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아이티의 혁명적노동자조직의 월간 신문 1면. 타이틀은 사기꾼 사장들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했다는 내용.
{아래 두 기사는 아이티 노동자 조직(OTR)에서 발간하는 노동자의 목소리 311호(2023년 11월 24일)에 실린 것이다. 이 기사들은 아페 가문이 소유한 하청업체 프리미엄 어패럴(이하 프리미엄)의 파업과 공장 점거 농성에 대한 것이다.}
아페 가문 - 부패한 사장들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다!
지난 11월 9일 목요일 오전 9시경, 아페 가가 소유한 프리미엄 공장의 경영진은 폐업을 발표했다. 노동자들이 크게 분노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지난 2주간의 노동에 대한 즉각적인 임금 지급, 합법적 처우와 보상을 요구했다.
아버지인 앙드레 아페와 함께 프리미엄의 사장을 맡고 있는 클리포드 아페는 이런 통보를 해도 분노한 노동자들의 방해를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당혹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려야 했다.
이들 부자 악한은 하루 종일 밤잠을 설치며 불꽃이 튈 듯 긴장된 분위기 속의 현장에 있어야 했다. 이로써 그들은 흥분한 노동자들을 더 잘 알게 됐다! 노동자들은 이 두 깡패 사장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출구 앞을 막아서고, 규찰을 서며, 요구사항을 외쳤다. 당황하고 분노한 이 사장들은 전화를 붙잡고 경찰을 불러댔다.
노동자들은 배고픔도, 목마름도, 졸림도 잊고 싸웠다. 하루 종일 이런 하청업체들에 착취당하고, 갱단의 폭력에 노출된 판자촌에 살며, 그들에게 비참한 임금을 주는 사장들 때문에 굶주린 이 노동자들은 행복한 적이 없었다. 이들은 분노에 가득 차 그들이 받아야 할 것을 받아내기로 결심했다.
목요일 오전 9시부터 금요일 오전 4시까지, 대부분이 여성인 이 노동자들은 사측이 공장을 떠나기 전에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면서 공장 안에 죽치고 있었다. 오전 5시쯤 대규모 군단이 몰려왔다. 경찰 장갑차 한 대가 주요 차단막을 부수고 공장 안으로 진입한 것이다. 경찰과 함께 들어온 판사는 노동자들에게 이 지친 두 인질을 내보낼 것을 요청했다.
이는 이미 노동자들의 첫 승리다! 이는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승리다! 사측이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며칠간의 작업 중단, 파업, 집회와 시위 등 끈질긴 투쟁 덕분에 노동자계급은 계급의식과 전투성을 눈에 띨 정도로 갖게 됐다. 계급 투쟁은 더이상 저들의 일방적 공세가 아니다. 사측의 오만과 탐욕 앞에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힘과 투쟁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점점 더 깨닫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해방을 위한 길이다!
파업과 조직적인 공장 점거
백여 명의 프리미엄 어패럴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장을 점거하기로 결정하고, 사장과 주주 일부를 막았다.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고자 압박한 것이다. 이런 공장점거 파업은 국제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등장했던 다양한 투쟁형태 중 하나로서 노동자들이 의식적으로 참가해서 벌인 투쟁이었다.
2023년 11월 9일에서 10일 사이의 밤은 노동자들이 투쟁 기간에 하루 또는 그 이상 공장을 통제한 사례 중 하나다. 공장 경비원들이 합세해, 프리미엄 노동자들은 모든 출입구를 통제할 수 있었다. 공장 내에 그들이 가지 못할 곳은 없었다. 노동자들은 자유롭게 뭉쳐 시위를 조직했다. 요구사항을 담은 팻말을 만들고, 작은 모임들을 만들어 서로 토론하면서 그들을 괴롭히는 경찰에 맞서기 위한 감시 체계를 만들었다.
공장 점거 파업이라는 이런 투쟁 형태가 비록 아이티 노동운동에서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뗐을 뿐이지만, 이는 분명히 지금 자라나고 있는 전통으로, 특히 하청 산업에서 발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발도르[아이티 의류업체]의 노동자들은 사측이 아무 예고 없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을 파악하고 멀리 사는 이들에게 알리는 한편 공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스리랑카로 달아나기 위해 회사 자료를 모으던 경영진을 붙잡아 못 가게 막았다.
2019년 아이티 의류업체 SISA[Sewing International S. A.] 파업 때 산재질병출산보험사무소[OFATMA, 아이티의 공적보험 기관]에서 부당 대우를 받은 노동자가 사망하자,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공장을 점거했다. 노동자 조직은 며칠 밤을 새워 공장을 지켜냈다. 이는 모든 파업 참가자와 그 밖의 수많은 이의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다.
모든 파업 참여자가 총회를 통해 함께 계획하고 조직하는 공장 점거 파업은 착취자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노동자들은 공장 점거를 조직하기 위해 평의회 또는 소비에트를 건설했다. 이들 평의회는 노동자들이 혁명 조직을 만들어낼 실험실 역할을 했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3년 12월 11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