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LO 축제 둘째 날(5월 20일)에 LO 대선 후보이자 대변인인 나탈리 아르토가 연설한 것이다.}
우리 축제는 [프랑스] LO만의 축제가 아닙니다.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 레위니옹[앞선 세 지역은 프랑스 해외 영토다], 미국, 아이티, 코트디부아르, 벨기에,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싸우는 활동가 동지들을 하나로 모으는 우리의 국제주의 경향, '국제 공산주의자 연합(UCI)'의 축제입니다.
여기에서 이들 국가의 국기를 찾지 마십시오. 이 그룹들은 우리와 같은 깃발, 노동자의 깃발, 붉은 깃발을 들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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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깃발은 착취당하는 이들이 투쟁에서 흘린 피를 상징하는 천 조각 그 이상입니다. 그 깃발은 마르크스주의를, 혁명적 공산주의의 관점을, 로자 룩셈부르크와 레닌, 트로츠키의 사상을, 그리고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다른 이들의 사상을 대표합니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다
이 깃발은 자본주의에 맞선,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맞선 투쟁을 대표합니다. 제국주의에 맞선, 즉 상업·산업·금융자본 트러스트[초과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연합체]의 세계 지배에 맞선, 자신들에게 필요하면 세계를 전쟁과 폭력으로 몰아넣는 군사적 개입에 기대는 그들의 경쟁관계에 맞선 선전포고입니다.
제국주의는 아프리카의 분할에, 지속 불가능한 국가의 창조에, 민족들을 분열시키고 국경을 자의적으로 그어 오늘날 수많은 국지전의 원인을 만드는 데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국주의의 약탈은 저개발을 낳았고, 제국주의 열강의 종노릇을 하며 자국민에게 잔혹한 통치를 자행하는 독재자들을 낳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국주의는 빈곤을 더욱 가중시켜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서도 이윤을 뽑아낼 수 있는 사적 소유 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티를 보십시오. 자본주의는 아이티 사람들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티는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콩키스타도르[정복자라는 뜻으로 16세기 초 멕시코·페루를 정복한 스페인인들을 주로 호칭한다]들에게 가장 먼저 발견된 영토라는 슬픈 특권을 가졌습니다. 최초로 주민들이 학살당하고, 아프리카 서부 해안에서 온 수만 명의 노예가 강제 이주돼 거대한 설탕 농장으로 변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티는 1794년에 처음으로 봉기한 곳이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노예들의 거대한 봉기가 있었습니다. 40만 노예들은 그들의 자유를 위해 싸우며, 훈련하고 유럽의 모든 궁정을 공포에 떨게 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군대를 능가하는 군대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1804년에, 독립을 선언하며 최초의 흑인 공화국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자본가들은 그들의 대담함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티는 봉쇄, 군사적·경제적 압박, 제국주의의 침략, 잔혹하고 부패한 독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채에 따른 지속적인 유혈사태를 겪었습니다.
그들의 옛 주인들에게 진 빚의 이자에 대해, 아이티는 1950년대까지 수십억 유로에 해당하는 수억 개의 금본위 프랑을 지불했습니다.
계속해서 아이티의 목을 조르기 위해, 강대국들은 반란을 주도하며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이티의 새로운 특권 계층에게 의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제국주의입니다. 제국주의는 한 민족이 그들의 독자적인 국가(國家), 그들의 국가(國歌), 그들의 국기를 가지고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는 억압 체제입니다. 왜냐면 모든 것을 자기 이윤을 위한 온순한 도구로 만들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립된 민족은 물론 그들과 같은 피부색을 가진 경찰, 같은 언어를 가진 교도관과 군인, 제국주의 때문에 항상 굶주리는 빈민의 계속되는 봉기를 막기 위해 항상 유지돼야 하고 민중에게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하는 온갖 억압 체제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티와 아프리카의 다른 많은 나라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국가는 부패, 파벌경쟁 때문에 내부에서부터 파괴되고 있으며, 점점 더 무장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는 탈출구가 없는 세계입니다. 자유를 위해서는 독립을 쟁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국주의 자체를 파괴해야 합니다.
세계혁명을 위해 활동하다
가난한 나라의 민중은 민족주의 관점에 따른 난관 때문에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만약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런 민족주의 관점만 가진다면, 그들은 피비린내 나는 난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현 정세를 고려할 때, 강대국들이 두 국가 해법을 강하게 제기할 것 같지 않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작정 기다리게 만들기 위해 다시 이 해법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요? 영토가 아주 작고 분리돼 있으며, 동일한 권력이 통치하지만 실제론 물조차 스스로 공급할 수 없어 이스라엘과 제국주의 국가가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 항상 가장 부유한 자들은 지옥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작은 낙원을 건설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부르주아지와 소부르주아지는 그곳에서도 번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의 가장 가난한 팔레스타인 대중이나 레바논과 요르단의 난민 캠프에 있는 사람들의 요구와 이익, 그리고 어쨌든 난민 캠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이익을 결코 충족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미래를 위한 유일한 전망은 두 민족을 위한 하나의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국가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민중이 각자의 지배자와 제국주의 후원자들을 거부하고 하나로 뭉치는 혁명적 변화가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민족적 억압에 대한 반감으로 반란이 일어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제국주의 체제에서 작은 자리만 차지하려는 부르주아 민족주의 및 종교 조직과 거리를 두는 투사들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파타가 이런 부르주아 민족주의 및 종교 조직에 해당합니다. 그들은 민중의 반제국주의 열망에 의존하지만, 이 사회 질서를 뒤바꾸려는 목표는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빈자에 대한 부자의 지배나 노동자들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지배를 엎으려는 목표는 더더욱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권력을 잡는 곳마다 그런 지배체제를 영속화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와 그에 따른 모든 국경을 없애는 세상만이 협력과 형제애에 기초해 모든 민족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민중의 반란을, 이웃 나라에서부터 시작해 다른 나라들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반란과 연결시키는 정책을 펼치는 활동가들이 필요합니다. 세계 혁명을 위해 활동하는 투사들이 필요합니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 주간신문, 2024년 5월 22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