깡패에 비유하며,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겁주려고 이런 장면을 철저히 이용했다. 즉, 마크롱을 돕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목요일 시위에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쓰레기통을 불태웠다든가, 노동조합 행진 중에 진압 경찰과 충돌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의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분노가 커지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 정권과 대기업의 극단적인 반노동 정책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파업은 상징적이다. 저임금, 사회적 무시, 열악한 노동 조건, 삶이 나아질 가능성이 낮은 것 등….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노동자계급 중 가장 심하게 착취당하는 범주 중 하나다.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당당하게 투쟁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극도로 부유한 소수는 수조 원의 재산 덕분에 사회 최정상에 오를 수 있고, 원하는 것을 거의 모두 살 수 있다. 하지만 쓰레기를 치울 사람이 없으면 그들의 세상은 삽시간에 생지옥이 될 수 있다.


쓰레기통을 불태우는 것은 급진적인 투쟁이 아니다. 노동자의 요구가 이루어질 때까지 쓰레기통을 비워주지 않는 것이 급진적인 투쟁이다. 마크롱과 대기업 모두에게 존중받으려 한다면, 파업을 통해 자본의 이윤을 창출하는 기계를 멈추고 일터를 점거하는 것보다 더 급진적이거나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당국은 이 투쟁을 막기 위해 현재 탄압, 진압봉, 경찰 폭력, 파업 참여자 연행에 의존하고 있다. 파업이 모든 일터로 퍼진다면 이조차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CRS(프랑스 시위진압 경찰)를 아무리 많이 데려와도 파업 참가자 수백만을 해산시킬 수 없다. 수백만 파업 노동자의 일을 경찰들이 대신할 수는 더더욱 없다.


파업은 우리가 마크롱을 퇴진시킬 힘을 줄 수 있다. 마크롱은 지금 터프가이 행세를 하고 있다. 그는 영국 찰스 3세와 베르사유 궁에서 화려하게 기념식을 치르고 왕실 만찬을 하려 했던 것을 취소해야 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그는 64세 은퇴를 제외한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다며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마크롱의 태도는 단순한 과대망상증이 아니다. 그는 자기 임무를 다하고 있을 뿐이다.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즉 노동자들에 맞서 통치하고 있을 뿐이다.


마크롱은 1시 뉴스 인터뷰에서 "연금 체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해결책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분명히 맞는 말이다. 대기업이 넘쳐나는 자신들의 금고에서 돈을 내게 하거나, 노동자의 연금에서 돈을 빼앗는 방법, 이렇게 둘 뿐이니까.


이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부르주아는 지금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있기에 쉬운 싸움은 아니다. 이윤과 배당금이 기록적인데도 착취를 계속 늘리고, 임금을 낮추며,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으려 한다. 지켜야 할 지위가 있기 때문에 항상 경쟁사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짓을 위기, 은행 부실, 전쟁 위협으로 더욱 긴장되고 있는 경제 상황 속에서 벌이고 있다.


자본가들과 마크롱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이 투쟁에서 우리의 결의는 그들만큼 강해야 한다!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지 않자 균열이 생겼다. 우리는 함께 일하고 모든 일터에서 우리의 요구를 보여주면서 이 균열을 키울 수 있다. 모든 자리에서 말하고 조직하자. 그리고 다음 화요일에는 수백만이 거리로 나서자.


정권이 무슨 짓을 하든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바꿀 수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3년 4월 3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