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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하마스: 그들의 투쟁은 피억압자의 반란이 아니다


  • 2025-03-02
  • 328 회

{이 글은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의 주간신문 2886호(11월 23일자) 기사를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옮기고,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아랍 국가 안팎의 사람들 사이에서 하마스의 10월 7일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은 하마스의 역사적인 승리로 여겨졌다. 잔학 행위가 자행됐지만, 이 작전은 인기를 얻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보호를 받는 이스라엘 국가가 한 민족 전체를 무자비하게 추방하고 억압하며 학살하는 것에 대해 아랍 세계의 많은 사람이 복수심을 느꼈다. 가자지구에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면서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하마스]는 17년 만에 가자지구의 수장으로서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미니 국가의 수장


이스라엘은 2005년에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오슬로 협정의 실패와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와 파타에 대한 불신을 틈타 하마스가 선거에서 승리했다. 자신들이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조직이 선거에서 성공하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서방 지도자들은 선거에 도전하라고 파타에 촉구했다. 두 라이벌 조직의 민병대 사이에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이어졌다. 이 대결은 2007년에 가자 지구에서 파타가 축출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하마스는 자체 행정력, 세금, 군대, 억압 장치를 갖춘 미니 국가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공무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가자지구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기득권을 가진 이스라엘의 동의를 얻어 카타르와 이란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막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하마스를 강화하고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는 우리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 이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우리 전략의 일부다."라고 네타냐후는 2019년에 냉소적으로 선언했다.

이스라엘과 제국주의 열강은 하마스를 은밀히 파괴해야 할 적으로 항상 제시했지만, 하마스와 직간접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실망했다. 그들은 영구적인 경제 및 군사 봉쇄, 여러 차례의 전쟁, 50%에 이르는 실업률, 하루 12시간 이상의 단전, 거의 마실 수 없는 물, 무제한 세금 등 일상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봉쇄의 책임을 묻고 있지만, 하마스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의 경제를 통제하며 건축 허가, 비공식 사업, 담배, 자의적으로 체포한 다음 석방할 때 받는 보석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전력 부족을 겪지 않는 듯해 보이는 하마스 간부들의 부패를 비판한다.


민중에 맞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민간인 복장을 한 하마스 요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왔다. 이 하마스 요원들은 '자나나'라고 불리는데[‘자나나’에는 ‘소음’이란 뜻이 있다] 이는 가자지구 상공을 비행하는 이스라엘군 정찰기에 빗댄 표현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SNS를 이용한 운동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예를 들어, 2019년 3월에는 "우리는 살고 싶다"는 해시태그가 유행했다. 사흘 동안 젊은이 수천 명이 세금과 빈곤에 반대해 시위했다. 시위가 이스라엘과 파타만 겨냥할 것이라고 생각해, 하마스는 처음에는 시위대를 내버려 뒀다. 하지만 시위대의 표적이 자신들이라는 점을 알게 되자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거의 20년 동안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영구적인 전쟁 상태는 하마스가 권력을 공고히 하고 모든 반대 의견을 잠재울 수 있게 해줬다. 또한 그것은 시작되지 않은 반란을 우회하거나 그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 있게 해줬다. 이스라엘군이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을 습격해 젊은 세대 전체의 봉기를 촉발한 2021년 봄이 대표적이다. 점령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난민 캠프의 젊은이들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아랍 청년들과 함께 대규모 시위에 참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해 군사적 대결을 강요하고 젊은이들의 반란을 억압했으며,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다시 한 번 폭격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아랍계 이스라엘 청년들이 당하는 고통에 대한 항의가 커졌지만 이스라엘은 이것도 진압했다.

하마스의 정책은 이 지역 피억압 민중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가자 주민들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하마스의 책략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 있다. 10월 7일, 하마스는 민간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 사태를 고의적으로 시작했다. 하마스 지도부는 이스라엘이 반격해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마스의 호전적 자세와 급진주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대표로 자처하면서 강대국 및 이스라엘의 유일한 대화 상대로 자신들을 내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

하마스는 억압받는 대중의 반란을 대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들은 대중의 반란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모든 종교적, 민족적, 정치적 분열을 이용해 사람들을 야만과 끝없는 갈등으로 몰아넣는 제국주의 질서를 철폐하려는 반란을 통해서만 미래를 열 수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3년 11월 27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