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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미국] 여성에 대한 우파의 공격은 자본주의 체제에 복무한다.


  • 2025-10-16
  • 14 회


{다음은 시카고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의 일부다.}


자본주의 사회가 쇠퇴함에 따라 우리는 시대의 역행을 목격한다. 오늘날 여성의 권리는 모두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다. 그러나 투쟁이 잦아들면서 이전에 얻어낸 성과들을 다시 빼앗기고 있다. 착취를 바탕으로 하고 모든 약점을 악용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한번 얻었다고 해서 영원히 보장되는 것은 없다.

 

이런 현상은 낙태권에 대한 공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의 대중 투쟁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러나 이 권리가 확보되자마자 추가된 1976년 하이드 개정안은 메디케이드[저소득층을 위한 미국의 의료 보장 제도]가 낙태 비용을 지원하지 못하게 막았다. 최초 판결이 있은 지 불과 몇 년 만에 가난한 여성들은 낙태 접근권을 상실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예산안을 표결할 때마다 갱신돼야 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양당이 계속해서 이 개정안을 통과시켜 왔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의 *도브스 판결(2022년)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되면서 미국의 몇몇 주는 낙태를 전면으로 금지하고 있다. [*도브스 판결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인데,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 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심각하게 후퇴시켰다.]

 

노동자 계급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우파 세력도 성장했다. 노동자 계급 남성들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 사회 복지 서비스와 교육 예산은 계속해서 삭감돼 여성들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강요받으며, 아동 및 노인의 돌봄에 대한 부담은 점점 더 우리들[민중]에게 부과되고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남녀 노동자 모두는 더 오래 일해야 한다. 

 

우리는 다들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다. 그래서 사람들끼리, 심지어는 가족들끼리 서로 더 대립한다. 그리고 노동자 계급의 관점을 충분히 대변해 줄 사람이 없기에 우파 세력이 이득을 챙기고 있다. 

 

현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여성 혐오적 사고방식이 만연해지고 있다. 우파는 인종주의, 민족주의와 함께 많은 남성이 실제로 느끼는 좌절감도 파고든다. 여전히 남성의 역할로 강조되는 '가족 부양자'가 되지 못한다는 좌절감 말이다. ‘인셀 운동’이 확산되는 인터넷 상황이 이를 분명히 반영한다. '비자발적 독신'을 뜻하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자신들과 잠자리를 갖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하며, 강간을 정당한 대응이라고 합리화한다. 


'인셀'은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많은 우익 '인플루언서'들은 남성들이 직면한 문제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린다. 우익 자본가들은 사람들에게 성차별적이고 반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수많은 미디어 채널을 후원한다. 강간 및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된 자칭 여성혐오주의자 앤드루 테이트는 여성들이 성폭행의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그는 트위터에서 계정이 정지됐지만, 일론 머스크가 플랫폼을 인수한 후 곧바로 계정이 복구됐다. 현재 X로 명칭이 바뀐 이 플랫폼에서 테이트는 1천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인물은 여럿이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우파의 공격은 현 자본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역할도 한다. 그들은 성역할을 공고히 하고 여성을 억압해 자본주의 체제의 이해관계를 수호한다. 이런 [남녀의] 분열은 직장과 가정에서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이용해 득을 보는 자본가들에게 유리하다. 그리고 우파의 이런 만행은 남녀 노동자들이 서로를 더욱 비난하고 싸우게 하며,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진짜 주범인 자본가 계급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한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9월 29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