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이 알려지자마자 바이든부터 마크롱까지 주요 강대국 지배자들이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했다. 프랑스에서는 대다수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네타냐후와의 관계는 다소 냉랭했지만, 바이든은 중동에서 가장 충성스런 우방인 이스라엘에 즉시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10월 9일 프랑스유대인기관대표협의회가 주최한 ‘테러에 맞서 이스라엘에 연대하자’는 시위에 공화당[우파 야당], 사회당, 녹색당, 여러 장관, 프랑스 국회의장까지 포함한 프랑스 정치인 다수가 참여했다. 동시에 몇몇 도지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금지했다.
TV 방송들은 가자 지구라는 ‘지붕 없는 감옥’에 갇혀 있거나 서안지구의 땅과 집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들의 처지를 1년 내내 외면해 왔다. 그런데 지금 그 방송들이 하마스의 살인적 공격의 피해자인 이스라엘 주민들이 충격적으로 증언하는 것을 널리 보도하고 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 주민들은 물론 그 결과로 고통받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 모두에게 극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정치인, 언론인 및 기타 자칭 전문가들에게 문제는 간단하다. 하마스가 공격해 민간인을 죽이고 인질을 납치했기에, 이것은 반드시 처벌해야 하는 테러 공격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의 '끔찍한' 처벌이 폭탄의 홍수에 잠기고 물과 전기, 식량을 빼앗긴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내려지든 그렇지 않든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다. 유럽연합은 다른 국가들을 따라 즉시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원조를 중단한다고 했고, 그다음엔 ‘재검토’한다고 했다.
푸틴의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그리고 2015년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지금 이른바 ‘민주주의 진영’에 줄을 서도록 요구받고 있다. 현재 민주주의의 화신은 이스라엘이며,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진영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스라엘 정부가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을 탄압해 이 새로운 전쟁을 낳았다고 비판하며 이스라엘 지배자들에게 과거와 현재 모두 엄청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반유대주의자, 테러를 용인하는 자라고 비난받는다.
다른 서방 국가들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정부와 그 지지자들은 하마스의 공격이 제공하는 기회를 이용해 대중이 자신들과 장군, 군대를 따르며 정치적으로 단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때 그들은 ‘가치’를 내세우는데, 이것은 세계 지배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이런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하고 제국주의의 악행에 분노해야 하지만, 하마스의 그런 공격 방법까지 동의해선 안 된다. 그리고 하마스의 조직과 그 행위를 팔레스타인 민중의 복수로 여겨서도 안 된다. 하마스의 정책은 두 민족이 갇혀 있는 덫의 반대편일 뿐이다. 지켜야 할 유일한 진영은 국경을 넘어서는 노동자들의 진영과 그들의 공동 이익이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만 스스로를 해방할 수 있다. 이것이 유일한 탈출구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 주간신문, 2023년 10월 11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