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중미 카리브해의 프랑스 해외령인 과들루프, 마르티니크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의 신문 ‘꽁바 우브리에르’(노동자투쟁) 1318호, 2023년 12월 30일자에 실린 것인데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옮겼고, 이를 다시 우리가 한글로 옮겼다. 2024년 1월 현재까지도, 아이티 민중은 무정부 상태에서 갱단들과 투쟁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무장 갱단 간의 전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테러의 피해자는, 바로 노동자계급 주거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수도의 남쪽 입구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것이 금지됐고, 경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갱단과 충돌하며 지역 주민 수십 명이 사망했다.
도심에선 상인들을 실어 나르는 몇 안 되는 밴들이 몸값을 지불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운전하고 있다. 갱단이 주요 도로, 특히 공항과 연결된 교통망을 통제하려고 싸우기에 산업 규모 역시 감소하고 있다.
지난주, 수도 북부에서 산토도밍고[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와 맞닿은 국경으로 이어지는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갱단인 '400 마우조'[아이티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 중인 범죄집단]는 자신들의 조직원 둘을 가로막고 무장 해제한 지역 주민들에 대한 토벌 작전에 나섰다.
그간 산업단지 노동자 일부는 소수이긴 하나 연말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고, 이맘때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귀성길에 나서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다. 갱단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위험을 무릅쓰고 길을 나선다고 해도 낮은 임금으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교통비도 폭등했다.
페티옹빌[아이티의 대도시]의 일부 멋진 레스토랑에선, 몇몇 음악 그룹이 부르주아를 위한 공연으로 환상을 심어주거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계에선 종교 집회를 주문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장 갱단은 식량 생산과 수송 역시 방해하며, 아이티의 주요 곡창지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인구의 절반이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2010년 대지진 당시의 수준을 넘어선 수치다. 정부, 경찰, 정치권, 유엔, 그리고 소위 ‘우방국’ 대사관의 정책은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몇 달 전 산발적으로 투쟁했던 것처럼, 또 다른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빈민 계층을 상대로 갱단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무정부 상태에서 활개 치는 갱단원들을 향해, 민중이 저항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피착취 대중의 총력투쟁을 위해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부르주아 정당과 타락한 정치인들로부터 독립적인 가난한 대중의 정치와 조직이 필요하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1월 15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