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학살 – 미국이 만들어 낸 것
{이 글은 2024년 2월 18일 주간의 모든 스파크 현장신문 1면에 실린 사설이다.}
가자지구의 고통은 한 장의 사진 속에 영원히 동결됐다. 시드라라는 이름의 팔레스타인 소녀의 생명이 없는 시신은 철조망에 찔려 있었고, 다리는 파편 때문에 갈기갈기 찢긴 채 바람에 힘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 사진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스라엘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미국에선 언론의 관심이 슈퍼볼[프로 미식축구 전미 결승전]에 집중됐다.
현재 이스라엘의 폭격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작전으로 라파로 밀려난 150만 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천막과 임시 오두막에 모여 살고 있다. 하지만 라파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자지구의 국경은 폐쇄되고 요새화됐다.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이스라엘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는 또 다른 10월 7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날은 하마스가 폭력적이고 살인적인 공격을 감행해 이스라엘 민간인 수백 명을 살해하고 수백 명을 인질로 잡은 날이다.
오늘날 이스라엘은 수천 명을 살해하고 있다. 폭격을 시작한 지 4개월도 되기 전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약 2만 9,000명을 살해했고 10만 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가자지구 전역의 주택과 공공건물,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 가자 지구를 납골당으로 바꿔버렸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정권 중 하나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국가 테러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치르게 하고 있다.
비극은 더 큰 비극을 낳는다.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은 이스라엘인의 고통을 보상해 줄 수 없다. 단지 두 민족이 앞으로 겪을 더 많은 고통의 토대를 마련할 뿐이다.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닌 치명적인 춤사위에 휘말려 있다. 이는 1차 대전 이전부터 거대 자본주의 강대국들이 중동에서 뿌린 씨앗의 산물이다.

※ 사진 설명: 끔찍하게 살해당한 팔레스타인 소녀 시드라
유럽 열강은 전쟁을 이용해 중동을 분할하고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 국경을 긋고 왕과 왕자, 셰이크[이슬람교 교주]와 폭력배 등으로 독재 정권을 세웠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 군대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주둔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은 중동을 먹이로 삼는 제국주의 하이에나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은 자기 자신의 독재자를 세웠다.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자기 대리인으로 세우고, 이스라엘을 완전히 무장시켜 이 지역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로 활용했다. 시위가 발발하고 파업이 확산되며 지역 주민들이 전진했을 때, 미군은 그곳에서 진압을 지휘했다.
네타냐후는 워싱턴의 결정에 존립 자체가 달려 있는 정부를 이끌고 있다.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군사 장비와 탄약은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 공급을 끊는다면 무기의 흐름은 중단될 것이다. 탄약이 없으면 이스라엘의 공세는 며칠 안에 무너질 것이다.
이스라엘 경제에 대한 직접 지원의 절반 이상은 미국으로부터 온 것이다. 따라서 지원이 중단된다면 이스라엘의 정부 수입이 줄어들고 은행이 무너지고 생산이 중단될 것이다. 농업마저 줄어들 것이다. 경제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막지 않는 것은 미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옹호하는 미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오늘날 중동에 만연한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 나라[미국]에 빈곤과 인종차별, 폭력을 만들어 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은 가장 폭력적인 나라이기도 하다(이런 폭력도 자본주의 모순 중 하나다). 자본주의는 빈곤과 전쟁을 낳는다. 자본주의는 민족과 민족을 대립시킨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악을 끝장내고 싶다면, 자본주의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자기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2월 26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