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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프랑스: 농민들은 자기 이익을 지키고 있다. 노동자들도 똑같이 해야 한다!


  • 2025-03-05
  • 3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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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4년 1월 31일 주간에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의 모든 현장신문 1면에 실린 사설을 발췌한 것이다.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한 것을 한글로 다시 옮겼다.}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 봉쇄, 도청 포위, 슈퍼마켓 습격, 파리 봉쇄 가능성까지. 지난 한 주 동안 농민들은 대규모로 결집했다. 열심히 일해도 최저임금조차 못 받는 농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분노에 공감한다!


농민들은 이미 가브리엘 아탈 총리에게 양보를 강요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분노의 골은 깊다. 다수 농민 단체가 앞장서서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다른 경제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업에도 크고 작은 사업체들이 있다. 큰 사업체는 진짜 자본가들이다. 에이브릴 그룹이라는 대형 식품 회사의 사장이며, 전국농업조합연맹 회장이기도 한 아르노 루소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장 가격을 결정하고 금융가처럼 행동한다. 이들은 위기에 대처할 수 있으며, 심지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규모 업체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반면에 소농은 땅을 일구는 노동자로서 농업 기업, 슈퍼마켓, 은행 등 중개인들에게 짓밟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은 이들의 목을 조른다. 예를 들어, [세계 3위 유제품 제조업체] 락탈리스는 생산자로부터 1리터 우유를 40센트[약 580원]에 사들이는데, 소비자는 슈퍼마켓에서 1리터에 1유로[약 1,400원] 또는 1.20유로[약 1,700원]를 지불한다. 락탈리스의 주주인 베스니에 가문이 400억 유로[약 57조 원]의 재산을 보유한 프랑스 최고 부호인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농민들은 변덕스런 날씨, 동물 질병, 수많은 제약 조건과 싸워야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공과금을 내지 못하며, 대기업에 의존하는 이들은 모든 노동자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블루칼라든 화이트칼라든 기술직이든 거의 모든 임금노동자는 자기 임금과 근무 조건을 통제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구매력이 급감하고 실업과 노숙자의 위험에 처하는 것은 수백만 노동자의 운명이다. 투쟁에 나선 농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이 소농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노동자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며, 자랑스럽고 정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농산물을 운반하고, 가공하며, 포장하는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그들은 자신들 말고는 아무도 먹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 병원 직원, 벽돌공, 환경미화원 등이 없다면 사회는 멈춰 설 것이다.


노동자와 소농은 모든 부의 원천이다. 하지만 이 노동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은 자본가, 기생충, 금융가들이다.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억만장자 자본가들이 모든 노동자 계급을 짓밟는 불공정한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과 소농, 장인, 소상인이 대기업과 은행에 맞서 싸우는 데 힘을 합칠 수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본주의의 핵심인 적자생존에서 희생당한 소농이 자기 소유권을 강화하고 싶어 하기에 자본주의 수호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그들 중 많은 사람에게 평생의 빚과 파산‧몰수의 위험을 뜻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유로운 사업이 자신들을 대기업 농업 그룹의 준직원으로 만들더라도 말이다.


다른 모든 착취당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농들도 자본주의가 타도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투쟁의 책임은 무엇보다도 노동자 계급에게 있다. 농민들의 투쟁에 대한 연대, 연민, 감탄만으론 부족하다. 그들의 운동은 우리 모든 노동자에게 투쟁 정신의 원천이 돼야 한다. 우리 얘기를 듣게 하고, 존중받기 위해 우리는 우리 계급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집단적이고 계획적인 사회를 건설한다는 완전히 다른 전망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2월 12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


※ 사진 설명: 1월 30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근 A35 고속도로를 농민들이 트랙터로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